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는 이날 종려나무가지와 감람나무가지의 축성과 그 뒤에 성지행렬로서 예수 「예르사렘」에 들어오심을 본받는 행사가 있읍니다. 이때에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표상하며 뒤따르는 신자는 주 예수를 모시고 찬미하는 무리들을 말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날 성당에서 거행하는 모든 일들을 각 가정에서도 그대로 본받아 행하여 그날의 뜻을 더욱 보람있는 것으로 뜻깊게 보냅니다.
성지주일 전날 밖은 각 가정에서는 버들강아지와 회양목 나무가지를 꺾아다가 붉은 봉으로 아름답게 묶어서 긴 막대기 끝에 맵니다. 다음날 성지주일이 오면 가족 중 한 사람이, 대개 제일 큰 아들 되는 아이가 이것을 들고 성지축성에 가지고 가게 되어있으며 성지행렬에도 그 아이가 들고갑니다. 축성된 성지 묶음을 다시 집으로 가지고 와서 고상이 걸린 방마다 그 고상 뒤에 이 성지가지를 꽂아둡니다. 그것은 우리들에게는 성총의 표상이며 항시 집안에 마귀의 무리가 있지 않다는 것을 마음 다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 지방에서는 가정에서도 이 성지행렬을 하는데가 있읍니다. 먼저 이 성지 묶음을 들고 온 식구가 들로 나가 들에 마련된 고상탑에 꽂아두는 것입니다.
■ 건립성체대례
이날 미사 성제를 지내고 새로운 의식에 의하여 각 본당에서 새족례를 지내게 되는 것은 또 각 가정에서도 새로운 풍속을 낳게 하였읍니다. 미사를 지난후 온가족과 동거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랑의 만찬을 합니다.
식탁은 흰 마포로 깨끗하게 덮고 이른봄의 여러 가지 꽃으로 장식합니다.
이날의 식탁시중은 식모 대신 에어머니가 하게 되어 있읍니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친히 종도들의 발을 씻으셨던 거와 같이(노예들이 하였던 일들을) 어머니들도 역시 모든이의 시중드는 사람이 되고자 함이지요.
이날 각 가정에서는 주 예수가 말씀하신 『너희들이 나의 형제 중에서 가장 없게 지내는 사람에게 베푸는 일은 그것이 곧 나에게 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씀을 새겨 가난한 사람들을 이 사랑의 만찬에 주 예수를 대신하는 뜻으로 초대합니다.
■ 예수수난날
이날 들과 길가에 모신 모든 고상들을 아름답게 꾸밉니다. 특히 가톨릭 근로청년단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음과 같은 전통을 세우고 있읍니다. 단원은 누구나 이날에는 그가 어디에 있든지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버스 안에서나_말론 하고 오후 세시가 되면 하던 일과 이야기를 중단하고 3분동안 묵념으로써 예수 십자가에 돌아가심을 생각하고 기구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전통을 조금도 어기지 않고 실행하고 있답니다.
■ 망예수부활과 예수부활주일
망예수부활 저녁의식을 위하여 이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로운 여러 가지 행사가 있읍니다. 특히 새로 축성된 부활불을 집에 가져오는 풍습도 그 하나입니다. 이날 저녁에는 모두가 초를 들고 성당에 가서 부활 촛불을 켜고 그 불을 꺼지지 않게 집으로 가지고 옵니다.
집에서는 미리 모든 불을 꺼놓고 이 축성된 촛불의 불로서 부엌과 난로들의 불을 새로 피웁니다. 이 불로서 되도록이면 음식도 만들고 다음 부활주일날 성당에서 음식 축성을 받게 준비하는 것이지요. 음식 축성에는 빵과 고기 그리고 여러 빛갈로 물들인 삶은 계란을 곱게 장식된 바구니에 담아 성당에 가지고 갑니다. 점심 때 부활주일 잔치를 벌리게 되면 이 축성된 음식을 먼저 먹습니다. 이것은 사순절의 절제가 완화됨으로써부터 음식 축성의 본뜻은 이미 없어졌다고 할 수 있읍니다. 음식 축성은 오랜 엄한 사순절의 생활로 약해진 우리의 몸 때문에 하는 것이니까요. 부활식찬 때에는 축성된 아름다운 부활촛불을 식탁 뒤에 둡니다. 이 빛은 오래도록 우리 가정을 보호하는 것이지요. 여러 곳에는 축성된 음식을 먹고 나면 식사를 중지하고 성지주일날 대신에 이날에 축성된 성지와 묵주를 가지고 기구하면서 모두 돌로 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또 식사를 계속합니다.
부활절 때 계란껍질을 여러 색갈로 물들여서 선물 보내는 풍습이 널리 행하여집니다. 아이들은 이 물들인 계란을 정원에 숨겨두고 서로 찾는 놀음도 합니다. 계란 속에 우리의 삶의 심볼을 보는 것이며 죽음 속에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어주신 부활의 뜻과 부합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프란치스카 래마이엘 記(大邱 駐在 오지리人 평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