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로버트 마케 신부가 2018년 9월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에 있는 바티칸 천문대의 망원경을 바라보고 있다. 김도현 신부는 “우리 신앙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맹목적인 신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CNS 자료사진
1장의 주제는 ‘과학만능주의의 내용과 한계’다. 여기서 김 신부는 과학만능주의자들이 우주의 탄생 및 지구상 생명체의 탄생에서의 우연성을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현재 다중 우주론과 진화론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 신부는 대표적인 과학만능주의자로 꼽히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와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예를 통해 “과학만능주의자들이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그들 스스로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내적 확신, 즉 또 하나의 신앙”이라고 진단한다.
2장과 3장에서는 과학만능주의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근거로 제시하는 대표적인 이론인 우주론과 진화론에 대해 다룬다. 김 신부는 두 이론의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 뒤 4장에서 “현대의 과학 시대에서도 여전히 신앙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우주론과 진화론에 관한 교회의 입장을 밝힌다. 여기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을 빌려 “오늘날 우주의 기원으로서 제안되고 있는 빅뱅 이론은 창조주 하느님의 개입과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느님의) 개입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다.
과학은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등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해 제대로 대답할 수 없다. 김 신부는 바로 이러한 과학의 근본적인 한계로부터 신앙의 의미와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책을 통해 밝힌다.
김 신부는 이 책을 쓴 목적에 대해 “과학만능주의를 걷어 낸 과학의 내용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학과 신앙이 우리 신앙의 두 축이 될 때 우리의 과학은 창조주 하느님 앞에서 겸손해질 수 있게 될 것이며, 우리의 신앙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맹목적인 신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