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17)
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09-22 [제392호, 4면]
그리고 그는 제자들을 어떻게 가르쳤으며 친구들은 어떻게 삼았는가를 이야기 했읍니다. 또 유태인의 나쁜 사람들이 자기를 때리고 욕을 한 끝에 어머님 마리아가 보는 앞에서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은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셨읍니다.
열심히 이야기를 듣는 동안 어느듯 날이 저물어 방안은 어두컴컴하게 되었읍니다.
말체리노는 예수님께 『안녕』하면서 『내일 또 올께요』 하였읍니다. 말체리노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는동안 울어서 얼굴이 눈물에 젖어 있었읍니다.
예수님은 손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 주셨읍니다.
그러자 말체리노가 울었던 흔적은 말끔히 없어졌읍니다.
예수님은 또 다시 십자가 위로 돌아가시려고 했읍니다.
말체리노는 『나 내일 또 오고싶어, 와도 좋아요?』 『아아 좋고말고 나는 말체리노가 또 오기를 기다릴테야』 『그럼 내일 또 만나요』하고 말체리노는 항상하듯 창문은 막대기로 닫고 들어가는 문도 잠그고 계단을 내려왔읍니다.
그러나 참으로 신기한 일은 예수님이 어떻게 내 이름을 아실까? 질수사님이나 죽수사님에게 물어보셨는지?
그렇지 않으면 모찌도가 가르쳐주었을까? 그리고 손에 묻은 예수님의 피가 어떻게 말끔히 지워졌을까 말체리노는 이상하고 이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읍니다.
그날밤 말체리노는 푹 잘 잤읍니다. 딱정벌레의 꿈도 비바람치는 꿈도 전날 먹었던 맛있는 음식 꿈도 꾸지 않고 그리고 다음날 아침 눈이 떨어지자마자 즉시 다락방의 친구와 약속한 것이 생각났읍니다.
『그렇게 자주 올라가다가 들키면 어떻걸까? 그리고 오늘은 먹을 것으로 무엇이 있을까』
진종일 이런 생각만 하다가 어느듯 점심 때가 되었읍니다.
그러나 걱정했던 것 보다는 일은 잘 되었읍니다.
죽 수사님은 말체리노가 그렇게 자주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는 것을 좋와하지는 않았읍니다. 그것은 그 애가 들락거리는 것은 먹을 것을 찾으려고 그러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운 좋게 이 아저씨가 없는 틈을 타서 재빨리 빵을 호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또 다른 무엇이 없나 하고 두리번 거리는데 불 위에 얹어둔 냄비에 배추밖에는 아무 것도 없읍니다. 하는 수 없이 부엌에서 막 나오려고 할 때 야 이것 봐라! 이런 곳에 이런 맛 좋은 것이 있었을줄이야 저 잔치 때 쓰다 남은 포도주가 병에 반이나 남아있질 않습니까. 말체리노는 얼른 「컵」을 가지고 와서 철철 넘도록 붓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계단을 올라갔읍니다.
창문을 여는 막대기는 어제 다락방에 둔 채 잊어버리고 왔읍니다. 그것이 있으니까 걱정 없어. 방 안은 여전히 어둠침침 했지만 예수님께 『안녕』하고 인사하니까 예수님도 십자가 위에서 『야 말체리노 잘 왔어』 하셨읍니다. 창문을 열고 책상에 가까이 가서 포도주 잔과 빵을 내려놓았읍니다. 포도주는 도중에 조금 엎질렀기 때문에 처음보다 좀 줄었읍니다.
예수님은 가만히 십자가에서 내려오셔서 말체리노 옆으로 다가왔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