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일본의 정치인 실업인 혹은 체육계 인사들의 방한(訪韓)이 잦고 일본 노래가 범람하는가 하면 일본서적 또는 번역물이 홍수처럼 쏟아지더니 요즘은 「창가학회」(創價學會)라는 이름의 일본산 종교단체가 전국에 만연되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한일회담을 덮어놓고 저자세(低姿勢)라고 꼬집고 일본것이라면 무엇이나 나쁜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일본 천황과 황실을 숭상하고 소위 동방요배(東方遙拜)를 하는가 하면 「공명정치연맹」(公明政治聯盟)이란 원내교섭단체까지 가지고 현재 일본의 제3땅으로 등장한 「창가학회」는 확실히 종교적 또는 정치적으로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하나의 사회적 풍조로서 가볍게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때 박장노교니 통일교니 해서 이것이 정교(正敎)냐 사교(邪敎)냐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었으나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지만, 이 「창가학회」가 일본승려 「니찌렌」(日蓮)을 종불(宗佛)로 받드는 「니찌렌슈(日蓮宗)」의 한 분파이며 따라서 불교의 엄연한 분파라면 신교(信敎)의 자유가 헌법으로 허락되어 있는 어떤 나라든지 이것을 사교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어떠한 방법으로서도 그 교리 전파나 포교활동을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행히 정부가 위촉한 종교심의위(宗敎審議委)에서 반민족 반국가적 종교로 규정하고 그 포교를 정부에서 금지키로 결정했다지만 이것 역시 아무런 법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다만 정치적 혹은 종교적 침략성이 있는 단체 - 종교단체가 아니라 -니까 포교를 금지한다는 것 뿐이다.
일본에는 현재 이 학회 회원(신도?)이 1천만명에 달하고 출판, 기부 등으로 방대한 재원(財源)을 갖고 해외로도 더욱 확장되어 가는 현실에 놓여있는 이 「창가학회」가 앞으로 과연 우리나라에서 근절될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하나의 종교 단체로서 그 세력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냐 하는 것은 두고보아야 하겠지만 불교사상과 일본의 국수주의(國粹主義)를 바탕으로 강력한 조직과 행동으로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침투해 들어온다면 사실상 이것을 막을 길이 없다고 보아서 속단이 아닐 것 같다. 3년 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이미 만여명의 신도를 가지고 있다고 전하는 「창가학회」를 다만 「반국가 · 반민족적 종교」로서 규정하고 그 포교(布敎)를 금지함으로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근절책(根絶策)을 강구해야 할 줄 안다.
尹炳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