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성직계급은 그리스도께로부터 온 것입니다. 『마치 성부 나를 보내심같이 나 또한 너희를 보내노라.』하고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으니 모든 성직자들은 그리스도의 일을 맡아가지고 실행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는 아담의 자손들을 성부께로 이끌고 나아가 천주의 가족을 만들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시어 고난과 죽음을 당하셨고 또한 부활 승천하셨읍니다. 그리스도는 이 사업을 계속하시기 위하여 교회를 창설하셨고 또 종도를 선택하셨읍니다. 그리고 이 사업을 계속하기에 필요한 권한들을 종도들에게 부여하셨으니 『가르치고 거룩하게하고 인도할 권한』을 주신 것입니다.
오늘의 주교들은 종도들의 후계자이며 교황은 베드루 종도의 후계자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는 베드루 종도를 다른 종도들의 두목으로 정하셨으니 오늘의 교황은 온 성교회의 두목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임명을 받은 종도들이 있는 곳에 그리스도의 양때(=교회)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베드루에게 온 성교회를 맡기시며 말씀하시기를 『너는 베드루라. 나 이 반석 위에 내 성교회를 세울 것이매 지옥문이 처 이기지 못하리라.』(마두 16.18)하셨고 또 베드루의 실수를 없게하기 위하여 성부께 기구하셨읍니다. 『나는 너를 위하여 기구하여 하여금 네 신덕이 핍진치 아니케 하였으니 너 회두한 후에 너의 형제들을 견고케 하라』
이렇게 그리스도는 베드루를 특별히 도우셨을뿐 아니라 그 후계자들의 사명완수를 위하여도 특별한 도움을 약속하셨읍니다. 그리스도 일으시되 『나 문득 세상 마칠 때까지 너희와 한 가지로 있노라.』하셨읍니다. 그러면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성교회 안에서 세기지 사명이 즉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고, 인도하는 사명이 제대로 완수되기 위하여 생활하신 천주께서 친히 도웁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교황이나 주교들은 종도들의 후계자이며 그리스도의 후계자는 아닙니다. 교황이나 주교들은 다만 구속사업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손 안에 쥐어진 좋은 도구로 있는 것입니다. 마치 어떤 화필(畵筆)이 화가(畵家) 없이는 무능하듯 모든 성직자도 다 그리스도 없이는 사명완수에 무능할 뿐입니다. 『너희 나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리라.』(요왕 15.5)
교황은 이와같이 그리스도의 특별한 도움을 받고있기 때문에 신앙이나 윤리에 대하여 어떤 해석을 내릴 때 그르칠 수 없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만일에 그르칠 수 있다면 그리스도의 약속이 허사로 돌아가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교황이 그르칠 수 없다는 것은 과거 이미 받은 천주의 계시들을 바로 해석한다는 뜻입니다. 이게 어떤 새로운 계시를 말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죄를 범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교우들은 성 베드루의 후계자이며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인 교황을 경애하며 그에게 순명하여야 됩니다. 그가 우리에게 내리는 교회법규는 우리를 가르치고 거룩하게하고 인도하는 목적으로 내리는 법규이니 우리는 열심한 마음으로 순명하여야 합니다.
또한 교황의 어려운 문제들이 천주의 뜻대로 해결되고 또 교황의 듯이 이루어지기 위하여 우리는 천주께 정성껏 기구할 것입니다. 마치 예전에 교우들이 성 베드루를 위하여 기구하듯 우리도 지금 교황을 위하여 열심히 기구할 것입니다.
『교종 바오로를 위하여 주께 비오니 장수케 하시며 그 덕화가 만방에 미치게 하소서』 아멘
柳鳳九(서울대교구 發安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