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호 신부는 성경을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희망을 갖고 성경을 읽어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한재호 신부 제공
한 신부는 먼저 누구나 ‘희망’을 갖고 부담없이 성경을 읽어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하느님께서는 바로 나에게 말씀을 하고 계시고 그래서 내가 읽고 내가 쓰고 내가 알아들어야 한다”며 “개개인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대단한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라 바로 하느님 말씀의 힘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말씀이 우리를 움직이십니다. 우리가 말씀이 계시는 하늘로 간 것이 아니라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우리가 귀를 열기만 하면 말씀이 지닌 힘이 우리를 움직이고, 나와 내 삶은 틀림없이 변화됩니다.”
한 신부는 또한 “말씀을 듣고 살아가는 데에는 왕도가 없고, 누구나 성경을 읽을 때마다 감동과 새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성경을 정복 혹은 성취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일상의 한 영역으로 삼길 바란다”고 전한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이라도 처음부터 전체 곡을 다 알고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자꾸 듣다보면 다른 노래도 좋아지고 가사의 뜻이 와 닿기도 하는 경험과 비슷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성경을 읽어도 자꾸 내용을 잊어버리게 되고 별 감흥이 없다고 낙담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콩나물 키우는 법을 떠올려보시면 어떨까요. 물을 부어도 콩나물은 그 물을 다 흡수하는 게 아니라 흘려보냅니다. 하지만 그 사이 자라납니다. 우리도 말씀을 통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메시지를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듣는 가운데 우리의 영혼도 자라납니다.”
이 책에서 한 신부는 성경을 대하는 태도를 시작으로 성경의 영성적 의미, 전례 안에서 성경 읽기, 복음이 우리 삶에 육화되는 과정으로서의 묵상 등에 관해 알기 쉽게 소개했다. 특히 성경을 읽다가 떠오르는 ‘물음표’를 내 삶에 적용하고 변화의 감동으로 이끄는 ‘느낌표’가 되도록 돕는 ‘주도면밀한 성경 읽기’에 관해서도 꼼꼼하게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