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복음전파가 그렇고 국가 재건사업이 그렇듯 신용조합의 이상도 결코 주도자(主導者)의 욕망만으로는 이 나라의 궁핍을 구출 못한다. 이해와 적극적 호응이 바탕이기 때문이다. 10월 18일은 「국제신용조합의 날」이다.
서울 누수 장(張大益) 신부가 중앙신용조합을 1960년, 그리고 부산메리놀회의 메리 갑열 수녀도 같은 해에 우리의 빈곤을 덜고 뭉친 협동정신으로 이 나라 빈곤을 막는 길을 제시했었다.
지난 14일 부산에서 갑열 수녀는 신용조합조직 지도의 모체인 협동조합교도봉사회(1958년 1월 시작)를 주축으로 국제신용조합들과 같이 그 기념식을 성대히 개최하고 이나라에서의 개척기의 동지들을 고무했고 장신부는 10월 24일 기념 행사를 거행한다.
일찬한 이 조합운동이 과연 어떤 전망아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를 지난 발자취와 더불어 더듬어 본다.
소망하던 목표점으로 일보 일보 전진하고 있다.
한푼이라도 모아야지 가만히 앉아서는 주머니 속은 언제나 빈 털털이라는 것을 알고 조합구성지도를 의뢰하는 사람들이 별표에서처럼 일일 격증하고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또 한 예는 서울중앙신용조합의 6월 예수금(預受金)이 242,731원이던 것이 9월은 905,484원으로 약4배가 늘은 것이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모여 정규적 저축을 하며 적은 자본의 집적융자(集的融資)가 가난을 구출한다는 자활대성(自活大成)운동임에 틀림없으며 우리에게 가장 긴급히 소요되는 것이다.
①신용조합운동은 가난으로부터 해방하는 길이다
인류에 있어서 가장 오래되고 무서운 적인 가난은 아직도 우리 지상에 도사리고 있어 세계인구의 3분의 2 이상인 약20억의 인구가 현재 굶주리고 있다는 것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즉 이 가난이란 문제는 나만의 문제 우리만의 문제는 결코 아닌 것이고 전 인류의 문제인 것이다.
『인용조합이란 무엇인가』하고 물을 때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다. 즉 『신용조합이란 서로 잘 알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 스스로 모여 규칙적으로 저축하여 자기가 필요할 때 저리(한국에 있어서는 보통 月利1분의5리)로 대부를 받아 이용하는 비영리적인 협동조합인 것이다.』라고.
②신용조합운동을 돕는 협동조합 교도봉사회
부산시 「메리놀」 수녀원 메리 가별 수녀의 지도 하에 운영되고 있는 협동조합 교도봉사회(協同組合敎導奉仕會)가 우리나라에 있어서 신용조합의 조직 및 지도를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신용조합연합회가 조직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신용조합연합기구(CUNA)와의 연결도 맡고 있어 사실상 우리나라 신용조합의 대표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약25년간 한국에 머무르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한국민을 도와온 메리 가별 수녀는 가난으로부터 해방하는 길은 오직 상부상조를 통한 자조운동인 협동조합운동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발적인 협동조합을 조직육성하기로 결심하고 1957년 이래 구체적인 전개방법을 연구한 결과 협동조합운동의 제일단계로서 신용조합운동부터 시작하여야 한다는 결론을 얻어 1990년 5월에 처음으로 신용조합을 조직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협동조합교도봉사회에서는 두사람의 강사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신용조합을 조직지도하고 있다.
③신용조합의 현황(1962년 8월말 현재)
지역별분포 - 신용조합의 분포상황을 도별로 보면 부산에 9개 서울에 2개 강원도에 3개 전남에 1개 제주에 1개 경북에 1개 도합 17개 조합으로서 아직 소수에 불과하나 1개월에 평균 2개 내지 3개의 조합이 불어가고 있다. 경상남도에서는 지난 9월 7일에 「신용조합 경상남도지부」가 조직되었다.
종교별 - 17의 신용조합을 종교별로 보면 성당을 중심으로 한 가톨릭계통이 12개 조합으로 단연 수위이고 프로테스탄계 등 기관에서 2개조합 성공회에서 1개조합이며 나머지 두 좝은 비종교단체에서 조직한 것이다.
형태별 - 공동유대의 형태별로 보면 교회 중심이 11개이며 직장단위가 5개 나머지 1은 농촌의 한 부락민을 공동유대로 하여 조직하였다.
도시농촌별 도시에 11개 조합이 있으며 농촌지역에 여섯개의 신용조합이 있다. 도시의 신용조합은 대부분 봉급생활자 노동자 소상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농촌신용조합은 농민 · 어민 · 광부들로 조직되어 잇는데 특히 강원도의 3개 신용조합 조합원은 대부분이 광부 및 그들의 가족들이다.
