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대천신이 성모 마리아께 나타나 구세주의 강생을 예고하면서 말하기를 『너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부르라』(누까1 ,31)고 하였읍니다. 이와같이 예수님의 이름은 사람이 지어 분 것이 아니라 천주께서 직접 붙여주신 것이기 때문에 먼저 이 세상에서 시간과 공간을 통하여 존재하는 이름들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아니할 수 없읍니다. 그 뿐 아니라 그 이름이 어떠한 세속적인 관직이 아니라 그의 전체를 희생시켜 전인류를 죄악에서 구원해 주실 구세주를 뜻하는 것인즉 더욱 그러합니다. 예수께서는 또한 이러한 이름만을 천주께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천주로서 성 바오로의 말과 같이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천주로서 『종의 형제를 취하사 사람과 같은 자 되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낮추시면서… 죽기까지 순명하셨으며 더구나 십자가상에 죽기까지 순명하신』 분이십니다.
그리하여 바오로 종도는 이어 말하기를 『천주 저를 높이시며 모든 이름 위에 초월한 이름을 저에게 주사 천상과 지상과 지하의 모든 이로 하여금 예수의 성명 앞에 다 무릎을 꿇게 하시며 또한 모든 혀로 하여금 성부이신 천주의 영광을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 참 주(主)이심을 고백하게 하였나니라』(필립시 2,9)고 하였읍니다.
우리 문답에서는 말하기를 『예수라 함은 구세주란 뜻이요 그리스도라 함은 성유로 축성된 임금과 대제관이란 뜻이라』고 적혀있읍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먼저 말씀드린 대로 천주께서 가브리엘 천신을 통하여 주신 것으로서 성모 마리아께서 나으실 분은 천주의 약속하신바 세세대대에 전 인류에게로부터 「높은 자」 「극존하신 자」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란 말은 희랍 말의 KHRISTOS에서 온 것으로서 「기름을 받은 왕」 또는 「기름으로 축성된 사람」을 가리키며 성서에서 많이 쓰이던 말입니다. 그리고 가브리엘 천신이 마리아께 예고하여 『상주(常主) 천주 그 조상 다위의 어좌를 저에게 주사써 영원히 야곱의 집에 왕하게 하실 것이며 그 나라는 마침이 없으리이다.』(누가 1,33)고 하였으니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이 비라도 앞에서 『나는 왕이라』고 고백하신 대로 특히 영신세계를 다스리시는 왕이시며, 그의 이름은 이 세상에 잠간 타나났다가 영원히 꺼져 버리는 어느 하루살이 왕에게 비교할 수 없을만큼 훌륭한 분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이름은 없는 가운데서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주재(主재)하시며 그가 순간적이라도 손을 떼면 온 세상이 무(無)로 돌아갈 만큼 영향력을 가지고 계신 전능하신 분의 이름이요 다른 왕들의 이름은 모두가 일시적이며 멸망할 사람들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미사 초입경에서 우리는 바오로 종도의 말을 빌려서 『예수의 이름에는 천상 천하와 지하에 있는 모든 이가 무릎을 꿇고 모든 혀가 주 예수 그리스도 천주 성부의 영광 중에 계심을 증명할지어다』라고 읖고 있읍니다.
우리는 영세를 하면서부터 이렇게 훌륭하신 이름을 가지신 예수 그리스도 왕국의 백성들이 되었읍니다. 그리고 우리의 형제이시며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렇게 어머어마한 이름을 마음대로 부르고 있지 않읍니까. 이렇게 우리는 그다지도 훌륭한 이름을 맘껏 찬미할 수도 있으며 그 반대로 모욕할 수도 있읍니다.
우리는 모두가 그의 이름에 최대의 찬미와 영광을 드려야 되겠읍니다. 또한 우리느 모든 것을 초월하여 그의 이름에 존경과 사랑을 드리며 모든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전파해야 되겟읍니다. 이 세상의 왕들이나 권력가들은 백성들을 탄압하고 착취하기도 하지만 예수께서는 모든 것을 -그의 생명까지라도- 우리를 위하여 바치시며 우리가 뉘우치기만 하면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시는 너그러우신 왕이십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우리는 예수님의 거룩하고 위대한 이름을 부를 때다마 최대의 찬미를 마음에서 부터 드리며, 그의 이름을 우리가 살고있는 주위에 전파하고 함부로 부르며 더럽히는 일을 삼가야 되겠읍니다. 아멘.
姜大亨 神父(聖神中高等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