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⑤
호세.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06-23 [제380호, 4면]
이렇게 이 간난애기를 위해 모두가 염려하여 그날 밤만이라도 애기를 두어두기로 했기 때문에 수사들은 기뻐하였읍니다. 그날밤은 이 말체리노를 돌보는 일을 문지기가 맡았기 때문에 문직이는 이것저것 마음을 써서 염소의 젖맛을 보고 끓이고 덮이고 하며 열심히 애기의 시중을 들어 애기도 어느듯 맛있게 염소젖을 빨아먹었읍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 가는 동안 원장님은 어떻게 해보려고 했으나 그때마다 어떻게 된 셈인지 언제나 애기를 수도원에서 데려가는 것이 늦어지는 일만 일어났읍니다.
예컨데 한 수사가 애기를 돌봐줄 듯한 집이 있으니 좀 기다려주세요.
잘 말해보겠읍니다. 하는가 하면 그 다음에는 동리서 누가 수도원에 와서 애기를 길르기에 필요한 것을 두고 가곤 하였읍니다.
그러는 동안 문지기가 병에 걸려 드러누웠읍니다.
이 며칠동안의 걱정과 무리의 탓인지, 갑자기 병세가 더 나빠져서 모든 수사를 보고 부디 이 애기를 언제까지나 여기 두어두세요. 잘 가르치고 인도해서 훌ㄹ유하고 충실한 프랑치스꼬 회원으로 만들어주세요. 란 말을 남기고 그만 가버렸읍니다.
남자들만의 수도원이라 의지하는 것이란 염소 젖뿐이였는데 몇일이 지나고 몇달이 가고 반년을 지난 후에는 애기는 눈도 또렷하고 때때로 웃음을 짓기도하며 날로 귀여운 애기가 되었읍니다.
염소 젖만으로는 불쌍하다고 해서 부엌맡은 수사가 생각해낸 죽같은 것도 만들어 먹였읍니다.
마침 일년이 되었을 때 원장님은 여행갔던 길에 관구장님에게 모든 이야기를 하고 말체리노란 이름으로 정식회원으로 넣어달라는 허가를 맡았읍니다.
혹시 말체리노의 양친이라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아니하는 한 말체리노는 아무 곳에도 주지 않기로 결정되기 때문에 모두 이제는 안심하고 한숨을 돌렸읍니다.
이렇게 일년 이년 지나가는 동안 말체리노는 무럭무럭 자라 지금은 수도원에서 인기를 독차지했으빈다만 때로는 걱정을 끼치는 일도 있읍니다.
성질은 마치 천사같으나 그 하는 짓은 대단한 것으로서 밭의 야채를 뽑아버린다든가 성당이나 부엌을 쏘다니기도 하고 또 병에 걸리기도 해서 마음 좋은 수사들의 두통거리가 되기도 했읍니다. 그러나 모두가 마치 자기 애기처럼 귀여워 해주었기 때문에 말체리노도 모든 이를 따르고 ㅊ마으로 귀염둥이가 되어 모든 이를 기쁘게 했었읍니다.
말체리노가 다섯살되는 생일날을 맞이했을 때는 갓난애기 때를 알아볼 수 없도록 토실토실 살이 찌고 매우 영리한 아이가 되었읍니다. 들과 밭에 있는 새랑 벌레에게도 눈이 쏠리고 또 그런 것을 잘 보고 여러가지 사물을 잘 기억하였읍니다.
수사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도 그들이 하는 것을 잘 살펴보고 여러 가지 별명도 붙이곤 하였읍니다. 원장에겐 「아빠」병으로 누워있는 할아버지 수사에겐 「자장할버지」 새 문지기는 「대문깐 아저씨」 말체리노에게 세를 붙인 벨라도 수사에게는 「세례아저씨」 요리담당 수사에겐 「빵죽아저씨」 이것은 아마 처음으로 죽이 맛이 있었던 모양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