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의 명화들 중의 명화인 「최후의 만찬」은 「르네쌍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들 중의 대천재이며 「모나·리자」, 「암굴의 마돈나」, 「성모와 성 안나」 등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레오나르도.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1495년에서 98년까지 3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밀라노」의 「산타·마리아·델레·그라찌에」 수도원 식당 입구 위에 그려놓은 그로서는 최초의 유채 벽화이다.
종도들 중의 하나 곧 유다스.이스가리오데의 밀고로 체포되어 책형을 당하시기 전날 저녁 이 일을 미리 알으신 예수께서는 십이종도와 함께 마지막 성찬을 가지시면서 돌연 『나 진실히 진실히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에 하나이 나를 잡아 주리라』 하시었다. 레오나르도는 여기에서 예수께서 심란하사 이 말씀을 마치시고 조용히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시며 깊은 생각에 잠기신채 곧 이어 『인자는 과연 배정하신대로 돌아가거니와 오직 인자들 잡아주는 그 사람에게는 앙화로다』라는 제2의 선언을 하시기 직전의 절박한 정경을 중심으로 그리려한 것일까. 다음날 그처럼 슬픈 사건이 일어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던 종도들은 너무나도 뜻밖의 놀라운 스승의 말씀에 두려워 『나오니까』 근심하며 마음의 동요로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오직 한 사람 스승을 배반한 유다스 그만은 다른 종도들의 동요에는 아랑곳 없이 몸을 바로 제치고 한 손으로는 전대를 움켜쥐며 다른 한 손은 식상에 얹은채 그리스도보다 오히려 심각하고 어두운 배반자의 눈으로 스승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고요한 수면에 돌을 던진듯 그리스도의 얼굴에서 두 손을 지나 전면에 울려퍼지는 고요한 「리듬」은 양편의 종도들에게로 가면서 점차 격렬한 폭풍처럼 거칠어지고 그 흐름은 끝의 두 종도에게서 다시 중앙으로 되돌아 온다. 그리스도의 정(靜)과 종도들의 동(動)의 무언의 대화 속에서도 모든 것은 중앙의 그리스도에서 출발하며 다시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더할 수 없는 감명을 얻으며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숨결을 듣는다.
이러한 인상은 레오나르도 특유의 2등변 삼각형의 구성과 투시법에 의한 전체의 교묘한 결합으로 더 한 층 강조되고 있다.
중아으이 그리스도는 거의 정삼각형으로 안정된 자세를 취하고 그를 중심으로 향하여 오른편에는 도마, 야고버 비리버의 「구룹」과 마테오, 마두, 시몬의 「구룹」이 왼편에는 요왕, 베드루, 유다스의 「구룹」과 안드레아, 야고버, 발도로메오의 「구룹」이 대체로 2등변 삼각형을 이루어 서로 모여있고 저마다 다른 손짓과 몸가짐으로 개성을 드러내면서 서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후의 만찬」은 중세 이래 많은 화가들에 의해 그려졌다. 그러나 레오나르도의 온갖 능력과 이론을 경주한 이 극적이며 장중 엄숙한 그림만큼 그리스도와 종도들의 깊은 마음 속의 움직임을 여실히 나타내는데 성공한 작품은 드물다. 이것이야말로 길이 빛날 인류문화의 정화의 하나이다.
解說 劉槿俊(서울大美大 敎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