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공의회에 참석중인 서울 노기남 대주교님이 「로마」에서 보내신 서한입니다=編輯者 註)
공의회는 처음 시작할 때 며칠간은 다소 번잡하였으나 지금은 질서정연히 대회가 진행되어 나가고 있으며 교황 성하께서는 매일 진행되는 회의의 내용을 일일이 파악하고 계십니다.
한국 주교단 일행도 매일 아침 9시엔 공의회에 출석하고 12시 30분이면 숙소로 돌아옵니다. 마치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는 기분입니다. 동 대회에서는 「라띤」어로만 발언됩니다. 발언은 절대 자유이며 발언을 원하는 자는 먼저 사무국에 발언요지를 제출하면 순서대로 발언이 허가되어 10분간 연설할 수 있읍니다.
한국주교단에서는 아직 발언자가 없읍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한국주교 9명이 한국주교들이 거처하는 처소로 모여 공의회 진행에 대한 토의와 의견교환을 합니다.
공의회에서 토의되는 안건은 모두 수년간 각 분과위원회에서 연구 · 검토된 것으로 이것이 회의에 상정되면 제안자의 설명이 있은 후 토의에 들어갑니다.
그간 전례에 대해서 겨우 토론이 끝나고 지난 11월 14일부터 교리에 대해서 토의가 시작되었읍니다.
토의되는 안건은 총회에서 가부간 표결을 합니다. 표결의 결과를 교황께 보고하고 다시 교황 임석하에 총회에서 확정발표됩니다.
특히 본인이 느낀 것은 이미 분과위원회에서 작성된 안들이 훌륭하여 별로 발언할 여지가 없다고 느꼈으나 일단 상정이 되면 사방에서 예리한 검토와 해석으로 본안을 공박 찬성하는데 매우 흥미가 있읍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지혜까 서로 교환되며 검토되고 토의되어 훌륭한 결정을 짓는 것은 「성신의 무류지권이 사람의 모든 지혜와 총명이 모인 후에 행사하실 것을 생각할 때 교회의 무류지권이 과연 이렇게 이루진다고」 느꼈읍니다.
오늘 시작되는 문제는 즉 계시문제인데 처음부터 많은 발언자들이 긴장되어 예리한 발언을 하기시작했읍니다. 문제가 중대하고 광범위하므로 상당한 시일이 요할 것 같습니다. 대회장 옆에는 많은 참관자들이 참석하고 있는데 그들도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듣고 있읍니다. 간혹 휴게소에서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을 알 수 있읍니다.
모든 성직자 수도자 일반 교우들은 공의회를 위해 더욱 열렬한 기구와 보속과 희생을 바쳐줄 것을 부탁합니다.
11月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