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렌즈」는 태양열을 한점에 집결시킴으로 화재까지 일으킬 수 있다. 전략상의 승리도 마찬가지…. 적당한 장소를 적절한 시기에 빠른 기동력으로 찌를 때, 적은 군대로써 대군을 파멸시킬 수 있읍니다.
남은 4시간 걸릴 일을 한 시간에 해치우는 사람이 있고 며칠을 두고 고민하고 주저하고 혼돈하는 문제를 단 몇 분간에 결정하고 해결짓는 사람도 있읍니다.
어떤 이는 반시간을 기구해도 분심투성이요 어떤 이는 2·3분만에 완전한 수면묵상으로 들어갈 수 있읍니다.
자제(自制) 없이 내적 질서가 잡히지 않은 사람은 하루 종일 수고해도 게 바위에 다녀오듯 허발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잛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냅니다.
인간은 하여간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가장 효과적으로 살자면 집중력을 가져야합니다. 이 집중력은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있지 않고 우선 인간의 「됨됨」에 달렸읍니다. 그의 생활이 뚜렸한 목적하에 조화되고 통일되었을 때 한 가지 행동을 하더라도 씨가 먹고 사치가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읍니다. 즉 그의 생활상태를 더욱 깊이 따져서 그 사람의 「있음」 자체에 달린 문제입니다.
그러면 이런 존재를 비쳐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계단을 거칠 것인가?
첫째로의 적으로는 우선 무용한 분심거리를 잘라버려야 합니다. 책상서랍의 잡동산이 책상위에 또는 주머니 속에 너저분한 것들은 다 치워버리면 한결 정신도 가볍고 맑아집니다.
둘째로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지 말아야합니다. 한 문제가 해결된 후에만 다른 문제를 하도록, 이 책 저 책 닥치는대로 뒤적이지만 말고 일장이고 일항이고 끝을 맺어야 합니다. 우리의 주의력을 이리저리로 분산시키면 정신은 산만해지고 쇠퇴합니다. 훌륭한 열매를 맺자면 가지를 쳐야합니다.
아름다운 꽃송이를 보자면 몇 개의 싹은 희생되어야 합니다. 좋은 효과를 내자면 행동을 제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전부를 다 잡으려하다가 하나도 못잡는 수가 있읍니다.
고무호수에 구멍이 많을 때 끝에서 뻗치는 힘은 보잘 것 없읍니다. 구멍을 막아보면 힘있게 뻗칠 것입니다.
네가 만일 몇시간 동안 공상에 잠겨있으면 실제는 다 놓쳐버리고 말 것입니다.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말을 해버리면 네 두뇌는 소모되고 말 것입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에 반응을 나타낼 때 네 힘은 빠져버릴 것입니다. 이렇게 됨으로써 막상 힘을 주어야만 할 때는 너의 기력은 빈약한 것이 될 것입니다.
물론 공상을 완전히 끊을수는 없겠지요. 말을 말라는 것도 무리고 네 감정을 항상 억제하라는 것도 아니고 절대로 네 생활을 끊고 질식시키라는 말도 아니며 네 힘을 적당한 때에 알맞게 쓰라는 말입니다.
천주님이 주신 모든 기능을 파괴하지 말고 다만 질서 안에 정돈시켜서 적당한 때에 사용하라는 말입니다. 어떤 식으로 할까?
생각이나 말이나 감정에 있어서 모든 것을 조용히 천주님께 바칠줄 앎으로서 될 수 있읍니다. 네 안에든 것은 모든 것이 힘입니다. 네 정신, 네 사상, 네 상상, 너의 감정, 네 희망, 너의 애정 너의 반발심, 네 용기, 네 실망, 그리고 모든 종류의 유혹 등등 이것들은 다 산지사방으로 터져나가 소모되는 무서운 힘들입니다. 이들 모든 힘들을 잘 이용하려면 우선 자신을 완전한 신뢰심으로 천주님께 맡길 줄 알아야합니다. 아무것도 네것으로 삼으려고 하지 않을 때 너는 모든 것에 성공을 하리니 대저 천주께서는 그때야 비로소 적당한 때를 골라 네게 알맞는 일을 마련하시게 되는 까닭입니다.
집중한다는 것은 산지사방으로 흩어지는 힘들을 강제로 모아 집결시키는데 있지 않고(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반대로 네 자신을 비게(虛) 만들고 모든 것을 천주께 드릴 때, 이루어집니다. 이 허공을 만들기 위해서는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네 육신, 네 근육, 네 신경 그리고 너의 모든 욕망을 천주 성부께 선물로 바칠 줄 알아야 합니다.
천주님을 바라보고 천주님으로 하여금 너를 바라보시게 하고 그리고 지금 네가 맡는 일에 조용히 종사할 것입니다.
매일 잠간씩이나마 이와 같은 수념과 침묵의 시기를 천주께 바칩시다. 일상생활에 있어 특히 네가 불안할 때, 조급하고 분망할 때에 잠간이라도 천주께 사랑의 화살기구를 드립시다.
그 때의 너의 행동은 초자연화되며 대단히 실효를 거두게될 것입니다. 네가 만일 마지못해 일을 한다던지 먹기 위하여만 노동한다던지 죽지못해 산다던지 하면 너의 행동이나 노동이나 생활은 외적조건에 억눌린 노예생활과 다름없읍니다. 이와 반대로 너의 모든 활동 하나하나를 감수하고 안으로 부터 밖으로 즉 정신이 들어간 외적 활동을 할때에 그 때에 비로소 너는 자유의 인간이 될 것이고 천주님의 모상을 찾을 것입니다.
朴成鍾 神父(종군신부 단장 전국 JOC 지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