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探訪(탐방)] ③ 崔奭浩(최석호) 神父(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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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할 땐 「심포니」 감상
발행일1962-08-26 [제340호, 3면]
교회간행물(敎會刊行物)을 깨끗하게 만들어서 많은 신자들에게 영혼의 양식을 주기 위해 13년이란 긴 세월을 한결같이 노력해온 최신부의 염원이 결실을 맺을 날도 오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런 기업적인 시설 없이 빈손으로 시작한 것이 오늘날에는 2백여종의 간행물을 내는데 성공하였으며 지금도 계속 보다 훌륭한 종교서적을 만들기 위한 일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어릴때부터 기계 만지기를 좋아해서 사진기계를 많이 취급하기는 하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오늘날 이렇게도 출판사업에 몰두하게 만든 것은 동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약 8년전 최신부는 황무지 「여주」 본당을 맡은 일이 있었는데 그 당시의 본당시부로서의 생활은 황무지 「여주」성당의 건축으로 심신이 피로할대로 피로해진 생활의 연속이였음을 알게해준다. 즉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다.
56평 되는 성당을 세우고 다시 유치원 그리고 신부방을 짓기에 애썼다. 그러다가 서울 동성중학에 발령을 받고 오게 된 것이다.
그때 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쳐야 했는데 당국에서는 정식으로 도덕을 한 과목으로 넣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적인 교재로 독자적인 강의를 하려니 자연 신부는 등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다시 타자기 나아가서는 「옵셋」에 신경을 쓰다보니 오늘날 발전을 가져온 셈이였다.
처음에는 타자기도 마련하지 못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는 것. 그러나 지금은 1천3백「달라」나 되는 「에렉트로닉 푸로세쓰」(ELECTRONIC PORCESS) 즉 전자분해기로 쉽게 원하는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천삼백 「달라」의 거액이 손에 들어온 것은 뜻있는 한 신자의 얼마의 협조로 이루어졌는데 협조하는 의도는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최신부 의견에 동의한데 있었다. 즉 세의방에서 아이들이 나쁜 만화책에 재미를 붙이는 것을 알고 나쁜 만화책 대신 재미있는 어린이 서적이 있어야 하겠다는 것 뜻있는 신자 자기도 자녀를 가졌으니 좋은 책을 만들어서 보내주십시요.
이렇게 해서 마련된 기계로 신부는 『첫영성체 어린이』 『견진준비』 『악보』 등을 내고 있었다.
금년에 신부된지 꼭 15주년이 되어오는데 그중 2년반을 빼면 모두 학교생활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생활이 규율적이어서 일이 끝나면 독자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고 그 시간에 많은 교회간행물에 손 댈 수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보통 인쇄업자는 영리를 생각하고 일에 손대지만 교회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된 책이면 20권이건 30권이건 만들 수 있다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할 수 없다고.
주교님의 공문을 찍기도 하는데 신부이고 보니 교회용어에는 「미쓰테익」을 내지 않아 마음놓고 맡길 수 있고 또 일할 수 있는 기쁨이 있다고 한다.
만능재판을 할 수 있다는 사진식자기도 곧 들어오게 되리라 한다.
피로해지면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도 웅장한 제9교향곡(합창곡)을 감상하는 버릇을 가졌고 때로는 「오트바이」를 끌고 나아가 한적하고 아름다운 거리를 한바퀴 돌아오는 것으로 피로회복을 일삼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