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갈릴레아」 해변으로 다니시다가 베드루라 부르는 시몬과 그 형 안드레아 형제 두 사람이 바다에서 그물질함을 보시니(어부리라). 저들에게 가라사대 「나를 따르라. 너희로 하여금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신대 저들이 즉시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르니라.』(마테오 4장 18절-20절)
시초부터 가난하고 우몽하고 절박한 사람들과 거처를 함께하신 오 주 예수께서는 역시 저들 가운데서 자기를 따라 세상 끝까지 성교도리를 전할 종도들을 간택하시었다. 예수께서 손수 불러 모으신 12종도 중 최초로 택함을 받은 특별한 사람들이 곧 예수께서 「갈릴레아」 해변에로 다니시다가 만난 어부들 베드루와 안드레아 형제이다.
예수 가라사대 『나를 따르라. 내가 너희로 하여금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저들이 즉시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르니라』
이탈리아의 화가 두치오는 이 최초의 종도 간택의 사실을 간결하게 그러나 생생하게 되살려 준다. 작가는 여기서 왼편 위로부터 오른편 아래로 내려흐르는 몇 개의 간단한 「리듬」으로 교묘히, 화면을 통일시켜 부르는 스승의 절대적인 위엄과 스승께로 무조건 이끌리는 _박한 어부들의 놀란 모습을 잘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두치오(DUCCIO DI BUONINSEGNA 1260?-1319)는 초기 「르네쌍스」의 「시에나」 화파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화가이다. 그는 「비잰틴」의 전통을 준수하는 한편 중세적인 딱딱한 느낌에서 벗어나려는 새 시대에의 부드러움을 즉 삼차원적인 공간의식을 지니고 있었으며 섬세한 선과 우아한 색채 속에서 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였다.
성모상을 주로 그린 두치오의 대표작은 「시에나」 대성당의 제단화인 「마에스타」(1308-1311)이며, 「종도들을 부르심」(1308)은 이 대 제단화의 후면에 그려진 「그리스도의 생애」 중의 한 장면이다. 여기서 우리는 중세 이래의 도해같은 어색한 초상화법을 떠나, 다채롭고 눈부신 색채와 금을 마음대로 써서 장대한 홤녀을 엮어나가는 두치오의 천재적 재능을 본다. 그는 인간의 형체를 주어진 객관적 사실로서 재현하거나, 자연의 외적 사실을 그대로 묘사하려 하지 않았다.
갸름한 판에 박은듯한 마리아의 얼굴과 전례대로 붉은 겉옷을 두른 막달레나를 즐겨 그렸고 선과 색을 평면적으로 잘 조화시켰다. 그의 노련한 기교와 화면이 지닌 장식성과 일관성 있는 중세적 향취 때문에 「마에스타」가 완성되어 성당으로 옮겨질 때 「시에나」의 시민들은 『시에나의 마술사』라 외치면서 그를 환영했다.
하늘과 땅이 마주닿고 땅과 바다가 마주친 화면에서 우리는 예수와 베드루가 초자연과 자연이 서로 손잡으려 하는 장엄한 순간을, 성소와 순명의 표양을 본다. 그리고 권위에 찬 그리스도의 손과 놀라움을 드러낸 베드루의 치켜든 손가짐 사이에 있는 공간의 오묘함, 이 오묘함은 금빛 하늘과 장식적인 산 그리고 통나무 배와 팽팽하게 늘어난 그물과 어울려 화면을 더욱 신비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