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信徒(평신도) 눈에 비친 美國(미국) 겉 핥기錄(록) - 美國(미국) 가톨릭 안팎 (8) 부활 · 달걀 · 모자
화사한 미국의 봄 부활날에 와
발행일1964-04-05 [제417호, 3면]
성당에서는 「바스가」의 초에 다섯 알의 향을 박고 축성을 하는 부활맞이 행사(성토요일)가 있다.
그런데 약빠른 「초코렏」 파는 성당 보다 앞서 부활절에 흥분해 버리고 만다.
고사리 같은 「케이크」 초가 「이스터」라 새긴 「크림」 「데코레이숀」 위에서 좁쌀만한 전촉(電燭)으로 불을 밝히고 있고 물감칠한 달걀이 부활의 상징으로 진열된다.
시민들은 부활휴가를 얻고 또 「크리스마스」 때처럼 「이스터 카드」를 교환하는 즐거운 철이기도 하다.
기분마저 음산했던 40일이기도 했다.
오늘 「알렐루야」를 마음속에 뇌이면서 찬란한 오색 「테이프」처럼 「뉴욕」 시가를 누비며 휘나르고 있는 성당의 종소리를 따라 대례미사에 갔다. 거리와 성당 안은 온통 봄빛으로 여인들의 차림새가 바뀌어 졌다.
부활절의 종소리를 기준삼아 미국의 봄이 구분되는 상 싶었다. 그러니까 기온이 문제가 아니다. 약간 쌀쌀한 듯이 느껴진 날씨이긴 했지만 모두 봄단장의 여인들이었다. 미국의 교과서에는 「뉴욕」의 온도를 기준삼아 봄은 3월 21일부터 시작되어 6월 21일로 끝난다고 했지만 부활날이 오기까지는 화려한 봄철 옷 입기를 사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허기야 부활대첨례날의 설정이 「이동축일」이어서 예수성탄 때처럼 12월 25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춘분(春分)이 있은 다음 만월 후의 첫째 일요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봄옷으로 갈아입는 날로 삼음도 망발은 아니리라.
성당 안에는 활활 날아다닐 것만 같은 화려한 옷차림의 어린이들과 부녀자들로 가득차 있다. 백색 제의(祭衣)의 사제가 이들의 축색(祝色)어린 부활의 기쁨을 보아 제단으로 종합하여 현상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함께 성당에 갔던 김상만씨 부처는 미사가 끝나자 시내로 나가보자고 한다. 『이곳 부활절엔 여성들의 세모자 새옷의 「파레이드」로 축하된다우』
아닌게 아니라 길거리에는 온통 이상야릇한 모자와 옷들을 걸치고 나온 여성들로 물결치고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짊어지고 「라이프」 잡지사 건물이 있는 번화가 쪽으로 나갔다.
화려한 물결이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여성들의 콧대가 유난이 높아보이고 어깨도 가슴도 이의 과시에 여념이 없는 날이기도 했다.
40일 봉재의 금욕생활에서 벗어난 해방감에서 일가? 반드시 그렇지도 않을 사람들이다.
물론 나는 성당에서 성체를 모시려고 줄을 지어 서 있었던 수많은 경건한 표정도 봤고 물감으로 사람 얼굴을 그린 달걀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미국 어린이들의 순박한 얼굴도 봤다.
『넌 왜 물감 칠한 달걀을 갖고 다니니?』
넥타이까지 매고 꽃까지 단 정장(正裝)의 소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우문하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것두 몰라! 오늘 부활절이니까 그렇지 뭐야』
갈걀은 다산(多産)과 행운의 상징이다. 고대교회 시절엔 달걀은 식량의 하나로 여겨 봉재때 먹지않고 참아왔던 것을 먹기시작하게 되는 부활절에 이같이 축별(祝別)의 뜻으로 채색해서 먹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설(正說)일는지도 몰라.
예비역 육군대령 조원종씨를 이곳와서 알게된지 2·3개월 됏나보다. 가끔와서 교리 얘끼도 해주고 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는 이국땅에서 성세를 받았다. 전교지방이 아닌 미국에서 대인(어른) 영세자란 드물다. 미국의 부활맞이로서는 가장 의의 깊은 일이었다.
화려한 옷차림이나 모자를 구셩하는 것보다 인상적인 조씨의 영세였다.
나는 나보다 더 신심깊게 하루에도 몇번씩 매괴신공 바치는 그에게 물감달걀 선물 대신 「목각의 십자가」를 선사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