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12월 8일자 가톨릭시보에 게재된 바 있는 『무척 궁금한 일 尹亨重 神父』라는 기사를 보신 독자 중에서 또한 무척 궁금이 여기신다는 뜻으로서 책망 겸하여 격려와 동정을 하여주시는 마음으로 대체 그 자초지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어떻게 되었느냐 하는 질문에 대하여 그 욧점을 대답하겠읍니다.
서울시내에 있는 나의 동지들 중에 가장 친절한 친구들에게 대하여 우리 인생관에 대한 근본문제인 진리오의(眞理奧義)를 연구해득하여보자 하면서 혹은 설명도 하고 혹은 토론도 하여 내려오던 바 이제 그 결과를 맺어보려고 하였읍니다.
그리하여 제1착으로 고령자이며 지도칭에 있는 동지선배 수십명에 대하여 말하되 서울의 중심지대로서 교통도 편리하고 알기도 쉬운 대주교좌 명동대성당 구내의 적당한 장소에 매 토요일 오후에 모여 성직자의 교리설명을 듣고 또 우리끼리 진답토설로써 격의없는 의문과 질문을 교환하여 진리를 해득하여 보자 함을 설치하고 간청하여 양해와 승락을 얻은 후에 집합장소를 완전함에 있어서 생각되는 바는 이번에 모인 분들은 전부가 70세 내외의 연로자로서 90에 가까운 고령자도 있으므로 기후가 더울 때에는 혹은 선풍기도 필요한 것이요 추울 때는 난로와 연료준비가 있어야겠는데 성모병원에는 난방장치가 충분히 설치되어 있어 할 수 있다면 성모병원에서 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대주교관 비서장 김옥균 신부님께 사정을 이야기하고 문화관은 광활하므로 추울 때 난로장치 등 곤란한 점도 있어 성모병원 내에 한 30명 가령 앉을 장소가 필요하다고 하였더니 즐거이 대답하시며 성모병원이나 또는 성당 옆에 주교관으로 임시 쓰기 위해 건축중에 있는 에 적당한 방도 있을 듯 하니 두 곳 중 어느곳이든 사용하라는 말씀을 감사히 들었읍니다.
이제는 교리강좌 담임신부를 선택결정하려 전임의 감목이신 이도마 신부님과 김옥균 신부님의 의견도 들은 후 천주교중앙협의회 윤공희 신부님을 심방하고 교리강론을 청하였더니 동협의회일도 바쁘고 게다가 바티깐 공의회에 참석관계로 도무지 틈이 없다고 들었읍니다.
이런 연유로 순교복자수녀원의 윤혀중 신부님을 심방하고 전후 사실을 말씀하고 강좌하여 주심을 청하였더니 그즈음 부산지방으로 강론 약속도 있으나 여러모로 헤아려 서울에서 그러한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라 하고 코랙하심을 감사히 듣고 돌아왔읍니다. 청강자와 강사와 장소 이 세가지의 욧점이 대체로 결정되어 저윽이 안심하고 집합할 시일만을 분주히 주지시켜가며 오직 잘 실행되기만을 바라던 중 전술한 건축 중에 있는 건물은 완전한 준공이 되어있지 않고 성모병원은 차용하려던 장소가 모두 사용하고 있으므로 비여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과연 딱하게 된 형편이라 집합장소를 다른 성당 구내 적당한 곳으로 변경치 않을 수 없는 사정을 윤신부님께 아뢰었더니 처음 결정한대로 실행함이 타당하며 별경할 수 없다는 의견이신지라 나의 생각으로도 이미 장소를 알려두었을 뿐 아니라 참으로 좋은 장소를 변경케 됨은 달갑지 않으나 딴 도리가 없으니 드디어 일단 중지하고 선후책을 강구하기로 협정하였읍니다 .일변 노대주교님께서도 다른 성당이나 혹 다른 장소라도 개최할 도리를 강구해보라고 곡진한 말씀을 재삼 하시고 얼마후 공의회 참석차 「로마」로 향발하셨읍니다.
