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8) 천주님의 집
발행일1962-11-11 [제350호, 4면]
천주님은 아니 계신 곳 없이 곳곳이 다 계십니다. 여러분의 어머님은 여러차례 이 말을 되풀이 하셨을 거에요. 그러나 천주님은 우리성당 감실 속에 특별한 모양으로 살고 계십니다. 이것도 역시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신거에요. 그러나 여러분들이 분심 가운데 존경하는 마음없이 마구 장궤할 때 그 점을 넉넉히 생각하는지 모르겠군요. 성당은 참으로 천주님의 집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시내 다른 집들보다 더 아름답고 크지 않아요? 성당 종탑은 높은 지붕보다 더 높고 나무꼭대기보다 더 높지요. 종탑 속에는 아주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하는 종이 있읍니다. 귀를 기울여 종소리를 들어보세요. 그 음악은 우리 영혼에게 말해주는 것 같지 않습니까?
성당 안에 들어가면 여러분이 밖에서 보는 것 보다 더 감동을 줄 겁니다. 감실 안 성합속에 계시는 천주님을 존경하는 뜻으로 우리는 붉은 성체불을 켜둡니다. 하루는 어린 아이가 어머니와 손을 잡고 성당에 들어갔읍니다 어머님이 오래동안 기구하고 있었는데 그만 이 어린이는 실증이 난 모양입니다. 『엄마 저 붉은 불이 푸르게 되면 나가니?』 아마 거리의 신호등 같은 것으로 알았나봐요. 천주님과 이야기 할 줄 몰라서 지루했겠지요. 천주님 집의 벽은 그림과 여러가지 장식으로 꾸며져 있읍니다.
우리를 만드시고 모든 만물의 왕이신 천주께서 사시는 궁궐은 아무리 훌륭하고 아름다워도 부족이 없읍니다. 여러분이 천주님의 집앞을 지나갈 때는 모자를 벗고 가볍게 인사하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됩니다. 다만 파리를 흣듯이 손으로 성호를 긋는 흉내만 하지 말로 마음으로부터 성호를 끄으십시오. 만일 할 수 있으면 그렇게도 종종 텅 비어있는 성당에 잠시 들어가서 기구를 하십시오. 성당 종탑은 하늘 높이 솟아 있읍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자주 하늘을 바라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