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再善(최재선) 主敎(주교) 敎書(교서) 全文(전문) (下)
성모님·美國民께 감사드려야
자나깨나 묵주신공으로 報答
발행일1963-08-11 [제386호, 2면]
【承前】 특은을 받았다고 자만자족하거나 특은을 자랑삼거나 조심없이 감사의 뜻을 소홀히 한다면 일조일석에 적수공권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성경 말씀대로 우리도 『우리 할 일을 했을 뿐이면 이제는 소용 없는 종들이로소이다. (누가 17.10)하며 겸손해야 하겠읍니다. 자녀로서 천상 어머님께 기구해야 할 우리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니 무슨 공로라도 세운듯이 자랑할 것이 무엇입니까? 천주의 모친되심을 알려주신 갑열천사 앞에서 동정마리아는 「주의 종이라」 부르시며 당신을 낮추셨읍니다.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이신 교황은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어른이시로되 언제나 「천주의 종들의 종이라」 부르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특은을 받았다고 우쭐해질 것이 아니라 더욱 겸손되이 은혜를 내리신 성모님께 감사드리고 이런 거액의 모금을 가능케 해주신 소신부님께 감사다ㅡ리며 푼푼이 보내주신 미국민에게 감사드려야겠읍니다.
이런 특은을 받기 위해서는 본주교의 힘도 아무 것도 아니었읍니다. 그저 우리 모두다 성모님께 달라들어 매괴신공을 바쳐보자는 제안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제안이 효과적으로 실천될 수 있었던 것도 천주님의 은혜와 교황님의 은혜로써 주교라는 직책에 임명되었던 까닭일진대 이 특은은 온전히 천주님과 교회의 자비로써 이루어진 것입니다. 구태어 본 주교의 힘이 있었다고하면 본 주교도 8만교우 여러분과 함께 묵주신공을 바쳤으니 8만군의 1에 해당하는 힘 뿐이었읍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같이 겸손되이 성모님께 감사드려야 하겠읍니다.
교구 설정 이후 6년 동안 계속해서 기구와 희생을 바치신 여러분에게 본 주교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주교도 그동안 적지 않은 고통을 당하였읍니다. 무능무력한 몸으로서 교구책임을 맡고보니 사제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당하는 심적 고통과 타격이 한 두 가지만이 아니었읍니다. 그러나 남에게 십자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당사자에게는 미안하기 짝이 없으되 본주교 일신상에는 오히려 앞날의 성공을 위한 고마운 채찍이었으며 인간완성의 시련이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같은 사랑의 채찍은 계속되리라 각오하며 오히려 이런 사랑의 채찍으로 부족한 본주교의 인간성을 단련시켜 주십사하고 성모님께 기구드립니다. 다만 남에게 너무 큰 십자가가 되지 않도록 성모께 바랄 뿐입니다. 성모여 감사하나이다. 본주교의 잘못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부족한 열심도 자비로히 굽어보사 한 많은 특은을 허락하시니 성모여 네게 감사드리나이다.
이같은 특은을 받고있는 우리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구해야 하겠읍니다. 더욱 열심히 더욱 많이 더욱 겸손되이 성모께 달라들어야 하겠읍니다. 더욱 자주 묵주신공을 드려야 하겠읍니다. 은혜를 받았다고 이것을 자랑삼아 감사를 소홀히 하거나 은혜를 낭비함으로써 더 요긴한 은혜의 길을 막을까 조심해야 하겠읍니다. 성경에 기록되기를 』원수인 마귀는 마치 우는 사자와 같이 잡아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닌다』(베두루 전서 5.8) 하였으니 언제나 우리는 유감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있어야 하며 더욱 열심히 기구하며 겸손되이 감사드려야 하겠읍니다. 백수십만의 부산시민과 3백여 만의 경남 도민을 상대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한다는 우리의 사명을 생각해보면 그 할 일은 태산같으나 우리의 힘은 너무나 부족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공로는 무한하며 성모님의 보호는 온 세상을 능히 구속하실만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구속은혜와 성모님의 기적적 도우심은 일정한 조건하에서만 허락된다는 것을 위에서 다시 한 번 체험하였읍니다. 따라서 동일한 조건하에 동일한 성모님의 도우심이 계속되지 않을 수 없읍니다. 그러니 우리는 변함 없이 성모님께 달라들어 더욱 열심히 더욱 많은 묵주신공을 바쳐야 하겠읍니다.
특히 금년에는 한국역사상 보기 드문 흉년에 재난이 이중삼중으로 겹쳐 민족적 시련을 당하고 있읍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열심히 기구하고 부지런히 일한다면 성모님의 인자가 가만이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문답에도 기도는 간단 없이 할 것이로되 특별히 유감당할 때와 환난당할 때에 하라 하였으니 계속 겸손되이 받은 은혜를 사례하며 새 은혜를 청해야 하겠읍니다.
8만 교우 여러분 신부님들과 수녀님들과 함께 묵주신공으로 성모께 호소하십시다. 묵주신공은 성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신공입니다. 불란서 「루르드」의 성모, 벨기 「바뉴」의 성모, 포도아 「파띠마」의 성모 언제나 어디서나 손에 묵주를 들으시고 나타나셨읍니다. 성모님께 열심한 묵주신공을 바치면서 각자 처지에 맞는 희생을 바치신다면 오늘 발표한 특은같은 것을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더 크게 더 많이 발표할 수 있을 것을 성모님이 보증해 주실 것입니다. 묵주를 손에 들고 성모께 새로운 은혜를 청하며 우리들의 은인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기구하십시다. 우리는 묵주를 손에 들고 일어나고 묵주를 몸에 지니고 일하고 묵주를 손에 들고 눈을 감아야 하겠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