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자
이효상(아길로=국회의장)
조재천(바오로=민주당)
김태관(도비아=신부)
최상선(요셉=의사)
▲사회
양승규(베드루=서울大 助敎)
「뉴먼 아소시에이션」에서는 지난 2월 9일 하오2시부터 가톨릭여학생회관 회의실에서 가톨릭출신 국회의원을 초청하여 「가토리시즘」을 어떻게 정책면에 반영시킬 것인가를 논의하는 가담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아길로 이(李孝祥) 국회의장과 바오로 조(曺在千) 의원이 참석하여 국회에서 대립하는 여 ·야라는 입장을 초월하여 같은 신자의 입장에서 가톨릭정치인으로서의 갈길을 찾는데 진지한 열의를 보여주었다. 이 간담회를 방청하기 위하여 가톨릭의 저명인사 50여명이 참석하였고 회의는 화기가 넘치는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날 여 · 야를 대표한 두 정치가가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의 사회환경이 가톨릭 활동에 어떤 구속을 주지 않고 있으니만치 보다 적극적인 사회정책에의 참여가 요구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가톨릭 社會政策 어떻게 反映
宗敎 · 政治 目的은 同一한 것
▲사회=그리스도교적인 사회적책의 이념을 어떻게 구체화 시킬 것입니까?
▲李=우선 일반적인 문제부터 얘기를 시작하겠읍니다. 첫째 종교와 정치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읍니다. 종교는 정치에 간섭할 권리가 없읍니다. 교회가 대통령을 마음대로 뽑을 수 없고 국회의원도 마찬가집니다. 종교가 정치에 간섭했기 때문에 불미스러웠던 일은 과거에 얼마든지 있었읍니다.
그렇지만 정치와 종교의 목적은 다를 수 없읍니다. 종교는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하도록 가르칩니다. 정치도 결국은 이와 같은 목적을 갖고 있읍니다. 국민을 잘 살게 하자는 것이 무엇인가? 착하게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까? 한마디로 천주의 영광을 드러내자는 것이 인류의 목적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좋은 정치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종교의 목적에 정치가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는 하나 하나 다 간섭을 할 필요도 없고 간섭을 받을 수도 없읍니다. 정치가 가야할 길과 종교가 가야할 길은 따로 있을 뿐입니다.
▲사회= 현 정권은 가톨릭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읍니까?
가톨릭 自體發展이 問題
▲李=박정권은 가톨릭을 많이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조금이라도 도와주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질 바는 어느 정권이 가톨릭을 어덯게 이해하느냐는 것보다 가톨릭 자체가 어쩧게 더 빨리 발전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회=정부는 가족계획의 문제를 상당히 활발하게 다루고 있읍니다. 어쩌면 입법조치까지 될 「무드」인 것도 같읍니다. 상당히 관심을 끕니다. 李의장의 복안을 알고 싶습니다.
政府의 家族計劃政策은?
가톨릭 見解 啓蒙이 時急
▲李=가족계획이 문제는 앞으로 염려되는 점이 없지 않읍니다. 우선 당장 해야할 일은 가톨릭의 주장을 널리 계몽하고 또 선전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더 급하고 또 필요한 일입니다. 그것을 못하게 막는 세력은 없읍니다.
그러나 가족계획의 문제에 있어서 또하나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 있읍니다. 그것은 이른바 지식계급일수록 가족계획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부에서 어떻게 하고 있다 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읍니다.
理由 唯物思想에 原因
▲사회=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李=이것은 국민정신이랄까, 국민대중의 각자가 품은 인생관이 유물론적인 경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철학의 빈곤속에 살고 있읍니다. 유물론이냐 반(反)유물론이냐는 문제에 부닥치면 아주 모호한 입장 속에 빠지는 것이 우리 국민입니다. 지식층이라는 대학교수들까지도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는 어서 빨리 가톨릭정신을 그들 속에 실어주어야 합니다.
立法措置 없을런지?
없다고 壯談 못할 事態인듯
▲사회=가족계획에 관한 입법조치는 없겠읍니까?
▲李=없다고는 할 수 없읍니다. 누가 그렇게 단정할 수 있겠읍니까?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런 단계에까지 이르지 않았읍니다. 적어도 국회 안에서는 없읍니다. 국민운동본부에서나 보건사회부에서 국가예산을 써가며 가족계획을 널리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차차 그것이 강화되어 간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163對12로 至難
▲사회=만일 국회안에서 그와같은 문제가 제기된다면?
▲李=국회에서 그런 예산을 안주는 도리밖에는 없읍니다. 그러나 가톨릭출신 국회의원은 12명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이 숫자 가지고는 자신이 없읍니다. 163명대 12명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만일 가족계획 문제가 논의된다면 상당수의 의원들이 가톨릭의 주장에 동조해올 것입니다.
