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는 예수께서 열명의 나병환자를 기적으로 완쾌시켜주신 기록을 볼 수 있읍니다. 전인류의 죄악을 구속하려 강생하신 예수께서는 당신이 참 구세주이심을 증명하기 위해서 무수한 영적을 행하셨읍니다. 『소경이 보고 앉은방이가 다니고 나창든 자 조찰하여지고 귀막힌 자 듣고 죽은 자 다시 살고 가난한 자는 복음을 받게』된 것입니다. (마두 11.5-6절)
예수께서 오시기 전까지의 고대 외교나라에서는 걸인, 불구자, 폐인, 불치환자, 또는 노예나 노쇠한 사람들의 상태는 비참을 극했던 것입니다. 이들은 이른바 「버림을 받은 자」 또는 「사회에서 매장된 자」들로 취급을 받고 갖은 멸시와 천대를 받았읍니다.
고대 동양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읍니다만 세계문화 예술의 발상지라고 일컫던 고대 희랍이나 세계를 정복하고 호화찬란한 영화를 누리던 로마 대제국에 있어서도 극소수의 부유층이나 귀족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의료시설이란 거의 없었고 이러한 불치환자들이나 불구자 혹은 노예들은 동물과 같이 취급되었읍니다.
천주께서 간택하신 이스라엘 백성들도 「나병환자」같은 사람들은 천벌을 받은 자들로 멸시하고 사회와 격리시켜 생매장을 하다싶이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러한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누구보다도 진정한 사랑과 친절을 베푸시고 기회있을 때마다 이들의 불치의 병을 고쳐주시고 참된 희망과 광명을 이들 마음 속에 불어넣어 주신 것입니다.
이들도 천주의 모상으로 된 고귀한 영혼을 가지고 있으며 천주를 믿고 그에게 진심으로 의탁하기만 하면 천주의 자녀가 되고 또한 천주의 상속자가 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것을 가르쳐 주었읍니다.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이러한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참된 사랑과 _사의 위대한 모범은 그가 세운 가톨릭 교회를 통하여 세계 각 민족과 나라 안에 퍼지기 시작했읍니다.
수많은 치료소 병원 무료자선병원 고아원 양로원 그리고 나환자 수용소들이 각처에 세워지고 수많은 가톨릭의 수도자와 열성 있는 신자들이 희생적으로 봉사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일생을 이런 불구자나 불치환자들을 돌봐주는데 헌신하고 있읍니다.
이런 버림을 받은 사람들 안__ 숨어계시는 예수님을 섬기고 그에게 봉사하는 것 같이 이들에게 참된 그리스도교적 사랑과 봉사를 바치고 있읍니다.
이것은 『너희가 이 미소한 형제 중 하나에게 베풀 때마다 곧 내게 베푼 셈이니라』(마두 25장 40절)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오늘 성경을 보면 완쾌된 열사람의 나병환자 중 오직 한 사람의 사마리아인만이 예수께 나아와 자기 병을 고쳐주신 것을 진심으로 사례했읍니다. 예수께서는 『네 신덕이 너를 구하였으니 일어나 가라』하시는 말씀으로 영혼의 죄까지 완전히 사해주셨읍니다. 육체적인 나병보다 영혼의 나병이 더욱 무서운 것입니다. 영혼의 나병이란 모든 종류의 음란한 죄를 말합니다.
한 번 나병에 걸리면 전신에서 고름이 흐르고 살이 썩어 떨어져가고 참아볼 수 없는 추악한 꼴이 되는 것처럼 한 번 음란한 죄에 떨어지게 되면 그 영혼은 천주께로부터 받은 모든 성총과 공로를 잃고 마치 마귀와 같은 더럽고 흉악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육욕의 노예가 된 영혼은 마치 마약환자와 같이 같은 죄를 거듭하여 타락과 파멸의 구렁덩이로 줄달음쳐 가게 됩니다. 가정도 자녀도 또한 자기 영혼이나 천주도 다 내던지고 썩어빠진 살덩이의 노예가 되어 영원한 멸망과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비참한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청추 남녀들이 달콤한 거짓 사랑에 속아 자기의 귀중한 정조를 잃었으며 얼마나 많은 단락한 가정의 부부들이 그릇된 정욕에 사로잡혀 가정과 자녀를 내던지고 타락과 불륜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겠읍니까? 심지어는 자기 살덩어리를 헐값에 팔아가는 인육시장(人肉市場)에서 얼마나 많은 정신적 나병환자들이 우굴거리고 있는 것입니까! 영세성사로써 천주의 자녀가 된 우리 가톨릭 신자 중에도 말이나 생각이나 행실로써 음란한 죄를 거듭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무서운 영혼의 나병_서 하루속히 벗어나야겠읍니다. 우리는 참된 겸손과 굳은 신뢰심을 가지고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고 기구합시다. 지체하지 말고 참된 통회와 정개로써 고해소로 나갑시다. 진실한 고해성사를 통해서 우리는 이런 무서운 영혼의 나병에서 완쾌되고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을 것입니다. 아멘.
尹炳熙 神父(서울 祭基洞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