留學生(유학생) 吳元錫(오원석)씨 편지서
오지리 奬學金은 어떤 돈
그 精誠에 報答할 수 있다
아낙네들 흙파며 모은 것
발행일1963-06-09 [제378호, 5면]
다음은 현재 오지리 비엔나대학병원 제2산부인과 내 부인과 수술에서 촉탁조수(CAST·ARET)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유학생 미카엘.오원석(元錫)씨가 한국가톨릭학생총연합회 지도 및 가톨릭유학생 지도·나상조 신부님께 또 앞으로 오지리 유학을 지망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 위해 보낸 서신 내용을 요약소개하는 것이다. (편집자주)
현재 한국의 서울·전주·대구·부산·대전교구의 교구사업비를 보조하고 대구에 파띠마병원 건립, SOS어린이마을 건립, 부산에는 난민주택을 건설하고 대전에 직업소년학교 건설 또 오지리 유학생 및 국내 장학생을 위한 장학금 등 교육 자선 의료, 기타 한국의 가톨릭 복지사회를 이룩하는데 천문학적인 거액을 보내온 오지리 가톨릭 부인회의 설정을 현지에서 목격하고 그 실태를 파악한 나머지 오씨는 동 회를 재인식함으로써 그 보고를 다음과 같이하고 있다.
오지리 부인회의 기금은 「오페라」를 감상하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귀부인들의 모임에서 모금된 것이 아니라 우리보다 오히려 생활이 못할 수도 있는 시골에서 흙을 파며 농사짓는 아낙네들이 자기들이 먹는 검은 「빵」 한조각을 아껴 내는-그것은 다만 그들이 지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인해 한푼도푼 모으는 돈인 것이다.
이 적은 돈이 한국학생 30여명에게 매달 1600「실링」(약65「딸라」 한국돈 8천원 가량)을 생활비로 주고 1년에 두 번(3·9월) 학교 등록비로 1200「실링」 또 1년에 두 번(7·12월) 책과 옷값으로 600「실링」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귀중한 돈을 써서 공부하러 오는 한국학생은 먼저 자기 전공과목의 연구보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참으로 무엇이 필요하며 절약이란 것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오씨는 피력하고 있다. 「비엔나」라는 아름다운 동산에 와서 지식과 사랑과 봉사의 정신이란 자원을 얻어 고향에 돌아가 반석 위에 집을 짓기까지 나그네는 고통과 고독이란 사막을 거치지 않고는 안 될 겁니다. 그러므로 먼저 길 떠나기 전에 여러 가지 생활 필수품을 마련함이 좋을 것입니다. 부인회란 낙타가 큰 의지가 되기는 하지만… 또 사막은 낮에는 몹시 뜨겁고 밤에는 지독히 추우니까요. 양복(춘하추동일체) 튼튼한 구두, 내외 일체 양말, 오바, 코트, 우산, 책, 학용품, 미수가루, 바자마 여하튼 일체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오씨는 이렇게 객창에서의 고달픈 나그네 생활을 함축있게 비유하면서 세밀한 준비를 할 것도 구체적으로 들고있다.
또 이곳 30명 가톨릭 유학생들은 같은 형편에 놓여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계통으로 왔으며 또 다른 생활환경 전공분야가 다른 관계상 서로 인사정도뿐 특별한 유기적인 유대는 가질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4월25일에는 「한국의 밤」을 가져 뜻있게 보냈다고 한다.
오씨는 동도한 다른 유학생과 의논하고 1「실링」이나마 아껴 후에 이곳에 오는 유학생을 위해 적으나마 어떤 보람 있는 일을 계획중에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