[가톨릭入門(입문) 講座(강좌)] (20) 聖事(성사)란 무엇인가? (9) 婚配聖事(혼배성사)
발행일1962-08-19 [제339호, 2면]
(承前) 『한국 가톨릭지도서』(신부용) 끝에 부록으로 「혼배강론」이 실려있다. 이것은 아마 영어에서 누가 번역한 것인가 싶다. 미국에서는 혼배성사가 거행될 때마다 거의 예외없이 이 강론이 주어진다. 우리 한국에서도 많이 사용되리라고 믿지만 혼배성사를 받을 때 결혼 당사자들은 너무 흥분되어 신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고 또 거기 참석한 교우들도 여러가지 이유에서 잘 듣지 못하는 것이 상예이기 때문에 그 전문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바이다.
『지존하신 천주의 제대앞에서 두분은 가장 거룩하고 가장 신중을 요하는 계약을 맺으며 즉 천주께서 친히 세우신 혼배성사를 받으려 나오신 것입니다.
천주께서는 이 성사로써 당신의 그 지극히 위대한 창조사업의 한몫을 인간에게 주시어 인류의 존속에 협력케 하시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렇게 하심으로써 천주께서 인간의 애정을 성화시키고 남녀로 하여금 서로 도웁게 마련하신 것입니다.
천주께서 혼배성사를 세우신 만큼 이는 참으로 신성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혼배성사를 받는 이는 자신은 온전히 남김없이 바쳐야 되는 것입니다. 우리주 그리스도께서는 혼배의 이 거룩한 성격 위에 또한 깊은 뜻과 고상한 미(美)를 보태어 주셨읍니다. 즉 혼배 당사자 간에는 그리스도께서 당신교회에 대하여 가지신 것과 같은 사랑, 당신이 그 백성을 당신 보혈로써 구속하셨던 것과 같은 사랑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이로써 신자들은 결혼생활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같이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이 절대로 요구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새로운 빛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바오로 종도께서는 결혼이란 것을 이제와 또한 항상 큰 협의로서 즉 그리스도와 그 교회와의 초자여적 결합과 긴밀히 맺어져 있으며 또 그것을 본보기로 삼는 것으로서 보아야 한다는 점을 똑똑히 밝히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두분의 결혼은 가장 엄숙하고 가장 중대하며 또한 두분의 생활을 가장 긴밀하고 가장 친밀하게 관련시켜 두분의 온 장래에 가장 깊은 영향을 주게되는 것입니다.
지금 두분은 기쁨에 넘쳐 결혼이란 다만 행복한 것으로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장차는 희망과 절망 성공과 실패 쾌락과 고통 기쁨과 슬픔이 반드시 섞여서 일어날 것은 여기 예신 선배들의 실재 경험을 들으시면 아실 것입니다. 사실로 어떤 생활이든지 이러한 요소가 섞여있는 만큼 두분께서도 이에 대비하시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다. 그 유일한 방법은 모든 불행과 고통을 특히 가난하고 병든 경우에 같이 참아 동고동락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이제 말씀드린 것은 참으로 중대한 사정입니다. 한몸을 이룬 이상에는 불평이 있어서는 안되며 배우자의 불행이 곧 나의 불행인만큼 감심으로 참아 받아야되겠읍니다. 부부의 아름다움이란 바로 여기있는 것입니다. 이 장엄한 의무의 수행이 곧 자기를 희생기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의무를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요 두분의 온전한 자유와 원의에서 생겼으므로 개인적인 작은 감정과 이해를 떠나 두분의 공동생활체인 가정의 선익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여야 되겠읍니다. 이렇게만 되면 두분은 온전히 서로 결합되어 한마음 한정신으로 모든 애정이 배우자에게 쏠리게 될 것입니다. 그결과 어떠한 희생이 요구되더라도 두분은 가정을 호수하기 위하여 용감하게 만난을 극복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희생이라는 것은 보통으로 어려운 것이며 귀찮은 것입니다. 오직 사랑이 그것을 쉽고 달가운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이 완전하면 희생도 완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첨주께서는 이같이 완전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그 사랑하시는 독생 성자를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성자께서는 또한 이런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를 구속코자 당신을 죽음에 붙이신 것입니다 『누가 그 벗을 위하여 자기 생명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요왕 15,13)
두분이 끝까지 부부의 사랑을 정결하고 성실하게 보존한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사랑으로써 오늘 두분은 두손과 두 마음을 합하여 나아가 중도에 낭패함이 없이오히려 해가 갈수록 더욱 깊고 더욱 강한 사랑으로 길러 성장시켜나가야 되겠읍니다.
그리하여 사랑이 성실하고 매사에 있어서 자기 희생의 정신이 완전하면 두분의 장래는 보증되며 이 눈물의 골짜기에서도 가질 수 있는 행복을 한껏 누릴 것입니다.
모든 것을 천주께 의탁하시고 거룩한 혼배성사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인자하신 천주께서는 두분에게 필요한 것을 다 알으시며 이 성사를 받는 두분에게 일생을 통하여 성총으로써 채워주시기를 보장하시는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