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성사로써 우리는 천주의 생명을 받았고 천주의 자녀가 되었읍니다. 천주께서는 우리의 육신생명을 음식으로 먹여 살리실 뿐 아니라(오늘 성경) 우리 안에 있는 자기 생명을 자기의 살과 피로 먹여 살리십니다. 즉 성체로 살리십니다.
일곱가지 성사 중에 어떤 성사는 천주 생명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고 어떤 성사는 천주 생명을 우리 안에 연장시키는 것입니다. 그 중에도 성체성사는 특히 성세성사와 긴밀한 연결을 가지고 있으니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기를 『믿고 세를 받는 자는 구령할 것이요』(말구 16.15)하셨고 또 『나는 하늘로조차 내려온 생활한 떡이로다』(요왕 6.51)하셨읍니다.
두 말 할 것 없이 성체 자체가 천주 자신이시니 그것을 먹고 사는 생명은 천주 생명일 쑤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미사 서간경에 실려 있는 것처럼 우리는 영세할 때 벌써 그리스도와 한 가지로 묵은 사람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부활하여 그리스도와 한 가지로 살고 있는 것이니 우리의 생명은 천주 안에서는 한 생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천주 주시는 성체를 먹고 용맹하여지며 구원의 보호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초입경)
성체는 그리스도께서 수난 전날 저녁에 세우신 것이고 그 다음날 바치실 십자가상 제사의 효과적(效果的)인 표이며 우리 영신생명을 기르는 양식의 효과적인 표도 되고 또한 우리 안에 천주께서 살고 계신다는 효과적인 표도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신 후 종도들에게 이르시되 『너희는 나를 기억하기로 이 예를 행하라』 하셨으니 종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반드시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과 그의 무한한 사랑을 기억하기 위하여 이 제사를 되풀이하여야만 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읽는 것만으로는 기억하는 것이 되지 못하고 반드시 『행함』으로써만 기억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 제사를 행할 때 그 제물 즉 성체를 받아 먹는 것은 곧 우리가 「갈바리아」로 다시 올라가는 것이며 또한 지상에서 최고의 형식으로 천주께 드리는 사랑의 행동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성 바오로 종도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읍니다. 『너희는 주 다시 오실 때까지 이 면병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저의 죽으심을 보하리라』(코린토 전서 11.26)
영성체의 결과는 『천주께서 당신 친아들도 아끼지 아니시고 오히려 우리 모든이를 위하여 붙여주신 자시니 어찌 우리에게 다른 모든 것을 저와 함께 주시지 않으시리오』(로마·8.32) 하셨으니 우리에게 필요하고 유익한 모든 것을 천주 성자와 더불어 천주성자 안에 같이 다받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성신의 은혜를 받게되는 것이니 성신께서 우리 영혼을 구세주와 비슷하게 하기 위하여 그 길을 더욱 넓게 마련하시는 것입니다.
영성체의 준비는 가장 좋은 것이 미사 시작부터 참례하여 미사경을 정신차려 들으며 제헌 때는 자기 마음을 예수와 합쳐 바치고 전문(典文) 때에는 말씀(성자)을 통하여 성부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미사 참례할 때 미사의 욧점(要点)을 방심(放心)케 하는 다른 감정을 찾는 것은 그릇된 생각입니다.
영성체 후 성부께 감사를 올리는 것은 극히 긴요한 일입니다. 가장 좋은 감사는 그리스도를 지극한 존경과 큰 사랑으로 영접하며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하여 자기를 그리스도께 복종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오로 종도의 말씀을 실현할 것입니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내 안에 살으심이니라』(가라타 2.20)
그러면 영성체는 우리 자신을 다른 그리스도로 만드는 것이니 비록 「이 때 미사 애스트」로 미사는 끝났어도 영성체로써 된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하루종일 연장되는 것이니 우리는 들(野)이나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참된 그리스도교인으로서의 생활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로써 우리 옆에 있는 외교인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하여주어야 합니다.
柳鳳九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