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오늘 성경에 교법학자와 「바리세이」들의 안식일 파공에 대한 편벽된 생각을 책하시고 고쳐주신 사적을 들으셨읍니다. 이들은 파공날에 예수께서 병자를 고쳐주신 것을 비난하고 천주의 엄한 계명을 침범한 것으로 간주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너희들 중에 누가 나귀나 혹 소가 우물에 빠지면 파공날에라도 즉시 꺼내지 아니하겠느냐?』(누가 14.5)는 말씀으로 안식일 파공에 대한 교법학자와 「바리세이」들의 그릇된 편견과 고집을 보기 좋게 반박하셨던 것입니다.
천주께서는 6일간에 창조사업을 마치시고 일곱째 날은 안식일로 정하시고 이날을 거룩한 날, 또한 천주의 날(主日)로 마련하셨읍니다. (창세기·2 2-3)
구약시대에 있어서 안식일에 관한 천주님의 이 계명은 가장 엄한 율법으로 다스려졌던 것입니다. 신약에 들어와서 예수께서 부활하신 날과 똫나 교회 창립일인 성신강림이 일요일인 관계로 토요일 안식일이 일요일로 변경된 후에도 여전히 주일 파공을 범하는 신자들에게 엄중한 법을 내렸던 것입니다. 물론 오늘에 와서는 주일 파공을 침범하는 신자들에게 중벌을 가하지는 않읍니다만 여전히 이 계명은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는 천주님의 이 계명은 오늘날에도 또한 세상 마칠 때까지 천주님의 법으로서 성교회의 법규로서 또한 전세계 각국의 법률로서 규정되고 실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말해서 어떻게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야 하겠읍니까?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여기 대해서 누구나 적어도 기본적인 교리는 다 알고 있을줄로 믿읍니다만 무엇보다 먼저 주일이나 파공첨례날에 육신의 유익을 위한 육신에 힘드는 노동을 상당한 이유가 없는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종류의 일이 육신에 힘드는 일이고 또한 상당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지방과 사람에 따라 다르니만큼 여기서 구체적인 예를 들기가 어렵읍니다만 육신에 힘드는 일이란 각자가 육신벌이를 위해 자기 힘에 겨운 일을 하지 않으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은 주일에도 할 수가 있읍니다. 가령 음식을 만들고 소제를 한다든가 간단한 재봉이나 빨래를 한다든가 하는 따위의 일은 파공날에도 할 수 있고 또한 육신에 힘드는 일이라도 다른 사람을 돌보아주는 일등은 하등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읍니다.
주일날 환자를 돌본다든가 상가집에 가서 일을 해준다든가 혹은 하루 벌어먹는 품팔이군이 주일날에도 노동을 한다든가 하는 일은 파공계명에 저촉되지 않읍니다.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본당 신부 관면을 얻어서 할 수 있읍니다만 이런 때에도 신중을 기하여 판공관면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계도 계속해서 너무 과로히 사용하면 고장이 나기 쉽고 소나귀도 온종일 쉬지 않고 부리면병이 들기 쉬운 것 같이 우리도 엿세 동안 과로의 노동을 한 다음 하루쯤 숨을 돌려야만 정상적인 육신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 아니겠읍니까?
또 주일날까지도 악착같이 돈을 벌어보았자 재산이 모여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주일을 영육간에 뜻있게 지냄으로써 여유있는 윤택한 생활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읍니다.
그 다음으로 주일날에 죄를 범하는 것은 주일날의 중노동과 마찬가지로 신성해야 할 주일을 속화하는 것입니다. 주일날 적당한 오락이나 과로한 육신의 피로를 풀기 위한 야유회, 관극 또는 「맨스홀」이나 「스텐드빠」 등을 찾아가 즐길 수 있지만 그러한 장소에서 자기의 육욕과 쾌락을 채우기 위해 계(戒)를 범한다면 이는 육신에 해독이 될 뿐 아니라 영혼에 큰 타격을 입히고 외교인들에게는 악한 표양이 되고 신성해야 할 천주의 날을 모독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거룩한 「성탄절」날 밤 가지가지의 추태와 죄악이 속출되는 것과 같이 천주의 휴일인 주일날에도 마귀가 가장 활발히 활약할 수 있는 날이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하고 탈선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읍니다.
끝으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주일에 지켜야 할 가장 큰 의무가 주일미사에 참례해야 한다는 법규입니다. 이것 역시 상당한 이유 없이 어길 수 없는 교회의 엄한 계명인 것입니다.
우리는 천주의 날을 거룩하게 장식해야겠읍니다. 파공과 주일 미사의 의무를 철저히 지키고 우리 영혼 성화의 유익한 강론이나 공식예절에 참례하고 병자 방문이나 외교인 권면지도 등 전교사업에 바침으로써 주일을 일층 아름답게 빛냅시다. 아멘.
尹炳熙 神父(서울 祭基洞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