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으로 가는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던 「사마리아」읍에서 멀리 길을 돌아 「예리코」를 통하여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욜단」계곡을 따라 여행하시던 예수께서 열명의 나병환자들을 조촐케 하신 오늘 복음의 사적은 우리에게 자비로우신 천주의 권능과 그 권능을 가지신 천주께 기도드릴 우리의 자세 그리고 받은 은혜에 대해 드려야 할 감사 등을 잘 가르쳐줍니다 『스승이신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는 불쌍한 나창병 환자들의 아우성을 가엽게 들으신 예수께서는 곧 『가서 너희를 제관장들에게 보이라』하는 말씀으로 자비로우신 구원의 손길을 인간들의 육신 병위에까지 펼쳐주셨읍니다.
그말씀을 쫓아 제관들에게로 가던 그들은 곧 완쾌되었던 것입니다. 나창병처럼 더럽고 즈기여운 병도 없으려니와 대대손손 유전되기 쉽다고까지 잘못 알려진 그 병처럼 무서운 난치병도 없다고들 합니다. 끝없이 자랑하는 오늘날의 과학의술도 아직껏 속 시원한 해결을 지어주지 못하고 있는 이 「반센」균의 보균자들을 일찌기 2천년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단 한마디의 말씀으로 무려 열명씩이나 갱생의 길 위에 구세하여 놓으셨읍니다.
천주의 지극한 사랑을 드러내는 「메씨아」의 자비로운 권능은 저주받은 인생들이라면 비참한 나창병자들에게도 가차없이 나타나 갱생의 광명은 그들을 절망의 도가니에서 벗어나게 했읍니다. 전능하시고 전선하신 천주의 영광이 무궁자세에 현양 되어지이다.
나창든자 열사람이 예수께 맞우오다가 멀리서서 소리높여 이르되 『스승이신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자애로운 전능천주를 아버지로 뫼시고 있는 우리는 어떠한 직위 어떠한 권세 어떠한 재물의 소유자 보다도 행복한 처지에 있는 자들입니다.
오늘 복음 성경에 나오는 열명의 나창자들은 우리에게 이 신념을 더욱 두텁게 해줍니다.
첫째 그들은 천주의 아들이신 그리스도의 권위에 완전 승복했고 그들이 더욱 크게 믿고 있었다는 표는 예수께서 어전에 나창자를 고쳐주시던 때처럼 손을 펴시거나 어떤 단정(斷定)의 확언도 하시지 않았지만 그들은 믿고 주저없이 제관장 한테로 발걸음을 재촉했던 사실입니다.
우리도 무슨 은혜를 청할 때에 반드시 들어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구해야 합니다. 당신 성의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란다면 무엇이든 꼭들어 허락하시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그들은 법은 지키면서(문둥병자들은 저주받은 몸이라 하여 민가 근처나 건전한 사람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금령) 멀리서 겸손되이 청하였읍니다. 성전에 들어가 멀리서 겨손되이 기구 하여 의인이 되어나온 구실받는 아전의 심적 태도를 그들도 갖추고 있었읍니다.
셋째로 그들은 불쌍히 여겨주실 예수께 청했읍니다. 천주께서 우리 인간에게 내려주시는 은혜가 결코 우리의 공로나 어떤 권리 때문이 아닌 까닯입니다. (청하는 태도에 있어선 유태인 병자들도 무례하지 않았다) 한갓 보잘것 없는 조물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기울이시어 언제나 청하는 자에게 베풀어주시는 동정이 바로 우리에게 내려지는 은혜입니다.
『조촐하여진 자 열 사람이 아니냐? 아홉은 어디 있나뇨?』 이 말씀은 방금 갱생의 은혜를 받고 제관장들에게 자신들의 완쾌된 몸을 보인 후 사례하러 돌아온 단 한사람의 「사마리아」인에게 예수께서 적지아니 서운하시어 반문하신 말씀입니다. 열명중의 이 한사람 게대가 「사마리아」인인 그만이 돌아와 큰 소리로 천주를 찬미하며 예수 발아래 엎디어 사례 하였다는데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것입니다.
「사마리아」인과 「유태아」인은 서로 미워하는 견원지간의 사미어서 그 얼마전 「예루살렘」으로 가시려는 예수님의 행장을 보고 그를 대접치 않던 일까지 있던 터이지만 이 「사마리아」인만은 「메씨아」의 권능을 확실히 믿어 긍련히 여기시길 빌었고 또 은혜를 받은 즉시 도저히 유태인 제관장들 앞에 「사마리아」인으로서 나타날 수 없을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는 신앙의 행위로 용감히 어려움을 이기고 말았으며 그의 독출한 신앙의 힘은 그를 결국 의인으로 만들었다는 확증인 「네 신덕이 너를 구하였으니 일어나 가라」의 확언을 듣게 하였읍니다.
천주께로 향한 우리의 신앙 앞에 어려운 것도 무서운 것도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 같은 유태인들인 나머지 아홉사람들은 그 「사마리아」인처럼 큰 곤란은 조금도 느낄 것이 없었읍니다만 그들은 예수께 받은 은혜에 대해 손톱만한 사례도 하지 않았읍니다. 그들은 배은망덕을 한 것입니다.
그들이 이런 대과오를 가책없이 범하게 된 근본원인은 그들은 「유태인」이라는 그것만으로 천주의 강복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천주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싶이 전우주 전인류의 천주시지 결코 고정된 어떤 민족이나 어떤 지역의 천주가 아니시라는 증표로 유태인만이 아닌 「사마리아」인에까지 축복을 내려주셨읍니다.
천주대전에 만민은 평등합니다. 어느나라 어느민족 어느누구도 우월권을 주장할 수 없는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이며 어느 누구도 당연한 권리로서의 어떠한 요구도 천주님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가나 다 천주님의 자녀로서 다 어여삐 보시고 거져내려주시는 천주님의 축복에 오로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천주성의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면 무엇이나 천주의 전능에 의탁하여 굳게 믿고선 심심한 감사를 드립시다. 아멘.
方永求 從軍神父(육군 제2군단 복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