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③
호세.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06-09 [제378호, 6면]
이제부터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60년 전 금세기가 시작할 무렵이었읍니다. 어느날 새벽 아직 닭도 울기 전에 대문 앞에 간난애기 우는 소리를 문직이 수사가 들었읍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생각하며 나가보왔읍니다.
날이 새기 시작했으나 사방은 아직도 어두었읍니다.
소리를 따라 더듬더듬 가까이 가보니까 무슨 누더기 같은 것이 땅에 있고 그 속에서 무엇이 굼틀거리고 있는 것이 앙닙니까. 더 다가가서 허리를 궆여보니 방금 누가 버리고 갔는지 난지 얼마 되지 아니한 간난애기가 막 울고 있었읍니다.
문직이 수사는 깜짝 놀라 애기를 얼른 감싸 안고 수도원 안으로 들어왔읍니다.
하루의 일에 지쳐 단잠을 이루고 있는 수사들을 깨우지 않도록 조심조심 애기를 열심히 달래보았으나 영 끄치지 않습니다.
생각다 못해 깨끗한 헝겊에 물을 적셔가지고 애기 입에 빨렸더니 겨우 울음을 그치고 잠이 드는 것 같아서 문직이 수사는 한숨을 내쉬었읍니다. 멀리서 첫 닭이 울었읍니다.
문직이는 애기를 안고 고양이가 쥐라도 쫓는 것 같은 소리를 들으면서 의자에 기댄채로 자기도 자버렸읍니다.
아침 일어나는 종이 울리면 이 일은 모든 수사에게 알려야만 합니다.
애기는 눈을 감고 문직이 팔에 안긴채 거칠은 옷에서 베어나오는 따스한 체온으로 기분좋게 자고 있었읍니다.
지금은 봄철이라 그렇게 춥지는 아니했으나 그대로 두었드라면 갓난아기였기 때문에 얼어 죽었을지도 몰랐읍니다.
마침내 종이 울리자 온 수도원이 떠들석해졌읍니다.
문직이가 애기를 바치자 원장은 놀라서 큰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다른 신부들과 수사들이 몰려왔읍니다.
문직이는 거듭거듭 지난 새벽에 일어난 이야기를 하니까 모두 그때마다 웃기도 하고 『어이구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하고 놀라기도 했읍니다. 그러나 이것은 큰 일이었읍니다.
가난한 수사들이 애기를 안고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겠읍니까. 도저히 길러낼 제주가 없읍니다.
원장님은 여러가지로 생각한 끝에 누가 즉시 마을에 가서 이 애기를 파출소에 맡기라고 명하였읍니다.
그러나 문직이를 비롯해서 젊은 수사들은 이 명령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그 중에 벨라도라고 하는 수사가 먼저 입을 열었읍니다.
『원장님 그 전에 이 애기에게 먼저 세를 붙여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가 아니겠읍니까?』
이말엔 모두 찬성했읍니다. 그래서 원자인ㅁ도 이 의견에는 어쩔 수 없이 영세 끝날 때까지 애기는 두기로 했읍니다.
모두가 애기를 데리고 성당에 들어가자 이번에는 질라고라는 수사가 『무슨 본명을 지어 주면 좋을까?』하였읍니다. 서너 사람이 프란치스꼬가 어떨까하고 있을 때 문직이가 나와서 『여러분 이 애기에게 오늘의 성인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어떠하오』 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