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地巡禮(성지순례)] (29) 예수님 生家(생가)서 미사 奉獻(봉헌)
가나村 잔치터도 巡禮
발행일1963-09-15 [제391호, 3면]
12월16일, 오늘은 주일이다. 5시 반 기상. 근래로는 드물게 일찍 일어난 폭이다. 다섯 명이 일조(一組)되어 같이 「택시」를 타고 미사 드리러 가자니 일찍 서두를 수밖에. 예수·마리아·요셉께서 살으셨다는 곳에 가서 미사를 올렸다.
10시경 역시 두대의 뻐스에 분승하여 요나 선지자가 탄생하셨다는 곳을 거쳐 「가나」로 향했다. 「가나」라면 예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려고 가정을 떠나시면서 가정을 축복하시는 의미에서 어떤 혼인잔치에 참석하시와 물이 변하여 술이 되게 하신 당신 제일 첫 영적을 행하신 곳이다. (요왕 2장1절부터 11절까지)
성당에 당도하니 여기서는 종이 두 개나 한목 울리는대 그 화음이 우리 성당 것만 못하다. 비단 이곳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곳에서도 우리 성당 종소리만 한 것은 드물었다.
사람의 손을 댈 수 없는 구릉지대에는 바위와 돌 뿐이나 돌에는 손질을 많이 한 표가 역연히 드러난다. 개간할 수 있는 곳은 다 개간된 상 싶다. 『말은 필요치 않다. 나라는 말로서 건립되는 것이 아니다. 실행이야말로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2천년간을 잃었다. 이젠 잃어야 할 시간의 여유가 없다』라고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 벤.구리온 수상은 절규하고 『이 땅에 사막이 이젠 존재할 수 없으리라. 모래알이 자취를 감추리라. 모든 땅이 비옥해지리라. 언덕마다 나무로 가득찰 것이며 하늘엔 비행기, 바다엔 선박으로 뒤덮으리라』 했다지만 참으로 그의 말은 하루하루 착착 실천되어 가는 것이 눈에 환히 보이는 것 같다.
이 사막의 땅, 이 불모지(不毛地)를 옥토로 바꾸어 논 이스라엘! 이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이룩된 일이다. 이 얼마나 눈물겹도록 숭고한 일이더냐?
그럼에도 우리나라 우리 백성의 꼴은 어떠한가. 천연적으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아름답고 비옥한 국토이건만 한다는 짓이 밤낮 싸움질이요, 주둥이에서 나오는 말은 애국애족 하면서도 행실에 있어서는 사리사욕 채우기에만 급급하니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이런 생각이 들자 코끝이 시큰하고 눈물이 핑 도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이 글을 쓰는 네 놈은 얼마나 애국했느냐?』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단언하는 것은 첫째 내가 애국한다고 떠든 적이 없었고 둘째 진실된 애국이란 제 직무에 충실하는 것 외에 다른 도리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 모두가 제 실력에 부치는 높은 지위만 탐낼 것이 아니다. 사심 없이 각기 맡은 직책에 성과열을 다했다면 아마 이 나라도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지 않았겠느냐? 이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앞에 인용한 구리온씨의 말대로 『말로써 건립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차가 달리는 연도에는 길가던 아해들이 손을 흔들며 우리에게 미소를 던져준다. 물론 서로서로가 누구인지 아는 사이가 될 까닭이 없다. 그러나 그들의 그 「포즈」가 그다지 어색하게 보이지도 않았고 그다지 곱다거나 밉다거나 반가울 까닭도 없다. 다만 어린 것들의 소행이니 귀여웠다. 아마 이곳에 순례자들이 많으니 우리 아해들이 미군들 지나가는 것보고 『할로-』회면서 손을 흔드는거나 같은 심리에서 나온 것이리라. 인간은 다 아담의 후예니 이것도 일맥상통하는 인간의 본능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