조합원 총수 - 8월말일 현재 조합원 총수는 1,559명으로서 전년도 말의 229명에 비하면 약7배로 격증한 셈이다. 현재 조합원수가 가장 많은 조합은 서울 양친회 신용조합의 346명이다.
저축실적 - 신용조합은 첫째 조합원에게 푼돈이나마 규칙적인 저축을 장려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저축실적은 신용조합 운동의 성장을 측정하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나라 신용조합운동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에 놓여 있을 뿐만 아니라 영세농민 노동자 소서민층의 조합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직 금액으로는 많지 않지만 각 조합원은 어려운 살림가운데서도 거의 빠짐없이 규칙적으로 매월 1인당 평균 120원 정도를 저축하고 있어 총저축액은 현재 1백12만3천원에 달하고 있다.
약2년전에 조직된 성가신용조합은 저축총액이 65만여원에 달하고 있으며 아주 빈곤한 노동자들도 평균 1인당 4·5천춴의 저축잔고를 가지고 있다. 이 사람들이 만약 2년전에 신용조합을 조직하지 않았던들 단돈 10원인들 저축할 수 있었겠는가를 생각해 볼 때 신용조합운동의 근검(勤儉)생활과 저축장려의 구체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대부실적 - 저축으로 들어온 돈은 거의 전부 조합원에게 융자해 주고 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신용조합에서는 대부상환(貸付償還)을 1시상환제로 하지 않고 매월 1부씩 갚아가는 활부상환제(割賦償還制)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의 회전이 빨라 1년에 2회전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이 신용조합에서 저리의 대부를 받아 그케 혜택을 본 구체적인 예는 얼마든지 있으며 통계상으로 보더라도 조합설립 초기에는 대부 목적이 고리채상환(高利債償還)이 많지만 얼마후에는 비축(備蓄)과 생산의 목적으로 대부신청하는 사람의 수가 많음을 볼 때 신용조합운동을 통하여 조합원들의 생활이 향상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조합원간의 공동유대가 강할 뿐만 아니라 철저한 교육을 통하여 낡은 사고방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연대대부(延帶貸付)는 거의 없다.
④신용조합운동의 전망
신용조합운동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믿으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신용조합운동은 사회경제 재건의 구체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거 114년간 그리고 현재 67개국에서 약 2천만 이상의 인구가 참가하고 있는 신용조합운동의역사가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사는 짧지만 과거 2년간에 얻은 경험과 실적은 우리들에게 생생한 교훈을 주어 앞으로의 전망을 암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같은 신용조합이란 좋은 이상을 성공시키기 위하여는 세심한 주의로서 천천히 이 운동을 이끌어 나가야 하며 협동조합의 원리원칙에 입각한 철저한 교육을 앞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협동조합 교도봉사회에서는 앞으로 여러가지 강습회를 통하여 신용조합 지도자를 양성함과 동시에 전국 각지로부터 신용조합을 지도 조직해 달라는 요청이 나날이 쇄도하고 있으므로 단위신용조합(單位信用組合)의 교도 및 조직도 더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다. 그래서 각 도에 신용조합이 늘어 감에 따라 (慶尙道처럼) 각 도별로 지부를 조직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서는 한국신용조합 연합회의 조직도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같이 협동조합 운동의 기본방향인 상향식(上向式)으로 조직됨으로써 우리나라에 있어서 신용조합 운동이 확고한 기반위에 놓이게 될 때 다른 선진제국과 같이 신용조합법의 제정으로써 한국신용조합운동을 특별법으로 보호하게 될 것이다.
⑤신용조합을 조직하려면
어떤 교회나 단체에서 신용조합에 대한 관심이 있어 『신용조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취지를 듣고 싶으면 협동조합 굗도봉사회(釜山 中區 大廳洞 4街 82番地 私書凾 77)에 서신 또는 구두로 요청을 하면 강사급 현지에 나가 개략적(槪略的) 취지를 설명하여 준다.
이상과 같이 신용조합에 대한 취지를 듣고 조직하고 싶으면 정식으로 강습회 개최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협동조합 교도봉사회에서는 선착순으로 일시를 결정 통지한다. 조합원이 되고자 원하는 사람은 하루에 두시간씩 보통(普統) 밤에 강습회를 개최할 5일간 강습을 받아야 함. 따라서 6일째에는 보통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정식으로 자기들의 신용조합을 조직하는 것이다.
李相浩(협동조합 교도봉사회 지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