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地巡禮(성지순례)] (27) 巨大(거대)한 灌漑事業(관개사업) 壯觀(장관)
야! 저기 「나자렡」이
발행일1963-09-01 [제389호, 3면]
차는 구릉지대를 누비면서 쉬지 않고 달리는데 사람의 손이 미쳐 못 간 곳의 토질은 메마르기 이를 대 없다. 이런 메마른 땅을 옥토화하고 있으니 이 백성들의 노력이 가상타는 것이다. 더우기 놀라운 것은 길 옆에 산더미같이 흙을 파놓았다. 도로 보수냐 했더니 그것이 아니다. 사막지대의 관개(관漑)를 위해 「띠배리아」 강으로부터 직경 3「미터」의 철관을 묻는다는 것이다. 직경 3「미터」.
물론 수압(水壓)과 포배(包配)에 따라 좌우될 것이요 또 이 방면에 문외한인 내가 하루 송수량이 얼마나 될 것인지 정확한 계수는 못 내겠으나 하루 수만평을 적실 수 있을 것은 틀림 없으리라. 거대한 토목공사다. 이것이 국가대계요 이것이 정치한다는 사람들의 할 일이 아니더냐?
이것을 보고 나는 내 나라를 생각할 때 눈물겨웠다. 해방 후 18년! 우리나라도 일제 약탈시보다는 모든 면에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세기 오늘에 있어서 생필품(生必品)이라고 볼 수 있는 전기사정 하나도 만족하게 해결짖지 못하고 있으니 치산치수를 논하기에는 아직도 까마득한 숙원이란 말이냐?
구릉지대를 벗어나니 앞이 확 트이고 넓직한 분지가 나선다. 멀리 「타볼」산도 보인다. 이곳이 「제즈라엘」 골작이다. 여기가 제데온이 「마디안」족을 멸살한 곳이다. 이스라엘이 아직 왕을 추대하기 전 따라서 다위와 사울이 나기 전 일이다.
「사사지」 6장부터 8장까지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때에 이스라엘이 천주를 버리고 우상을 숭배하게 되메 천주께서는 저들을 7년 동안이나 「마디안」족에 예속되기를 버려두시고 「마디안」족은 이스라엘을 심히 핍박했다. 그러나 천주께서는 당신이 간택하신 백성들을 무제한으로 버려두실 수는 없어 천신을 시켜 제데온에게 그 백성을 구원하라시는 명을 내리셨다.
제데온을 따라 일어선 장정이 무려 3만2천명이나 되었다. 천주께서는 이 많은 사람이 일어서서 싸와 이기면 저들의 힘으로 이겼다 하겠기에 싸우기 겁나는 사람은 돌아가도록 하라 하셨더니 2만2천명은 돌아가고 1만명이 남았다. 이러한 수도 필요 없으니 그들을 물가로 대리고 가서 물을 먹여 보라 하셨다.
짐승처럼 물에 입을 대고 먹는 자는 돌려보내고 손으로 물을 움켜 마시는 사람들만 선택하라 하셨다. 그 수가 3백명밖에 않되었다. 이 3백 장정만으로 「마디안」을 습격해서 그들을 쫓아 버렸다.
이 넓은 들판을 지나 다시 산등성이를 기어 올라가니 「나자렡」이 나온다. 예수님 당시는 『나자렡에서 무슨 좋은 것이 능히 날 수 있느냐?』(요왕 1장46절)하던 나타나엘의 말대로 1개 빈한촌이었을 것이나 지금은 이스라엘에서는 손꼽힐 만한 도시었다.
우리 일행이 들이서자 사방에서 일제히 성당 종이 울리고 우리도 「막니피깥」(성모찬천주가)을 소리 높이 읊었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성당 종을 울리며 환영하는 것은 우리 일행 대부분이 주교님과 대주교님들인 까닭이리라. 그러매도 나도 우쭐해지는 마음이 생겨 「고가호위(고價虎威)」란 문자를 생각고, 혼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