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角(시각)] 地上(지상)의 平和(평화) 빠쳄·인·떼리스
깊은 뜻의 用語들
秩序確立의 理想
生活한 傳統은 成長하고 또 進步할 수 있는 것…
발행일1963-06-02 [제377호, 1면]
회칙 「지상의 평화」에 대한 해설을 달기에는 좀 더 연구할 기간이 있어야 한다. 교황의 말씀(言語)의 넓이와 깊이를 다잡아야 하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회칙이 강조한 주요 「악센트」 및 사상 등 표면에 떠오른 그것들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무슨 말보다 돗보이는 것은 교황의 빛난 모범이요 또 그 자신의 고유한 사용어인 「아죠르나멘또」(現代에의 適應)인 것 같다. 이 말은 1963년에 당면한 교황 자신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일편의 감상(感傷)도 없고 역자과정에서의 과거나 현재 지상에서 당면한 일에 불민히 여기는 것을 토로한 것도 없다. 교황은 오직 당면한 정치 사회 및 문화의 모든 사실들과 대치(對치)한 것이다.
교황은 후기(後期) 현대에서 시작하여 앞으로 무엇이라 이름붙일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히 오고야말 그 시대에 언급하였다. 새 시대에 있어서의 기본되는 그것의 정확한 의미(意味)의 말, 즉 회칙 안에서 가끔 논급된 주어(主語) 그것들을 나는 「질서(秩序)」라고 하겠다. 이것이 곧 당면한 문제인 것이다. 세계의 질서 및 조직은 이 순간에서도 앞으로 진전하고 있다. 현존하는 혼란은 세계적인 것으로 넓혀져 가기만 한다. 그 안에서 진정으로 부르짖는 민중의 요구는 바로 이 질서인 것이다. 문제는 어떤 원칙으로 그 질서를 세워야 하느냐는데 달려 있을 뿐이다.
그 새 질서란 무슨 신기한 것일까? 교황의 근본 원리는 인간을 중심한 사회를 말하는 플라톤같이 오래된 것이다. 교황이 말하는 인간은 세계질서의 근본이요 중심인 것이며 막연한 인간개념은 아닌 것이다. 또 그 인간은 오늘의 인간, 소위 말하는 역사가 만들어 주는 인간이기도 한 것이다. 이렇게 강조하는 그 인간은 공포를 해소시킬 수 있어야 하고 자연법을 상용(相容)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극복할수도 있는 것이다.
정치질서를 취급한 대목에 들어가서 교황은 전통의 발전을 내걸었다. 그는 먼저 그 윤리적 배경을 레오 13세의 국가사회관(國家社會觀)에서 취하고 국가의 법개념은 비오 12세에서 취하여 이를 새롭게 표현하였다. 가령 레오 13세에 있어서는 국가와 사회간의 구분이 막연한 것을 분명히 구분해 놓았다.
정치사상의 근본은 「유한(有限)한 정부 아래 있는 자유인」을 말하는 성 도마스에 기반을 두고있다. 교황은 그의 사상을 구성하는 3원칙을 새로 확인했다.
첫째 사회는 반드시 인간에게 『자유의 영역(領域)을 주어야 한다. 둘째 국가는 헌법(憲法)으로 수립되고 정부의 권한은 그 한도내에 있어야 하는 헌법의 고대(古代) 원리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교황이 헌법의 현대적 개념에 언급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자신 있는 말은 아니다.) 셋째는 행정에 대한 민중의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이 원리는 자유사상 및 서구 그리스도교 정치적 전통 안에 깊이 뿌리박은 것이며 이번 회칙의 새로운 성격을 만든 것이었다.
새 회칙이 가장 강조한 것 중의 하나는 인간의 권리 및 의무에 관한 관용 그 폭(幅) 및 당면한 성질에 있는 것으로 본다. 가령 여성의 지위(地位)에 있어서 현대 수락되고 있는 그대로의 긍정을 하고 있다. 또한 강력히 주장한 것은 인종의 평등이었다.
과거 교황성명 등은 정치 및 사회질서에 언급할 때 진리·정의(正義) 및 사랑을 앞장세웠다. 이번 회칙에서도 거듭 이 위대한 말들을 사용했으나 그것을 보다 더 특수화하고 주의깊게 논했을 뿐 아니라 거기 한 말을 더 추가한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자유라는 말이다. 그러나 회칙에서 말하는 자유를 새겨보면 그것은 참으로 새로우며 동시에 전통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실 자유는 정치질서의 근본원리이다.
또한 그것은 정치적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회칙 전체에 비추어지고 있는 후기(後期) 현대의 질서란 것은 결코 강압을 받거나 강제와 공포에 의해서 조성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 이 점을 회칙은 잘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분명히 현대가 나갈 길을 명시한 것이다. 그 많은 표현들을 요약하면 이성적이요 인간에다가 바탕을 둔 모든 질서는 반드시 진리로서 세워지고, 정의(正義)에 의하여 건립되며 사랑으로 소생(蘇生)하고 안정되며 마침내 자유 안에서 실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교황은 자유를 가지고 인간의 질서를 실현하는 방법을 삼도록 명백히 언명한 것이다.
그것은 질서의 목적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질서를 확립하는 길은 자유 이외의 방법에서 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번 회칙에서 레오 13세의 「생활한 전통」은 의미심장하게 강조되었다. 생활한 전통은 곧 성장(成長)할 수 있고 진보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거기에는 묵은 것은 완성되고 또 새 것은 보충되면서 부단히 진전될 수 있음을 선명히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이 회칙에 대해 많은 말을 할 때가 아니다. 그렇게 깊은 뜻으로 사용된 언어(言語)들을 우리는 깊히 연구해가야 한다. 새로운 표현들은 거기 반드시 줄달고 있는 전통적 의미를 구하는 것이 분명히 이 회칙을 읽어가는 중요한 태도이라고 하겠다. 결국 인간역사의 중심은 신(神)밖에 없으며 그렇게 바로잡은 역사의 과정에서 선(善)을 추궁하는 진로(進路)를 잡게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