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1】 창세기 2장을 보면 천주께서 사람(아담)의 육신을 진흙으로 만드셨다고 하는데 참 진흙일까요? 무엇을 표상하는 진흙일까요?
【문2】 이 자료는 피조물에서 택하였을까요? 유기물일까요? 무기물일까요?
【문3】 만일 어느 것에서 택하였으면 사람은 무(無)에서 창조된 것이 아니란 결론이 나올 것 같은데요?(경북 多仁, 안계공소 孫)
【답1】 물론 창세기 5장7절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 없읍니다. 그 구절을 보고 천주를 무슨 도자기 직공처럼 생각하고 흙에서 인간의 형태를 만들어 그 흙에 입기운을 불어, 거기 생명을 주셨다고 해석하는 것은 성 아오스딩 말씀처럼 어린이 장난일 뿐 아니라 모독입니다.
그래서 성 아오스딩은 인간의 기원을 명백히 알기 위해 우주에는 생명의 미립자(微粒子)인 배종(배種)이 보편적으로 존재하여 그것이 생명 현상의 근원이 된다는 배종설을 채용했읍니다.
이에 의하면 천주는 창조작업의 최초의 날에 장래의 발전의 모든 배종을 세계구성의 소재(素材)속에 넣어두신 것이 되어있읍니다. 식물과 동물이 될 배종뿐 아니라 식물이 당속에서 나오듯 인간이 그 속에서 발생할 배종력도 마련하셨다고 하십니다.
물론 오늘 이런 학설이 우리에게 수긍되는지 모르겠읍니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가 동물을 선조로하고 거기서 진화한 것이라고 하는 진화론을 참작해도 교회는 조금도 금하지 아니합니다. 다만 영혼은 천주로부터 창조된 것이 아니면 아니됩니다.
【답2】 가톨릭의 자연과학자가 인간창조의 경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슈베트츠라게르의 말로 추측할 수 있읍니다. 즉 『최초의 인간의 창조재료는 광물질이 아니고 유기체였고 원래 동물질이였으나 천주의 공작으로 적당한 재료로 변화된 육체이다. 그래서 인간의 본질과 다른 유기체와의 관계가 명확히 이해되는 것이요 또 오늘까지 거의 증명할 수 없었던 인체 내의 동물적 흔적이나 그 조직의 특이성이 이 학설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였읍니다.
【답3】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에서라고 하는 이 『에서』를 유래를 나타내는 말, 예컨대 들깨나무의 씨에서 들기름을 짜듯 해석해서는 아니됩니다. 물론 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할리 만무합니다. 『무에서』라고 하는 것은 선재(先在)하는 물건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논리학의 가장 기초적인 원칙은 『무에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아니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 창조의 정의는 모순되는 관념이라 해야겠읍니다. 물론 절대의 무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창조의 경우에 『무에서』란 뜻은 선제하는 재료와 도구가 없는 것을 뜻하고 그것이 없는 대신 천주전능이 원하고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