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6) 할머니의 이야기
발행일1962-10-28 [제348호, 4면]
『할머니 이야기 하나 해주세요』 어린이들이 할머니 곁에 다가 앉았을 때 할머니는 회전 의자에 앉아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생각해냈읍니다.
『옛날 옛적에 나무가 되어버린 한 장난꾸러기 소년이 있었단다. 아주 작은 나무로 그렇게 천년동안이나…』하고 할머니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하셨읍니다.
어린이들은 할머니 곁에 바싹 다가 앉으면서 소년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무척 궁금히 생각하였읍니다.
『그래 항상 나무가지를 꺾고 막대기로 두들기고 껍질을 벗기는 나쁜 버릇을 가진 소년이었거던. 하루는 숲속의 선녀가 그만 화가나서 소년을 벌주기 위해 나무로 만들어버렸단다.
선녀는 소년에게 『네가 지금까지 나무를 못살게 했는 그만큼 너도 매맞을 때까지 이렇게 나무로 있어야 해. 네가 착한 아이가 다시 될 때는 이렇게 아름답고 쓸만한 나무에 다시 손을 대지 않겠지.』라고 말했거던. 불쌍하게도 그 아이는 옛날과 같은 소년이 다시 되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기를 때려주기를 원했지만 그 나무가 아름다웠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감탄만 할 뿐 아무도 손을 대려하지 않았단다.
드디어 추운 겨울이 오고 나무 잎은 다 떨어졌으나 결코 옛날과 같이 될 수 없는 것에 소년은 실망했어.
성탄이 와서 나무꾼들이 모든 나무를 두루 살펴보았을 때 그의 차례가 되었다.
나무꾼들은 소년을 몇차례 갈겼으나 그정도의 매로는 어림도 없었다. 어느날 소년은 아버지 어머니가 어린 누이동생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았어. 소년은 그들의 품속에 뛰어들소 싶었지만 나무라 꿈쩍할 수도 없었지.
그들은 쏘 소년이 다시 사람이 되어 돌아오기를 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거던.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나무로 박혀있을 뿐. 이때 갑자기 그의 어린 누이동생이 옆에 와서 가지를 꺾으려고 했을 때 그의 아버지 어머니가 쫓아가 그걸 말렸어. 그들이 멀리 살아졌을 때 그는 전보다 훨씬 더 쓸쓸했을거야. 그리고서 봄 여름 가을 또다시 겨울 이렇게 천년동안…』
할머니는 낡은 물레에 짜던 실이 끊어져 그의 이야기를 멈추었읍니다. 어린이들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읍니다. 『할머니 그 나무는 그래 어떻게 됐어요?』 『뭐 여전히 나무지 뭐야 성탄때 신부님이 예수 아기 나실 구유에 놓을 나무를 찾으러 거기 가시지 않았더라면 말이야. 그러나 성탄 저녁에 그는 다시 착한 소년이 되어 목동들처럼 구름곁에서 기구하면서 밤을 보냈다. 애들 빨리 누워 자거라. 밤이 깊었어. 이 다음에 또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께웅.』 이렇게 할머니는 말씀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