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敎會(교회)와 國家(국가) 命令(명령)의 相馳(상치)
발행일1962-08-19 [제339호, 4면]
【질의】 국가의 명령과 교회의 명령이 만일 상치될 때 어느 것을 따라야 하겠읍니까? (서울 B생)
【해답】 먼저 교회와 국가의 관여하는 영분(領分)이 다른 것입니다. 영분이라 해도 좋고 영역(領域)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교회는 인간의 영혼사정을 관장합니다. 국가는 단지 인간의 그 국가안의 형세생활을 관장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교회와 국가는 다같이 천주께로 조차 건력을 부여받은 자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은 국가를 만능인줄 알고 교회의 존재를 인증하지 않습니다. 또 물질을 만능으로 여기는 곳에서도 인간은 차차 자신과 금력을 교회나 국가처럼 여기게 되었읍니다.
이런곳에 민주국가는 성장할 수 없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직후에 국가 지상 민족 지상 하는 말이 떠돌았으나 국민을 위해서 있어야만 하는 민주국가에 분명히 반대되는 생각이었읍니다.
이런 교회와 국가의 다른 영분을 이해하면 적어도 민주국가에 있어서는 국가의 명령과 교회의 명령이 전혀 상치될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하에서도 어느 정부방침이 교회의 명령과 견해를 달리 할 수 있읍니다. 가령 산아제한은 지금 정부의 방침으로 내세우고 많은 선전을 하고 있으나 교회가 이런 정부방침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은 신자들의 영혼사정을 보호할 뿐 아니라 이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바라는 보다 높은 애국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신앙과 도덕문제를 포함하는 모든 영혼사정에 관한 교회의 명령을 따른다는 것은 보다 선량한 시민생활을 약속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