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화가이고 건축가인 지오토(GIOTO DIBONDONE 1266?-1337)는 「피랜체」 「아씨시」 「로마」 「라두바」 등 여러 곳에서 빛을 남긴 이탈리아 「르네쌍스」의 선구자이며,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등의 시 문학과 맞서는 「로네쌍스」 미술의 개척자이다. 그는 생명감과 현실감이 넘치는 독자적 화풍을 이룩하였다.
종래의 어색하고 딱딱한 느낌을 주던 인물은 그에 이르러 비로소 인간적 감정괴동작을 가지고 조소적으로 표현되었고 배후의 풍경이나 건축물도 명료한 현실적 공간을 차지하게 되었다. 지오토가 그리는 성서 「스토리」나 성인 전기는 단순한 상징이나 도식이 아니고 대기(大氣)가 있는 넓은 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인간의 사건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내용이 갖는 종교적 위엄을 조금도 손상함이 없이 당당한 양식을 창조하였다.
그려진 인물의 표정이나 동작에는 슬픔과 기쁨의 감정이 드러나 보이며 그 육체에서는 따뜻한 피가 흐르고 신선한 호흡이 깃들어있다. 지오토는 모든 것을 그 자연스러움을 손상하지 않고 그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에서 최초로 자연과 생명이 가치 있는 것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어떤 것을 그린다고 하는 단순한 내용의 설명이 아니고 작품으로 아름답고 짜임새 있는 것 즉 예술 작품으로서의 효과와 가치에 중점을 두었다.
『놀리 메 딴제레』(나를 붙잡지 말라)는 지오토가 엔리코 스크로베니의 초청으로 「파두바」에 가 「산 안토니오」성당의 「아레나」 부속 소성당 (일명 「스크로베니」 소성당)의 벽면에 그린 「프레스코」 벽화(1305-1307) 「그리스도의 생애」 중의 한 장면이다. 「피에타」 「예수승천」 사이에 그려져 있는 이 작품은 요왕 20장 1절에서 18절까지에 기록된 바 그리스도의 부활 후 첫 발현 곧 사랑하시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발현하신 엄숙한 장면이다.
지오토는 이 최초의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으로서 부활의 그리스도와 순명의 막달레나를 「클로즈업」 시키고 있다. 『예수 저에게 이르시되 「마리아야」 하시니 저 돌아보고 예수께 이르되 「라브니여」하니 (이는 스승이라 말이니라) 예수 이르시되 「나를 붙잡지 말라 나 아직 내 성부께로 올라가지 아니하니 오직 내 제형들에게 이르되…」』 우리는 여기에서 최초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대면할 수 있었고 또 대화를 가질 수 있었던 영광을 택함받은 막달레나가 『마리아야』하신 그리스도의 단 한마디 선언으로 『라보니여』 기뻐 외치며 오 주께 그만 달려가 매달리려는 막달레나의 감격과 경이에 찬 표정을 본다. 그러자 『나를 붙잡지 말라』 다시 선언하시는 그리스도의 위풍당당한 자세. 이런 초자연의 대화에는 아랑곳 없이 지치고 잠든 병사들(이들은 곧 인간을 상징함이라) 그리고 이 역사적 사건으로 승리의 기념비를 세우려는듯, 미소짓는 천신들(여기서는 옷자락만 보임). 지오토는 두 손 벌린채 언제까지나 오 주를 바라고 있는 「피라밋」보다 육중한 현실감과 생명감으로 막달레나를 승화시키고 있다.
解說 劉槿俊(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