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約婚(약혼)은 했는데
발행일1962-10-14 [제346호, 4면]
【문】 29세의 청년인데 지난 3월 약혼했읍니다마는 집안 살림이 쪼들리기에 지난날이 죄도 두렵고 해서 수도원에 가고 싶습니다. 저는 무식합니다. 약혼녀와 저는 서로 무척 사랑합니다. 그러나 수도생활이 죄많은 제게 등불만 같습니다. (安城조生)
【답】 먼저 기구로써 나아가야 할 길을 알도록 하십시오. 이미 약혼까지 하셨고 또 서로 사랑한다니 천주께서 당신을 결혼생활로 부르시지나 아니 하셨는지요?
가난에 쪼들려 결혼을 단념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겁하며 현세 도피의 태도입니다. 그리스도는 현세 생활에서 도피하시지 아니했읍니다. 새 가정을 이루어 힘차게 생활을 개척해 보십시오. 결혼에 불린자가 수도생활에 들어가면 안락한 생활로 생각한 수도원은 옥사(獄舍)로 변하고 공덕없는 괴로움, 위로없는 고민, 낙 없는 규칙의 속박(束縛), 뜻 아니한 고독의 생활이 됩니다. 주께 불림을 받은 자 아니면 도저히 이러한 희생을 견딜 수 없읍니다.
결혼생활에서 천국에 갈 수 있는 자가 수도원에서 망한 자가 많이 있읍니다. 지나간 과오의 생활을 뉘우치는 자에게 어떠한 생활을 선택하더라도 두려워 할 바가 못되고 또 수도원 따라 무식한 자도 수도 생활을 할 수 있읍니다만 구태여 수도 성소를 느끼신다면 그길의 전문가인 본당 신부님의 지도를 받으십시오 (申相祚 神父)
질의는 교리 윤리 전례 및 신앙 생활에 관한 것으로 120자까지 주소 성명을 꼭 적어야 하며 신문지상에는 밝히지 않을 수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