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②
호세.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06-02 [제377호, 4면]
지금은 여기 사는 세 사람이 아니고 열두명이란 큰식구가 되었읍니다. 처음에 온 세사람 중 두 사람은 이미 죽었고 저 젊고 빠리빠리한 수도자는 지금 나이를 먹고 병이 들어 누워있었읍니다. 야채밭 건너편에는 죽은 사람의 무덤도 있었읍니다.
수사들은 매일 기도와 자기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하면서 살고 있었읍니다. 그 중에는 사오명의 신부도 있어 주일이나 첨례날마다 근처 신부가 없는 마을에 가서 미사를 올려주기 때문에 온마을 사람들이 매우 귀중히 생각하고 있었읍니다. 어린 아기가 나면 영세도 주고 젊은 사람들에게 혼배성사도 주고, 죽은 사람들을 장사해주기도 했읍니다. 큰 첨례날에는 성인의 석고상을 모시고 행렬에 앞장서기도 하고 모든 이에게 의로운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고해도 듣고 근심하는 사람을 위로하기도 했읍니다.
이 수사들은 이러한 마을 사람들의 애긍으로 살아나갔으나 몇년 전에는 위태롭게도 마을에서 쫓겨나갈번 하나 일도 있었읍니다.
이런 친절한 동장은 그 후 얼마 후에 죽고 새 동장이 하루는 당나귀를 타고 수도원을 찾아왔읍니다.
그는 거만하게 『도대체 너희들은 무슨 권리가 있어 여기 살고있느냐』하고 책망하였읍니다.
그래서 수사들은 『이 집은 낡아빠지고 찌그러진 것을 우리가 고쳤읍니다. 그러나 원하신다면 지금이라도 비워드릴 수 있읍니다.』하고 온순히 대답하고 곧 물러갈 준비를 하였읍니다.
그러니까 동장은 어처구니가 없는지 꽁무니를 빼고 『더 있어도 좋아』하고 돌아갔읍니다.
또 몇 해가 지나고 이 동장도 죽고 이번에는 첫째 동장의 손자가 되는 사람이 동장이 되었읍니다.
이 사람은 자기 할버지가 한 일을 그리워해서 동사무소 사람들에게 이 땅과 집을 좀 더 오랫동안 수사들에게 주도록 부탁해 두었읍니다.
그럴지라도 처음에는 십년마다 새로 허가를 받도록 되어있었으나 수사들이 너무나 동리 사람들을 친절하게 잘 봐주기 때문에 하루는 동회를 열고 이 땅과 집을 수사들에게 선물로 주자고 결정한 후 수도원장한테 알리러 왔읍니다. 원장은 동리사람들의 마음씨를 감사했으나 그 뜻을 받아들이지 아니했읍니다.
그것은 방지거회의 사람들은 어떤 물건이라도 자기 것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에 만일 그 집을 얻게되면 되려 거기서 물러가야 되기 때문이었읍니다. 그래서 수사들 중 젊은이들은 열심히 개천에 흐르는 물을 잘 써서 작은 나무나 화초를 가꾸기도 하고 야채밭도 손질을 잘해서 이땅은 구석구석 깨끗하게 되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