대주교님도 부재중이시므로 신인식 부주교님과 타결책을 연구해 보았으나 우선 확언한 양책을 얻지 못하고 수강하려던 인사들에게는 집합장소로 쓰려던 건물의 준공은 미달되고 병원은 회합함직한 장소가 모두 차서 얻기 어렵다는 사정을 말하고 당분간 연기한다고 알렸읍니다. 회합할 일자를 연기하여 두었으나 너무 오랜시일이 지나면 그 열이 식어질 염려가 있으므로 이에 한 졸책(拙策)으로서 진리를 연구코자 하는 분들의 각 가정을 이동식 집합장소로 하여 매 토요일에 한 가정을 방문 겸 하여 순번집합한 후 성직자의 설교를 듣고 토론도 할 것을 말씀하였더니 승락들을 하는 터이나 이와같이 함에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듯하니 즉 그 장점으로는 친우와 친우 사이는 물론이요 성직자와 외교인 사이의 친밀성이 더욱 두터워 질 것이나 단점으로는 사담(私談)이 많을 듯 한 점과 수십명이 한 자리에 모일만한 장소가 없는 분에게는 불안감을 주게되는 것이며 또한 매번 변경되는 장소를 번번히 새로 찾아가자면 상당한 힘과 시간을 허비케 되는 점 등 불편한 점이 있을 뿐 아니라 계엄령 발동중이므로 사사집에 회합하자면 회합할 때마다 당국의 집회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페스러운 사정 등이 있어 불원간 실시될 선거실행 전후에는 계엄령의 해제가 될 것인 즉 좀 더 기다리자는 의견으로 일치하고 차일 피일 하던 중에 신부주교님께서 시일이 연기된 것이 이미 수개월이 지났으니 가능한한 하루속히 개최토록 하여 보자는 정중하신 말씀도 있어 성직자들과 다시 협의한 후 세종로성당 구내의 소강당으로 확정하고 윤신부님의 담임강론과 세종로성당 주임 박귀훈 신부님의 절대적인 협조로써 지난 11월 하순부터 신부주교님 임석하에 본교리 강좌가 시작된 후 현금 계속하여 진행중에 있음니다.
이상과 같이 전말을 보고하여 드렸아온 바 무척 궁금한 일이라고 하신 윤신부님의 투고는 추측컨대 아마 오래전에 게출하셨던 것을 시보사의 형편으로 늦게 발표된 것으로 인정되오나 좌우간 일찌기 시작못하게 된 연고로 독자 첨위에 잠시일지라도 걱정을 끼쳐 드렷음은 실로 죄송스러운 일이오니 너끄러히 양해하여 주심을 바랍니다. 이번에 강좌 장소가 변경된다는 사정을 전해들으신 혜화동성당 주임 유수철 신부님을 비롯하여 중림동성당 내에 근무중인 성가회 김수녀님과 동지 조원환 형 등 제씨로부터 장소알선 관계에 대한 많은 협조와 동자동 성분도회 권수녀님의 강좌 회원증가에 관한 협력이며 더우기 세종로성당 박신부님은 집합장소까지 일신하게 수리하여 주시는 등 소망이상의 절대한 은혜를 베풀어주심을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졸생으로 말씀하면 전교사업에 대하여 응분의 심부름인 역할을 조금 실행하려 함이오나 어찌 이 지극히 미약한 힘으로서야 타인구령에 무슨 도움이 있겠읍니까. 오직 지인자자하신 성모님의 마음이 움직이시사 불쌍이 여기시고 도와주심을 받은 후에라야 비로소 우리의 뜻한 바가 이루어질 것이며 성모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자면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기구가 있어야만 도리 것이요 또는 성모님과 같은 동성(同性)인 수녀님들의 금석이라도 능히 녹일만한 강력한 열성으로써의 기구만이 성모님의 은혜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게 될 요소일 것인즉 이에 간청하오니 모든 수도자와 특별히 모든 수녀님들은 우리 한국성교회의 소망하는 바 그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이루어지도록 끊임없이 기구하고 계시는 줄 알면서도 더욱 열절이 간구하여 주심을 감히 다시 복망하는 바입니다.
1962년 12월 8일 성모무염시태첨례축일 삼각산하에서
남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