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온 천하 만백성의 임금이시며 구원이신 천주께서 우리 인류를 위하여 영원한 잔치를 예비하여 부르셨으나 육신의 눈에 세속일 밖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 초청을 소홀히 여기고 불응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은혜를 짓밟고 악으로 갚는 무리들이 천주의 종을 죽이기까지하므로 마침내 천주께서는 진노하사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한 자들을 멸하시고 그 읍내를 불지르고 다음에 종들에게 말씀하시기를 혼인잔치는 과연 준비되었으나 전에 청하셨던 자들은 참석할 자격이 없으니 이번에는 길거리에 나가 만나는 사람은 다 불러오라고 분부하셨으므로 그들은 거리에 나가서 선한사람 악한사람 구별 없이 다 모아들여 연석에 가득히 앉게 하였으므로 왕(천주)이 보려고 들어와서 예복을 입지 아니한 사람들에게 그 무례함을 책망하시고 시종하는 자들에게 수족을 결박하여 밖에 어두운 곳에 던지라고 명하시고 자연적으로 그들이 거기서 절치통곡하게 되리라고 하신 말씀은 대개 부르심을 받은 자는 많으나 간선자는 적다는 것을 뜻하는 말씀입니다. (성 마두 22.1-14)
예수님이 당대 일류 학자를 자처하는 제판장들과 「바리서이」들의 위선적인 언행을 보시고 책망하시는 비유 말씀입니다. 이 비유 말씀은 또한 참 천주를 눈 앞에 보면서 그 말씀을 듣고도 믿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천주를 죽일 죄인으로 몰아 십자가에 못박은 유데아인들의 영원히 저주받을 운명을 비유로 말씀하신 예언이기도 합니다.
천주께서는 이러한 유대인을 그대로 놓아두실 이가 없읍니다. 인류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읍니다. 천주님의 복수의 손길은 드디어 이민족에게 영원한 멸망을 가져왔던 것입니다.
그것도 세계를 지배한 저 강대한 로마 군대의 신속 과감하고 잔학 무비한 대군력을 시켜서 완전하고 철저하게 그 말굽밑에 온 유데아의 강토를 짓밟게 하였던 것입니다. 성조 아부라함 이래 천주 간택하신 이 민족은 여기에 천주의 선민(選民)으로서의 주앧한 의의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고 이제부터 새로운 인류의 역사는 오 주 예수 친히 간택하신 12 종도와 그들의 후계자들의 손으로 구원의 복음을 세계만방에 전함으로써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의 세계라 함은 육지는 로마제국이요 바다는 지중해를 가리켰던 것입니다. 이 강력하고 방대한 로마세계에 천주님의 종들은 왕의 세자의 혼인잔치에 손님을 청하러 돌아다녔읍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그리스도교가 국교로 되기 이전의 로마인은 유데아의 제단장이나 「바리서이」들에 못지 않는 이리떼들이었읍니다.
천주의 종들이 양의 종교를 가지고 포악한 이리의 소굴에 들어가자마자 잡아 먹기 시작하였읍니다. 즉 인간의 입으로 형언할 수 없는 그리고 붓으로는 도저히 기록할 수 없는 대박해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 베드루는 용감하게도 로마 제국의 대판도를 펴놓고 순교의 피로, 영원히 닦을 수 없는 로마 제국의 상속권을 등기하였읍니다. 천주께서는 성대한 잔치 손님을 부르러 간 당신의 종들을 3백년 동안이나 잡아먹는 이 로마의 이리떼들을 그대로 놓아 두시겠읍니까?
여기에 또 다시, 천주님의 복수심에 불타는 의노가 폭발되고야 말았읍니다.
즉 로마인보다 몇갑절이나 거칠은 야만인인 게르만 민족을 이용하여 약 4백년동안 영원의 대지상 제국처럼 보이던 로마를 멸망시키시고 이이 야만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게르만적 로마적 문명을 건설하게 하였읍니다.
천주의 의노를 받은 어떠한 국가 민족도 멸망한다는 이 역사적 사실을 통하여 우리는 인간 개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읍니다.
왜냐하면 국가 민족의 역사를 섭리하시는 같은 천주께서 우리 개개 인간의 영혼을 더욱더 존귀하게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우들의 분주한 세속 생활 가운데 영혼의 성장과 성화에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에 너무도 열중되어서 자칫하면 왕세자의 중대한 혼인잔치에 부르심을 받아도 고의로 못 들은체 못 본체 하고 영혼에 해를 끼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아무리 바쁠지라도 때묻은 영혼의 예복을 입고 연회석에 나아가서 임금님께 손발을 묶여 영원의 어두운 구렁으로 떨어져서 절치통곡하는 일이 없도록 타당한 영혼의 예비로서 자주 성체를 영함으로써 아름다운 영혼의 예복을 준비합시다. 아멘.
元원선시오 神父(光州 사레지오 남자중고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