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探訪(탐방)] ⑤ 羅相祚(나상조) 신부
발행일1962-09-09 [제342호, 3면]
가톨릭 학생운동의 지도신부 나(羅) 신부는 얼핏 보기에는 무뚝뚝한 성격 탓으로 곧 남에게 오해를 주기가 쉽다. 그러나 학생들은 무뚝뚝한 그 뒤에 오는 신부의 진정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무뚝뚝함이 더욱 마음에 든다고 하기도 한다.
경성제국대학 법과에 입학했다가 군에 입대 다시 서울법대에 복귀했고 계성 그리고 성신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신부가 될 결심으로 「빠리」로 갔으며 「빠리」에서 신품성사를 받았다는 것.
오늘날 가톨릭 학생운동을 위해서 온 정열을 다 바치고 있는 나신부는 대학시절에 학생운동을 많이 한 바 있고 또한 긴 인생을 가는데 얼마나 대학시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기인가를 몸소 경험한데서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보기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서울 무고동 21의 1번지에 자리잡고 있는 학생회관의 3·4·5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6층은 성당이다.
번화한 무교동에 자리잡은 학생회관은 언제가도 웅성웅성 조용할 때가 없다. 이 속에서 조용히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져보기는 매우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하다.
현재 대한 가톨릭 학생 장학회를 비롯해서 대한 가톨릭학생총연합회 이외에도 4개 단체가 있다.
영신적 생활지도를 나신부는 맡은 셈인데 학생들에게 거리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캠핑」갔을 때에도 함께 식사하고 함께 취침하고 함께 놀고 도무지 어색하거나 서먹한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이 나신부를 친구같이 대하고 있으며 좋은 영신적 생활지도자로서 모신다는 것이다.
특히 성경연구가 있을 때에는 여러모로 인생을 알게되고 또 어떻게 자신들이 처세해 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나신부를 통해서 배우는데 수확이 매우 크다고 한다.
자금난으로 아직 학생회지는 내지 못하고 있지만 편집까지 다 해놓았기 때문에 자금만 들어오면 곧 학생회지를 볼 수 있다고 큰 기대를 보이고 있었다.
나신부는 학생들에게 의지는 굳게 지혜는 날카롭게 마음은 너그럽게 이렇게 생활신조 같은 구호를 강조하는데 이론보다 솔선수범하는데에 나신부의 장점을 들 수 있다는 것. 「프린트」를 한다든가 몸소 노동하며 지시한다는 점이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신부는 손색이 없는 지성인. 그래서 모든 감정을 이성(理性) 안에 묻어 두는데 그것이 때때로 머리를 들고 일어나면 정다움과 천진난만함이 숨김없이 신부를 사로잡고 첫인상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인간의 단면을 그려놓는다는 것.
참으로 신부를 잘 모르는 사람에겐 신기스럽게 들릴 이야기에 틀림 없지만 분명한 사실중의 사실.
취미는 「테니스」 그리고 독서. 「테니스」뿐이 아니라 운동은 모두 즐기는 정도. 박식한 신부로 알려지기도 한 나신부이고보니 학생운동 지도신부로서는 적격자라고 할수도 있겠다. 무뚝뚝함 그것이 나신부의 전부는 부디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