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어서 「크리스마스」라는 어휘는 벌써 보편화 되었지만 정말 크리스마스가 주는 참뜻과 이에 호응하는 가정적 주위 단장이 전연 미급상태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니다.
가정이 교회라는 큰 공동체의 세포라는 것 요람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교회와 같이 호흡을 하게끔 가정에서부터 성탄절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읍니다.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큰 아들딸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 위해 예수 아기 누우실 구유를 만드는 사랑스러운 시간을 갖다는 것은 아름다운 정경이 아닐 수 없읍니다.
구유는 형편 되는대로 훌륭하게도 할 수 있고 혹은 간단하게도 할 수 있읍니다. 장작 같은데 아직 붙어 있는 고목나무 껍질로 만들면 퍽 자연스럽니다. 마는 짚으로 엮어서 만들어도 여간 보기 좋은 것이 아닙니다.
바닥 한구석에 궤짝 같은 것으로 층이 있는 산언덕을 만들고 그 위에 수박색 내지 푸른 및에 가까운 국방색의 보를 폅니다.
그위에는 들 나무껍질 솔잎 기타 사철나무의 작은가지 등을 깔아서 자연스러운 언덕을 만들 것입니다. 언덕 위에는 이미 주비해 놓은 외양간을 세우고 외양간 안에는 짚을 썰어서 폅니다.
다음에는 뒷벽과 언덕 사이에 소나무 가지 몇개를 꽃고 은종이로 별 은줄 등을 만들어 달지요. 은종이는 지물포에서도 살 수 있지만 담배곽이나 기타 물건포장에서 나오는 것을 그때 그때마다 어머니가 성탄을 위해 모아두면 그 모아두는 아름다운 마음씨까지 성탄을 꾸미는 것이 되지 않겠읍니까?
크고 훌륭한 성탄나무를 세우고 많은 빛나는 장식을 다는 것도 좋겠지만 애림녹화운동이 고조되고 있는 한국에 있어서 모든 집에서 그렇게 훌륭한 나무를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줄로 여겨지기에 구유 뒤에 꽂은 몇개의 소나무가지로 성탄나무를 대신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다음에 문제되는 것은 구유에 누일 예수 아기와 성모 마리아 성요셉 소 혹은 양 기타 천신 등이지요. 이것들은 필경 사야되겠지만 그러나 형편이 되지 않으면 돈 들이지 않고서도 예쁘게 할 수 있읍니다.
잡지나 혹 「카드」 같은데서 이런 그림을 골라 두꺼운 종이에 붙인 후 오려서 세울 수 있게끔 위에 받침을 붙여서 외양간에 둘여노을 수도 있고 혹은 손재주 있는 아버지 오빠 언니께서 비누 같은 것으로 얼굴을 조각한 후 그것을 나무나 그와 비슷한 철사 같은데 궤어서 그 위에 옷을 입혀도 되지요. 옷은 반드시 서양옷이 아니라도 되지않을까요. 한번 색다르게 한국옷 한국두루마기와 갓등을 이용해 보시면 어떨지?
언덕 위 적당한 곳에는 적은 초를 군데군데 놓고 화분이 있으면 그것도 언덕 밑바닥에 놓으면 더 보기 좋을 것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 성탄 노래를 부를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전기를 끄고 구유앞 촛불에만 불을 켜도록 합시다. 방이 적당치 않아 이렇게 거창하게 장치할 수 없으면 벽의 3분지 1쯤 되는 위치에 선반을 대고 간단하게 꾸밀수도 있읍니다.
구유를 장치하지 아니하는 모든 다른 방에도 성탄 기분이 나게끔 간단하게 나마 꾸밉시다. 20-25「센치」가량의 작은 소나무가지에 붉은 리봉을 매고 그것을 붉은 초와 함께 책상 위에나 창문턱에 놓는 것 혹은 그것을 압진으로 벽에 꽂는 것 혹은 나무껍질로 납작하게 화분을 만들어 거기에 소나무의 작은 가지를 보기좋게 꽂은 후 은줄 약간과 은별 몇개를 달아 놓는 것 「카드」나 잡지 등에 있는 천신 그림 및 종이 그림을 오려서 유리문에 붙이는 것 혹은 그것을 두꺼운 종이에 오려 붙여서 뒤에 받침을 한 후 책상 위에 세우는 것 등 얼마든지 있읍니다.
(대구 분도수녀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