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깐」 공의회에서 신부가 「미사」를 올릴 때의 경문을 각국에서 그곳 언어로 읽도록 결의된 것은 하나의 큰 발전이라고 하겠다.
(1)
그런데 오늘날 문학과 국어학이 발달되고 국어의 문체가 아름다워지고, 문장이 논리의 표현에 적응되어 감에 따라, 국민도 안목이 높아가서 표현의 기법(技法)도 체득하게 되어 문장의 비판력도 전일의 비(比)가 아니라고 하겠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이미 기간된 「미사경본」 「교리문답」 「공과」 등은 「문맥의 불통」, 「구문의 불합리」, 「용어의 부자연」 「전후(前後)의 무통일」… 들이 이모저모로 나타나서 읽어서 그 의미내용을 정호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에 흔히 부닥드리게 된다. 이것은 전교상 또는 천주교의 대사회적(對社會的) 권위를 위해서도 마땅히 시정될 것이 아닌가 한다. 필자로선 차라리 이번 공의회의 결정을 계기로 삼아 기간된 「미사경본」… 등의 개역 또는 일대수정이 있기를 제의하는 바다.
그러면 기간된 「미사경본」에 얼마나한 어휘, 문법, 문장의 무리가 있는가를 국어학도의 처지에서 몇에 지적하려 하는데 대본(臺本)은 부산성황사판(聖황社版) 「미사경본」만으로 한다(面數 上下段으로 出處를 밝히련다)
(2)
①「경문」은 현대 국어체(國語體)로 번역될 것이 아니라, 반드시 문어체(文語體)로 번역되어 교리의 심오와 권위를 나타내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문어체의 기준을 어느 시대의 언어로 정하느냐는 신중 고려될 것이지만 적어도 통일성을 가져야 하지, 시대적으로 지나치게 들쑹날쑹해서는 아니된다. 다음에는 언어의 시대성을 무시한 예다.
팔십사세에 이르히(P57上段 三-四행)
천주여 네 벗들이 나안테(P592 下段 「초입경」 第一行)
이 「이르히」는 역시 「니르히」 이어서 15·16세기이다. 누구나 읽고 정확히 이해할 것인지 의문이며, 그런가 하면 「나안테」는 현대 방언(方言)으로 「나」의 여격(與格) 또는 시발격(始發格)인지 불분명하지만 「이르히-나안테」의 대조는 너무도 지나치다
②같은 뜻의 어휘가 하나는 고어 하나는, 현대어로 뒤섞이고 있다. 다음 「지」(地)란 말을 보자.
따(P3上, P42下, P190下…)
땅(P16下, 18下…)
그리하여 「네 땅에 땅도, 온땅아」와 「따이, 따의 ……』가 공존(共存)하게 되며 심한 것은 P42에서 상단에 「땅도」가 나오고 하단에는 「따의」가 나온다. 「따」는 고어요 「땅」은 현대어인데 이것은 마땅히 통일되어야 할 것이 아니랴.
③경어법(敬語法)의 사용은 「경본」 디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인데 무통일이 엿보인다.
「스테파노」… 일으시되(P44下)
「스테파노」…일으되(P44上)
이것은 간단한 것이지만 다음에는 경어법의 정확한 인식이 없었다고 느껴지는 예도 나와 실례(失禮)의 언사가 보인다.
천주여… 완전케 하셨나이다(P51上)
우리 천주여…… 어떻게 기묘한 고(同)
이 두 문체가 한 「경문」에 나와서는 곤란한데, 그 이유는 「-나이다」는 경어체요 「-한고」는 「해라」조 또는 「반말」조로서 차라리 고체(古體)로 쓰랴거든 「어찌 기묘하니잇고」가 보다 나을 것이다. 또 같은 「경문」에서 「-니이다」(極尊稱)와 「-로다」(卑稱)가 섞여서는 아니된다.
「-니이다」가 쓰이려거든, 「-로다」 「-도다」를 「-로소이다」 「-도소이다」로 바꾸어야 한다.
다음 몇에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사랑하온 자들아(P240下)→사랑하는 자들아 죽음에서 생명에 이를 줄 아나니(P274上)→ …아오니
주여 비나니 →주여 비노니
「경문」을 고체(古體)로 잡는다면 (이미 「-노니」 「-오니」를 쓴 以上) 위와 같이 시정되어야 하며, 그 이유는 여기서 따지기에는 지면의 여유가 문제다.
④「경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주격(主格) 「-」와 전격(轉格)(TRANSLATIVE)의 「-」는 한자밑에서만 쓰이는 것이지 한글에선 쓰이지 않는 것이다. 「孔子-」는 있을 수 없으며, 반드시 「공재」가 되어야 하는데 「경문」에선 아마도 「나-」는 주격, 「내」는 소유격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나-, 너-, 속한자-, 저-
이것은 격이 어떻든 간에 「내, 네, 속한재, 제」로 시정되어야 한다.
⑤문법상 또는 어형상(語形上)의 그릇된 예가 많다.
같으도다(P59下) →같도다
물으되(P17下) →묻되
가로사되 → 가라사대
사맟이매(P56下) →사모치매
그리고 「아니」의 사용이 여러곳에서 그릇됨이 눈에 띈다.
죽지 아니리라(P49下) 죽지아니하리라(또는 「죽지않으리라」)
채우지 아니리로다(P323下) 채우지 아니하리로다(또는) 「채우지 않으리로다」) 그리고 다음에는 방법상 문제가 될 것이다.
주-시로다(P21上)
여기의 「시」는 생략해도 좋으며, 「시」를 넣어 도리어 어색하게 만든 것이다.
(3)
이상 몇 예만 추려 보아도 문장의 부자연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천주교 내에 어느 연구기관(INSTITUTE) 같은 것이 설립되어 거기서 천주교사연구, 천주교사전(事典) 편집경문개역(改譯) 사업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우선 「경문」의 개역 또는 수정을 위하여는 물론 신부 중심으로 하되 어문학의 전문가인 교우가 협력할 수 있는 위원회가 마련되었으면 일이 빨리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李崇寧(國文學者 · 文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