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이 사라졌다
12월 24일 저녁 「노에호」속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읍니다. 다른 날 저녁 같으면 해가 지자마자 까마귀 비둘기 그리고 모든 새들은 머리를 날개 속에 묻고 얌전하게 잡니다.
네 발을 가진 크고 작은 동물들 코끼리 기린 약대 소 당나귀 말 개 고양이가 서로 끼어 비비대며 눈을 감은 것이었읍니다.
그러나 오늘 밤만은 아무도 잘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웬일일까요? 그들은 다섯군데나 빈자리를 발견하지 않았겠읍니까. 저기 기린과 코끼리 사이에 있는 야대의 울이 비어있질 않습니까.
암소는 황소를 찾느라고 야단입니다 암당나귀도 공연히 숫당나귀를 부르고 있읍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까마귀가 배의 삼층을 두루 다녀보았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하였고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하였읍니다. 비둘기도 큰 식당 이쪽에 있는 어두운 방의 이구석 저구석을 샅샅이 찾아보았으나 아무런 흔적도 없었읍니다. 오늘밤 「노에」호는 잘 수가 없읍니다.
■ 「노에」호는 움직인다
『모두들 빨리 서두릅시다. 우리의 잃어버린 형제들을 찾으러갑시다. 배의 모든 등불을 켜십시요. 비둘기와 까마위는 정찰을 위해 기둥 이쪽 끝에서 부터 저쪽 끝까지 날아다시니요. 우리 개들은 발자취 냄새를 맡기 위해 선두에 서겠읍니다. 자 다들 준비! 앞으로 갓!』
모든 동물들은 질서 있게 두줄로 서서 배로부터 출발했읍니다. 개를 선두로 모든 동물들은 코를 땅에 박고 오락실을 지나 당구대 밑으로 들어갔읍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읍니다. 열려 있는 문을 통해 모든 동물들은 객실로 들어갔읍니다. 객실은 「비로드」천으로 된 「커텐」으로 어마어마했읍니다. 장의자 안락의자 피아노 뒤를 주의깊게 찾아보았읍니다. 여전히 아무것도 없읍니다.
『용기를 내라! 저기 반짝이는 것이 있다』
앞에 날라가던 비둘기가 외쳤읍니다.
무엇인가 반짝이는 그 한점을 향하여 모든 동물들은 희망에 가득 차 나아갑니다.
■ 별을 따라서
『만세! 만세! 저쪽 그림자 속에 긴 다리와 기다란 목이 보이잖아? 그건 약대야. 그런데 약대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굴까? 저 붉은 만또와 금빛 두건을 봐. 어디를 가는 걸까? 따라가자 출발. 하나, 둘』 행렬의 앞장을 선 개가 소리질렀읍니다.
『오! 오! 악대님들 어디를 가는거요?』 세 악대는 놀라서 걸음을 멈추었읍니다.
『여러분들은 오늘이 성탄이라는 걸 잊어버렸오? 우리는 오늘밤 할일이 있오. 우리는 구유에까지 세 박사들을 모셔다 드려야 하오』
『당신들은 혹시 소와 당나귀를 못보았오?』
『우리를 따라 오시오』
객실 양탄자 위를 동물들은 한쪽 구석에서 반짝이는 작은 빛을 따라 조용히 앞으로 나아갔읍니다.
드디어 그들은 가까이 왔읍니다. 마분지로 만든 바위에 은으로 된 별이 빛나고 있었읍니다. 찦풀 속 작은 침대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님은 미소를 띠우고 있었읍니다.
소와 당나귀는 「아기 예수」님 편으로 몸을 기울여 입김으로 「아기 예수」를 따뜻이 녹여 주고 있었읍니다. 「노에」호는 길을 멈추었읍니다. 모든 동물들은 황홀해 졌읍니다.
■ 「가나다」 시골 성탄 밤미사
그처럼 오래동안 기다리던 성탄밤은 오고야 말았읍니다.
이 밤은 다른 날 밤과 같지 않습니다. 낙원을 느끼게 합니다. 아이들은 바보처럼 울지 않습니다. 물론 싸우지도 않습니다.
어린이들은 너무나 행복합니다. 그들은 머리와 마음 속에는 아름다운 것으로만 가득 차있읍니다 그들은 이날 밤을 아주 멋있게 보내지 않으면 안될줄 압니다.
그들은 밤미사에 참례하러 갑니다. 성탄 저녁은 졸리는 어린이들의 작은 눈에는 퍽 긴 것 같습니다.
드디어 떠날 시간이 가까와왔읍니다. 모두들 툭툭하게 차려입고 나섰읍니다. 대문 앞에 썰매가 기다리고 있읍니다. 어머니와 아이들은 썰매 안쪽 담요 속에 몸을 깊숙히 묻었읍니다. 징글벨! 징글벨! 즐거운 방울소리 깊은 말발궆소리 눈위를 썰매는 미끄러집니다.
때때로 바람에 실려 오는 은은한 성당 종소리가 들립니다. 마침내 썰매는 멎었읍니다. 다른 많은 썰매 옆에 나란히 섰읍니다. 모든 이가 미사에 왔읍니다. 서로 인사를 합니다.
예쁘게 꾸며진 성당은 어느새 꽉 찼읍니다 미사가 시작됩니다. 음악은 어느 주일보다도 훨씬 아름답습니다 성가도 즐겁고 환희에 넘칩니다. 향로의 가벼운 구름이 제대 위에 떠오릅니다 모두 기구하고 있읍니다 오늘만은 이 한밤중에 저마다 마음 속에 예수 아기를 모실 수 있읍니다.
마시에 온 신자들이 성모님과 성 「요셉」이 그들의 작은 「예수」를 조배하고 있는 구유 앞에 나아갑니다. 다시 한번 마지막 기도가 영해 아기에게 올라갑니다. 무리들은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썰매는 하나씩 흩어져 「파이」와 「버터」로 올린 음식 마른 과자 등 잔뜩 쌓인 식탁이 있는 따뜻한 집으로 달려갑니다.
신상조 신부님 옮김
김인숙 선생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