▲金=그들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그런 입장을 취하겠읍니까?
▲李=도덕적 · 양심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그렇게 판단할 것입니다. 적어도 50명 이상은 가족계획을 선듯 찬성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민주공화당의 태도는 어떻습니까?
▲李=대통령 선거 전의 얘기를 하나 하겠읍니다. 공화당에서 선거에 내세울 당면 정책을 세우는데 바로 가족계획에 관한 문제가 나왔읍니다. 나는 그것을 그만두자고 상당한 시간을 역설했읍니다. 그러나 그 말은 다른 사람들은 도무지 알아들질 못했읍니다. 결국은 『만일 그 문제를 당면정책에 내세우면 적어도 1백만표는 깎일 것』이라고 했더니 다름 사람들도 양보를 했읍니다.
家族計劃 없앨 代案은
▲金=교회에서도 한사코 가족계획을 반대하려면 「무슨 대안(代案)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가톨릭계의 기관인 경우 가족수당을 주고 있읍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李=그것이 바로 대안이 될 수는 없읍니다. 진정한 대안은 이런 방법이면 가족계획이 용납된다든가 하는 그런 것입니다.
▲曺=신자 아닌 사람에게 교리가 이렇다고 설명해야 알아듣지 못합니다. 자연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金=일본은 10년전에 산아제한을 법률로 지정하려고 했었읍니다. 그러나 다나까 고다로씨(大審院長)의 극력 반대로 그것은 자의로하도록 완화시켰읍니다. 한데 지금은 어떤 현상이 일어났읍니까? 구직난(求職難)이 아니라 구인란(求人欄)의 현상이 밎어졌읍니다. 산아제한을 이미 실시했었던 서구(西歐)의 나라들도 마찬가지 형편입니다. 노동력을 수입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민족이동이란 말까지 생겨나지 않았읍니까?
敎理上 어긋나지 않는 範圍서
▲사회=曺在千 의원의 견해도 듣고 싶습니다.
▲曺=국회에서 가족계획을 장려하는 입법조치를 한다면 형법상에 명시되어 있는 타태죄를 완화하던가 삭제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읍니다. 가톨릭 신자 가운데서도 가족계획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교리상 어긋난다는 이유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이도 보았읍니다. 교리에 위배되지 않는 선(線)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읍니다.
政策具現에 「브레이크」를
▲李=사실 선진국에서는 인구가 늘지 않는 것을 걱정하고 있읍니다. 문제는 인구가 느는 것을 걱정말고 국가의 경제력을 증진시키는 문제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曺在千=선진국의 경우는 우리에게 아무런 설득력이 없읍니다. 대통령의 연두교서에도 당장 가족계획 문제가 나와있읍니다. 인구증가는 해결해야 할 한국의 당면문제입니다. 그렇다고 가족수당을 준다는 것 쯤으로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우리 정부는 이민(移民)을 보내고 있지만 그까짓 몇백명을 가지고는 안됩니다. 그나마 정부가 강력히 도와준다는 것도 없이 그들은 거의 자비(自費)를 가지고 떠나는 실정입니다. 개간사업도 용이한 것이 못됩니다.
넓은 시야로 보면 李 의장의 말씀도 옳지만 우리는 당장 시급한 문제를 앞에 놓고 있읍니다. 李 의장은 정책수립자들에게 얘기를 해서 가족계획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崔=이민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가 꼭 부라질에만 가야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동남아 지역에도 얼마든지 미개척 지역이 있읍니다. 정부에서 성의만 있다면 그 여지는 많다고 봅니다. 입법부가 행정부에 어떤 영향력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막대한 예산을 들여 피임약을 배포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차라리 그러한 예산을 이민 적극 추진자금으로 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 아니겠읍니까.
移民奬勵費에 轉用했으면
▲李=다소 영향력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曺=이번 추가 갱정예산이 4월에 나올 모양인데 지금가지 효과를 별로 거두지 못한 가족계획 계몽운동보다 이민장려비 같은 것을 새로 설치하든지 보건사회부에 李 의장이 적당한 제안을 할 수 있지 않겠읍니까? 하여간 이 문제는 앞으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勞動政策에 敎會理念을
▲사회=다음에는 요즘 한창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노동분규에 대해서 가톨릭정치인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톨릭에서는 이미 수차에 걸쳐 교황의 회칙으로서 그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입법에 반영시킬 의사는 없읍니까?
▲李=거기에는 여러가지 난관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정치란 그리 간단하게 요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여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내가 알기에 국회의원 안에 가톨릭 출신은 12명 정도인데 가톨릭이 아니더라도 정의에 호소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그런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어떤 「모멘트」가 있어야 할 것 같읍니다.
