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있어 세계를 파멸직전에서 멈추어 놓고 그리스도의 도덕을 여러갈래로 핍박하는 위기에서 전 인류가 획기적인 반성이 촉구되는 이즈음 새 세대에 대한 감각이 예민한 29분의 새 신부님들이 효율적이며 최신식인 견습을 갖추고 삼구와 싸우는 전쟁터에 천주의 대리자로서 십자가를 지고 나아가는 희생의 숭고한 제물로 배출된다 하니 충심으로 경하하며 감이 선배의 입장에서 기대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자신을 위하여 사제되던 날의 결심과 첫미사 드리던 날의 행복감을 불귀의 객이 되는 날까지 보존하기를 바랍니다.
대저 우리는 한몸에 많은 지체가 있으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지지 않는 것과 같이 성직생활에서 교회란 위로부터의 지도에 아무런 이해마저 없이 따르기만 할 줄 아는 무리의 집단이 아니고 또한 알고서도 모를듯한 현하의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더군다나 혼영의 황무지를 개척함에는 한결 즐거움과 행복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 반면에 허다한 난관이 많으외다.
시대는 세세대로 바뀌어지고 재래의 인간으로 혹은 곡해하온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시대는 지나가고 젊었기 때문에 젊은이들 속에 파고 들어가 젊은세대를 완전히 파악하고 보다 행동적으로 젊은 교회를 이끌고 나갈 청년 새 사제들이기에 서품당일의 감격과 결심을 일평생을 두고 되새겨 달라는 것이외다.
둘째로 남을 위하여 구두닦이에서부터 고관대작에 이르기까지 먼저 내적 외적으로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가톨릭성직자란 영원한 영혼의 나라의 공인(公人)인 동시에 현사회에서도 공인입니다. 온 백성이 행복한 생활을 원하고 있고 또한 예외(例外)가 없는 것이 이 행복 두 글자이외다. 하물며 영혼을 개발하고 사상을 서도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자기자신을 그리스도교의 성성(聖性)을 완성한 것처럼 하지말고 자기도 역시 과오를 범함을 승인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은 모든 분들을 최대한 친절히 대하며 헐벗고 굶주리는 대중들은 「빵」보다 자기네들을 위해주는 친절과 사랑에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아시여 골고루 파종하고 알뜰히 가꿀 수 있는 환경조성에 새 신부들은 주력하기를 바라외다.
끝으로 천주님을 위해서 「골고타」 언덕위 십자가상에서 『목마르다!』고 피맺힌 사랑의 유언을 하신 천주성자께 삼천리 온겨레를 이끌고 빛나는 왕관을 씨우며 태양같이 뜨거운 예수성심의 사랑의 그늘 아래 소리없이 자라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속담에 『언손도 마주잡으면 녹는 법이요 눈물도 같이 흘리면 위로가 된다!』고 하였거늘 에수께서는 어느 한사람의 눈물의 동정도 받을 길 없이 고난의 길동무도 얻을 길 없이 만인간의 악독한 저주와 설독 속에 죽어가시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 「갈바리아」의 비극이 어찌 2천년전 유태땅에서만 있었던 것인가요. 2천년이 지난 오늘날 극동방 3천리 강토가 바로 그것이요 이시간 이마당이 바로 그대로 「골고타」의 산꼭대기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외다. 인간의 사랑이 오늘과 같이 좁고 좀스럽고 짧고 변하고 썩고 병들고 허무러지는 이때에 예수의 사랑의 잔으로써 시원히 풀어줄 자가 새로 나오는 여러분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주시기를 바랍니다.
吳基先 神父(大田 大興本堂 主任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