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田서 閔榮在 記】 달걀껍질을 깨뜨리고 세상에 갓나온 병아리도 자기가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구별한다고 하는데 하물며 우리가 이 세상에 생을 받고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장차 영원한 안식처를 주실 천주께 바치는 선물을 구별못하여서야 되겠느냐고?
이것은 매일매일의 수입에의 천주께 바칠 성금을 제해 가지고 15년간을 하루같이 매월(每月) 교무금을 분납하는 대전시 선화동에 거주하는 막다레나 백(白敬順) 부인의 말이다.
한국교회가 대목교구로부터 본교구로 승격되고 각 본당이 소교구로 된 오늘날 교무금이 본당의 소교구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각자의 숭고한 의무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으나 일반적으로 이 숭고한 의무에 대한 관심이 적고 또한 정성이 부족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교무금에 대하여는 본당신부님들의 말씀이 없고 또한 교무금은 교우들의 사생활의 비에 속하는 일종의 신공으로 돌리고 있어서 그 표면에 의연(毅然)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으나 그중에서도 백 막다레나 부인 같은 신자도 드물 것이다.
시모와 시누이를 모시고 슬하에 따님만 넷을 둔 부인은 행상(行商)을 하면서 일가의 생계를 유지하고 고집이 심한 장부로부터 성교공과와 묵주를 뺏기는 일이 한두번이 아닌 것이 15년전인 성교회 무턱을 넘어 설 당시의 가정생활환경이라고 한다.
새벽에 먼동이 트면 행상을 나간다고 가족을 속이고 집을 나와 먼저 미사에 참예하고 오로지 자기 가족의 귀화를 위하여 성당에서 기구하였다 한다. 국문 해득이 불충분한 부인은 시내(市內)의 골목과 각 가정을 손가락을 짚어가며 행상을 하고 수금이 되며는 가족 몰래 성금 드릴 것을 제하고 생계와 장사밑천으로 돌리기를 15년간이라고 한다.
『네가 누구이든 주님을 두려워하고 그이의 길을 걸으며는 복된 자로다. 네가 행복하고 또 일이 네게 잘되리라』 하신 말씀과 같이 부인은 풍파많은 가정환경 속에서도 천주를 사랑하고 성모께 의지하며 천주와의 일치 속에서 노동을 통한 공로를 세우고 훌륭한 신심의 행위는 슬하의 자녀를 모두 천주의 딸로서 출가시키고 적으나마 상점을 마련하여 포목상을 경영하며 완전한 일가의 생계토대를 완성하였다.
그러나 부인의 생활은 전과 같이 검소하고 의식주는 15년전을 회상하여 절약하고 오늘에 와서는 남편 앞에서도 떳떳하게 물품을 매매하고 수금시에는 상자 두개를 놓고 먼저 천주께 드릴 금액을 넣고 나머지 돈을 생계를 위한 상자에 넣는다고 즉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완전히 구별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