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地巡禮(성지순례)] (14) 나아만, 癩病(나병) 고친 욜단江(강)
오늘도 우리에게 산 敎訓 줘
발행일1963-05-19 [제375호, 3면]
나아만에 관한 것은(제4열왕기 第四列王記) 제5장에 기록되어 있다. 그는 시리아의 사람으로서 왕의 신임을 두터히 받던 유능한 벙조판서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과학의 만능을 부르짖는 20세기 오늘날에도 불치병으로서 천형(天刑)이라 불리우는 나창병에 걸려있었다. 그 병을 고치려고 부와 귀와 권을 다해서 애써 봤을 것은 말할것도 없었으리라. 그러나 쉽사리 고쳐지는 병이 아니었다.
때에 시리아의 도적들이 이스라엘 변정에 침입해서 한 소녀를 약탈해다가 나아만의 부인의 몸종으로 팔았다. 이 소녀가 나아만이 나창병자인 것을 알고 『만일 우리 주인께서 사마리아에 계시는 선지자한테 가신다면 그는 병을 고쳐 주실 것인데』했다.
이 말을 왕에게 고한데 왕은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편지를 써줄테니 가서 병을 고치도록 하시오.』하고 금·은과 비단을 선물로 보내고서 글을 써 보내기를 『내가 이 글을 보내옴은 내 신하 나아만의 나창을 고쳐달라 함이오.』했다.
이 글월을 받은 이스라엘왕은 크게 놀라 그 때 풍속대로 제 옷을 찢으며 『내가 천주란 말이냐? 어떻게 나다려 나창병을 고쳐 달라는 거냐? 이는 나와 전쟁할 구실을 만들기 위한 간교에 지나지 않는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을 것이냐?』했다. 이 말을 엘리세오 선지자가 듣고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기를 『왕은 어째서 옷을 찢고 근심하시오?』
이스라엘에는 선지자가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나아만을 내게로 보내주시오』했다.
나아만이 그 신하들을 거느리고 엘리세오 선지자의 문전에 왔을 때 선지자는 나와보지도 않고 사람을 시켜 『「욜단」강에 가서 일곱번 목욕을 하시오 그러면 당신 병이 나으리다.』했다. 나아만은 크게 노하여 『나를 영접하러 나와서 저희 천주께 기도를 드리고 내 상처를 어루만져 낫게할 줄 알았더니 이게 무슨 무례한 짓이냐? 「다마스꼬」에 있는 「아바나」와 「팔팔」강이 이스라엘의 그 어떠한 물보다 더 낫지 않는가? 그까짓것 맹물에 모욕이나 하려고 여까지 온 줄로 아느냐?』하고 돌아가려 했다.
이 때 같이왔던 신하들이 『대감은 고정하시오 만일 선지자가 하기 힘든 일을 시켰다면 반드시 한 번 그것을 시험해 보았을 것이 아니오. 하물며 그리 힘들 것도 아닌 일을 시켰는데 그냥 가실 필요야 있으시겠오. 아뭏든 목욕이나 해보시오』라고 권했다. 그 말도 일리있는 말이라 나아만은 선지자가 시키는대로 일곱번 목욕을 했더니 과연 그 몸은 아해들의 살결처럼 싱싱하고 부드러워졌고 나창은 깨끗이 나았다.
이 뻘물! 나아만 당시도 「욜단」강물이 이렇게 뻘물이었다면 목욕하기란 좀 섬찍했겠다. 여기에 우리가 하나 깨달아야 할 것이 있지 않을까? 즉 나아만처럼 하기 쉬운 것은 경홀히 보는 태도.
진리란 결코 먼곳에 있는 것도 아니요 하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도 아니란 것이다. 우리 일상생활에 평범한 곳에 있는 것이다. 애국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목에 핏대를 세워 입에 게거품을 뿜으며 애국애국 하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조용히 다만 착실하게 제 할 직분을 부지런히 또한 충실히 하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남의 눈에 두드러지게 띄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평범한 것이다. 그러나 참된 애국이요 참된 인간의 길이다. 진리란 가까운 곳에 또 평범한 곳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