요는 가톨릭의 사회적 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어 정책에 반영시키도록 움직여야 할 줄 압니다. 그런 뜻에서 내가 알기로는 대구의 제일모직 같은 곳에서는 JOC의 활동이 상당히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단위활동이 전국의 산업분야에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 자연히 해소될 것으로 봅니다.
전에 장면(張勉) 박사가 총리로 계실 때에도 내가 듣기에 그분이 3시간밖에 잘 시간이 없었다는데 너무나 일이 벅차서 정책을 세울 겨를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즉 여럽누 가톨릭 지성인일 것입니다. 이런 회합만을 가짐으로써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정책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안을 만들어 내놓음으로써 이것을 직접 반영시켜야 할 것입니다.
不正利得을 均等分配 했으면
▲사회=요즘 말썽이 일어나고 있는 삼분업자(三粉業者)의 부정이득을 규명해서 그들이 취득한 이익을 노동자들에게도 베풀어 주는 방향으로 이끌 수는 없는지요.
▲金-제2차 대전 후 독일에서는 전쟁 피해를 입지 않은 계층이 피해를 입은 계층을 도와 재산 균등분배를 하도록 나라에서 정책을 세웠다고 하는데 우리는 무슨 그런…
▲李=지금 우리 형편으로는 그것이 한낮 이상주의일 뿐이라고 봅니다. 3분업자의 부정이득 운운하는 문제를 나는 잘 모르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그러한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봅니다.
외국과의 거래를 하려면 「달라」가 필요한데 그것은 정부가 마음대로 좌우하니 자연히 「코밋숀」을 바쳐야 되겠고 정부가 정치를 하려면 정치자금이 필요하니 그들도 나무랄 수는 없읍니다. 그런데 「달라」를 정부에 주는 것은 원조국가이니 만치 정부의 고민도 상당한 것입니다.
그러나 삼분업자 부정이득이 있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같이 그 이득이 그들에게만 돌아간 것이 아닐 것입니다.
▲曺=우리가 국회에서 삼분업자 부정이득을 추궁하는 것은 그들의 부정이득을 했으니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행적을 참고로 해서 앞으로는 그런 불미스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자는데 있는 것입니다. 법률상으로는 이미 그들의 행적에 새로운 법적 제재를 줄 수 없게 특사가 내렸으니 우리로서도 그것은 문제를 삼지 않겠읍니다.
가톨릭 社會活動은 消極的
▲사회=앞으로 우리 교회안에 사회 정치 경제 문제 연구회 같은 것이 필요할 줄 아는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읍니가?
▲李=그것은 꼭 필요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연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책면에 반영시킬 수 있는 구체안을 내놓아야 될 것입니다.
▲曺=나는 교회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가톨릭의 사회활동이 너무나 소극적이라고 봅니다. 나는 학생시절에 가가와 도요히꼬의 영향을 상당히 받아 한때 열렬히 쫓아다녔고 그것이 나의 정신적 불만을 채워주지 못하자 「맑스」주의 서적을 탐독한 일도 있었읍니다. 그러나 이제 내가 가톨릭으로 입교해서 마음의 안정을 얻었고 사회 정치 경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가톨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읍니다. 거기에 덧붙여 보다 적극적인 가톨릭의 사회활동이 있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敎會寶庫 死藏하고 있다
▲사회=그리스도교 정치인의 윤리관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李=기뻐하고 있는 일이 한가지 있읍니다. 요즘 저명한 인사들 가운데 가톨릭에 입교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될 것입니다. 저명한 분들이 가톨릭에 많이 모일수록 우리의 힘은 커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힘이 정치적 · 사회적 활동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합니다.
▲사회=그 활동을 어떻게 전개하면 좋을까요?
▲李=그렇게 하자면 무슨 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가톨릭적 정책을 정부에 반영시키는 길도 될 것입니다. 그런 조직이 있다면 성심하게 가톨릭적 정책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또 정부가 하느 일을 비판도 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가톨릭 안에는 지식층의 많은 후배들이 나올 것입니다. 그들의 좋은 지혜와 지식을 그냥 썩일 수는 없읍니다. 연구기관 같은 것이 어서 생겼으면 좋겠읍니다. 당장 정부에 무엇을 반영하고 싶어도 우리에겐 값있는 자료가 없읍니다. 연구기관에서는 우리에게 그런 자료를 공급해주면 참 이상적이겠읍니다.
▲曺=정부에서 하고 있는 인간개조니 국민운동이니 하는 것도 잘 되려면 결국 가톨릭신자가 많아지는 수 밖에 없읍니다. 가톨릭신자를 많이 만드는 것이 곧 인간개조입니다. 진짜 인간개조는 가톨릭신자를 만드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 가톨릭에 들어와 보니 주위가 너무 엄격합니다. 접근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또 가톨릭은 교리에 나오는 사회정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활동이 아주 미약하다는 말입니다. 이런 문제를 교회의 지식인들은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