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角(시각)] 학생들의 여름 奉仕(봉사)
農漁村의 要請은 무엇인가?
「흙」 開發에 큰 關心
理想보다 技術·協同에 成果있어야
敎會는 人間生活을 指導한다
발행일1963-07-21 [제384호, 1면]
농·오촌에 보내는 국민적 관심은 어느 때보다 드높다. 이런 때에 주로 대학생들로 구성된 「농어촌봉사반」들이 현지에 파견되고 있다. 대체로 약 50일간의 여름방학을 누리고 있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의 농촌봉사를 자원하고 있는 것이다.
남녀대학생들이 이같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제법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헌데 이런 좋은 일에도 어떤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일이 뒤따르는 것인가 한다. 우선 작년도의 그것만이라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일이다. 가령 식량사정이 절박한 농촌실정을 생각하지 않고 눈치없는 과분한 대접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올해같은 흉년에 있어서랴 하는 생각이다. 식량은 더 말할 것 없고 필요한 물품을 다가지고 가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 농어촌에 조금이라도 피해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남녀혼성「팀」인 경우 책임자의 엄중한 규칙령이 서야하고 각자 접촉하는데 있어서 성인(成人)으로서의 엄중한 제한을 가져야 한다. 작년에는 심지어 그런 봉사단이면 제발 오지 말아달라는 소리도 있었다.
이 점은 농촌측의 아량을 구하려 하지 말고 봉사한다는 큰 목표와 그 정신에 투철(透徹)했어야 할 일이다.
농촌조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집집을 방문한 것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가족계획」 실행상황을 조사한다면서 상스런 말을 지꺼려 봉사단 전원이 동내 어른들로부터 축출당한 사례도 있었다. 도대체 농촌을 계몽(啓蒙)한다는 식의 사고(思考)를 버려야 한다. 그것은 이미 낡은 생각인 것이다. 상록수(常綠樹)의 주인공들이 일하던 시대는 한도(道)의 대학생 수효를 손꼽을 때였던 것이다.
그 때문에 농촌계몽이란 말마디조차 대학생들이 표방하기는 지나친 것이다. 농촌을 지도한다는 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학생들이 농촌을 정신적으로 지도할만한 인격을 저마다 가졌을리 없고 또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없다.
가톨릭대학생만으로 농촌봉사반을 구성한 경우 여러모로 뜻깊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회를 얻어서 규칙적이요 신심(信心)을 여행(勵行)하는 시간을 넣어서 신심생활을 겸할수도 있는 것이다. 신심은 결코 이론이 아니다. 따라서 그것을 교리시간만 가지고 만족히 배울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시네를 단련하는데 체육교본을 외워야되는 일이 아닌거와 전혀 같은 것이다. 가톨릭대학생들의 노력(努力)봉사는 세계적으로 성행되고 있는바다. 가톨릭 대학생들이 국제적으로 회합하는 장소에서도 관광(觀光) 「스케줄」처럼 「워크·캠프」를 하고 있다.
노력을 제공한다는 노동의 가치(價値) 그것 이상으로 평소 학원 안에서 최고지성의 환경을 누리고 있는 그들이 몸에 땀을 흘리면서 그 값을 찾아보는 귀중한 체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이다. 노동에는 달리 구실같은 것이 필요치 않다. 오직 실천궁행이 있을 뿐이다. 그 효과를 얻기에는 사전 간단한 기술훈련을 받았으면 한다.
농촌의 개발 개간 및 농촌·사업의 부흥은 그들 농민들의 신자생활과 병행하여 교회는 중대한 관심을 보내고 있다. 농촌생활의 경제적 향상에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걷고 있는 곳도 있다. 교회가 농촌에 우뚝 솟은 건물만 지기고 있어서는 참으로 그곳이 「천주의 집」인 것을 쉽게 인식시킬 수 없게 되었다. 농민들이 서로 협동할 길을 열어주고 적극적으로 산업개발에도 손을 써준다는 것은 이것은 오늘의 교회가 요청하고 있는 일인 것이다. 만일 이러한 교회의 새로운 방침이 필요했다면 이땅에서만큼 절실한 곳은 없다고 하겠다. 신용조합같은 규모의 협동체가 있어서 농촌의 가장 어려운 때를 도와주고 발달된 농업개량의 길을 터준다면 이 또한 가장 긴밀한 생활을 통해 가톨릭과 접촉할 수 있는 전교의 길이 될 것은 더 말할 것 없다. 오늘 우리의 농촌은 쉽게할 수 없는 어렵고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이 일조일석에 해결될 수 없으며 정부나 정치단체 등이 구호삼아 부르는 무슨 「슬로간」같은 것으로 문제의 해결을 볼 수는 없다. 요컨대 실질적인 농촌진흥의 길이 개척되어야만 한다. 몇군대 가톨릭 농업경제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듣고 있다. 그런데서 실적을 올려준다면 한 「모델」로서 큰 자극을 줄 수 있을 줄 안다.
가톨릭 대학생들이 농촌봉사에 솔선해서 나서고 있는 것은 장한 일이다. 여름을 즐길만한 일은 얼마든지 있겠는데 휴가를 반납하는거와 같은 노력 제공을 자원하고 있는 것은 어떤 의미로서는 우리의 한 시대적 요구에 응하는 숭고한 봉사정신의 발로라고 하겠다. 사실 대학생 농촌봉사단에 대한 얼마간의 잡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본 목적으로 보아 지업적인 일들은 서정되면서 끊어지지 않는 거룩한 전통이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