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15)
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09-08 [제390호, 4면]
창문을 꼭 닫지 않고 왔기 때문에 알몸으로 찬 바람이나 비를 맞으며 분명히 떨고 계실거라고, 천둥이 무서운 것도 잊어버리고 담요라도 갖다 드릴까부다,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마침내 9일기구도 무사히 끝나고 성 프란치스꼬 첨례날이 되었읍니다.
수사님들은 안팎의 일을 깨끗이 끝내고 성 프랑치스꼬의 첨례날을 축하하며 애긍받은 고기를 조금씩 먹기도 하고 축하의 포도주를 마시기도 했읍니다.
이번 축하에는 소고기가 반머리 정도나 수레에 실려왔기 때문에 말체리노도 모찌도도, 연한 고기를 배불리 먹었읍니다.
그러나 식사가 끝나고 뜰에 나가도 좋다고 할 때 말체리노는 갑자기 다락방의 친구가 생각나서 고기를 다 먹어 버린 것이 후회 되었읍니다.
그 분은 생각하고 몹시 걱정하고 있는데 문득 부엌쪽을 보니까 아직도 고기가 잔뜩 남아있질 않습니까.
저만하면 얼마동안은 안심했읍니다. 말체리노는 좋아서 오랜만에 밖에서 놀았읍니다.
덕분으로, 모찌도나 염소나 돌담 밑에 도마뱀은 또 말체리노의 장난에 골탕을 먹게 되었지만.
9일기도의 축하도 무사히 끝나고 수도원은 보통 때로 되돌아왔읍니다.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모두 그 준비에 바쁩니다.
모두들 바쁜듯이 수도원을 들락날락했으나 천주님 은혜로 이 겨울 음식은 어느 때보다 풍성했읍니다.
말체리노는 장난에 열중하였으나 어느듯 또한 다락방의 친구를 걱정하게 되었읍니다.
십자가에 매달린채 그토록 말라서 얼마나 시장하실까.
그런 생각이 든 때는 때마침 잔치의 나머지 음식도 다 되어가는 무렵이었읍니다.
모든 사람에게 겨우 한 번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고기가 남아있는 것을 본 말체리노는 놀라서 즉시 긴 막대기를 마련하고 또 다락방에 올라갈 준비를 했읍니다. 먹을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열심히 부엌을 망보았으나 죽수사님은 도무지 부엌을 떠날 생각을 않읍니다.
하는 수 없이 말체리노는 가만히 부엌에 들어가서 죽수사님의 눈치를 살피다가 틈을 타서 먼저 고기조각을 호주머니에 넣고 이번에는 모두들 그렇게 좋아하는 구은빵을 슬쩍 집어 그것도 솜씨좋게 호주머니 속에 넣었으나 사실 이런 짓을 할 때는 그도 생땀을 흘렸읍니다.
이제 먹을 것을 손에 넣은 말체리노는 신이 나서 계단을 향하여 뛰어갔읍니다.
이제는 아주 익숙해져서 「산달」을 신은채 소리나지 않게 올라갔읍니다.
다락방도 이제는 무섭지 않습니다. 즉시 문을 열고 예수님 곁으로 다가갔읍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아주 맛좋은 것을 가지고 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