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8월 1일, 비오 12세는 이민(移民)에 관한 교황회칙(回勅) 「엑술 파일리아」를 반포했다. 이 교황회칙은 자연법(自然法)과 현대의 긴급한 이민사업이 서로 어떠한 관련성을 가졌다는 것을 밝히고 교회가 이민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한다는 것을 교시해 준 것이다.

그 중요내용을 추려본다. 비오 12세는 이 회칙에서 특별히 근년에 와서 교회는 이 문제 및 그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온 실적을 들었다. 격심한 인구증가, 정치적 혼란 및 인구이동의 장애 등 많은 자연법에 모순된 장애를 극복하는 일에 교회는 적극적인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관계의 자연법을 비오 12세는 이렇게 해석했다. 자연법은 인간에게 이주(移住)의 권리를 주고 있다.

국가는 마땅히 이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이 권리의 근거는 지구(地球)란 것이 그 본성질(本性質)에 있어서 한 인류를 위한 주거(住居)이라는데 있다.

따라서 이 이주의 권리는 가정 및 국가의 복지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권리인 것이다.

우리가 거주하는 땅 위를 살펴보면 광대한 황무지나 사막과 같이 쓸모가 없는데로 많지만 그러나 주거의 장소로 적당한 곳을 무한히 남겨두고 있으면서 아직도 사람이 발길이 닫지 않고 있다. 그런 곳은 내버려진 상태인 것이다.

그런 곳에 이민사업이 활발히 일으켜져 땅을 개척하고 좋은 주거지를 얻는다면 그런 일이 가족 및 인류를 위한 복리가 안될 수 없다. 레오 13세는 『생활이 장소를 획득할 가족이 권리는 항상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었다. 이민은 다시 말하면 지구의 표면(表面)에다가 인류를 공평히 배분(配分)하는 일을 실현하는 일이다. 과거의 경험은 이민사업이 크게 성공했음을 보려준다. 이렇게 이민의 목적이 거두어지고 땅이 잘 개척된다는 것은 곧 모든 인류를 위해 창조된 지구의 본모습을 찾는 길이다.

비오 12세는 이민에 당해, 관계국가들이 이해(理解)와 선의(善意)로 잘 협동해간다면 그로조차 오는 이익은 이민국과 이민을 받아들이는 구가들까지도 가족과 같이 얻어 입게된다고 했다. 가족들이 새 땅을 얻게되고 그곳을 살아갈 고향으로 삼는다면 인구문제는 완화될 것이며 이민수입국(受入國)으로서는 이민정신으로 들어온 근면한 사람들에 의해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이러한 국가간의 협력은 새로운 우정을 장만할 것이며 그로조차 인류에 기여해갈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보다 나은 생활을 장만해 줄 수 있는 이민을 만일 방해하거나 또는 장애를 만들어 놓는다는 것은 이는 부자연(不自然)한 조처로서 자연에 반(反)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곧 천주께서 지구의 물(物)을 창조할 즈음에 마련한 계획을 어기는 행위인 것이다. 천주께서는 모든 사람이 이 물(物)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의도(意圖)했었다. 그 물(物)은 인간에 있어서는 생활상 당연히 필요로 하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수효는 불어나야 하며 마침내 땅에 차서 땅을 다 차지하고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비오 12세는 1945년 성탄 「메시지」 가운데서 국가전체주의를 배격했던 것을 이 회칙에서도 밝혔는데 그 이유는 전체주의국가는 『이주(移住)의 필요와 권리 및 이민의 욕망에다가 자의(自意)로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법률은 통치자의 일시적인 취미대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항상 가족의 필요와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제정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주 및 이민이라는 자연의권리를 독단적으로 규제(規制)하는 행위에 전체주의 및 제국주의』의 낙인들 찍을만하다고 강혁히 언명했었다.

이 회칙이 나온 그해 성탄 「메시지」(1952년)에서도 비오 12세는 이민의 자연성(自然性)을 가로막는 사회의 완고한 태도를 공격했었다. 현행 이민법(移民法)은 너무나 엄격하여 사실상 이민자들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법의 규제(規制)를 보면 그 동기가 매우 불충분하며 인간의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를 추궁하는 부정(不正)을 범하고 있다고 했다. 인간의 가치를 물질의 노예가 되게하는 법률이나 조직에 강력한 항의를 보낸 자부(慈父)의 소리였었다.

이밖에도 근대 교황들의 회칙 및 관계발언을 얼마든지 들 수 있다. 가톨릭교회는 이만한 원리하에 이민문제 및 이민사업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협력하고저 한다. 그 근거는 바로 자연법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