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월 마지막 주일이며 그리스도왕 첨례입니다. 교황 비오 11세께서는 당시 교회를 사상적으로 위협하던 공산주의 물질주의 자유주의 등을 거스려서 1925년 12월12일 전세계 주교님들에게 회칙을 보내심으로 10월 마짐가 주일을 그리스도 왕 첨례로 지낼 것을 명하셨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참으로 왕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왕이십니다. 그리스도의 왕권은 천주님으로부터 나왔고 그 범위는 천상천하에 있는 모든 피조물에게 다 미치고 있읍니다.
『네가 왕이냐?』하는 본시오 비라도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서슴치 않으시고 『네가 말하는 바와 같이 나는 왕이로다』(요왕 18-37) 선언하셨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가정의 왕이십니다. 세상 시초부터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가정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회의 밑바탕이 되는 이 가정에 왕으로서 군림하시기를 원하셨읍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먼저 혼배성사를 제정하셔서 그리스도교적 가정의 기초를 튼튼히 세우셨읍니다. 그리스도교 신자가 서로 합의해서 혼배성사를 받을 때는 그들 자신이 자신들을 거룩케하는 성총이 가득 들어있는 창고를 열어서 죽을 때까지 부부의 의무를 다하고 그들의 사명을 완수하기에 필요한 초자연적 힘을 그 창고로부터 끌어낼 수 있읍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무슨 일을 할 때나 항상 예수성심께 그 일을 봉헌하고 축복해 주시기를 간청하고 기구로 시작해서 기구로 끝마쳐야겠읍니다.
사람은 천주님으로부터 재산과 권리를 받아서 관리하는 임시 관리인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에게 부여된 법률이 천주님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이라면 국민의 양심을 속박할 아무런 힘도 없는 것입니다. 자기 나라 안에서 그리스도의 왕권을 수립하는 것은 우리 천주교 신자들의 의무입니다. 우리 한국에서는 많은 형제들이 아직도 그리스도 왕권을 부인하고 혹은 몰라서 그리스도 왕국의 시민이 되지 못하고 있느니만큼 우리 한국 신자들의 의무는 더욱 더 크다하겠읍니다.
다행히도 천주님께서는 우리 한국에 은혜를 풍성히 주셔서 뜻있는 사람들이 천주교회에 많이 관심을 갖고 그리스도왕국의 시민되기를 원하고 있느니만큼 우리는 더욱더 전교에 힘써야겠읍니다.
이리하여 우리는 우리 한국을 진리와 생명의 나라 성덕과 은총의 나라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로 수립해야겠읍니다.
그리스도로부터 이탈된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돌려 드리고 모든 가정 모든 국민이 죄의 상처를 받지 않고 그리스도의 왕권에 복종하고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일치단결해서 평화를 즐길 수 있게끔 노력하는 것이 또한 우리 천주교 신자들의 의무입니다.
오늘의 세계에는 허다한 불안이 쌓여 있읍니다. 경제계 정치계 종교계 도덕계에 마음 놓을 수 없는 위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읍니다.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인류의 화근이 큰 태풍과 같이 우리에게 닥쳐오고 있는 것은 사람 각자 각자가 자기의 사생활 가정생활 특히 사회생활에서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거룩한 계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배반한 세상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고 서로 갈리고 서로 물어 뜯는 것은 이상한 것이 업읍니다. 이렇듯이 어지러운 오늘의 세상을 구제할 대책이 있고 희망이 있겠읍니까? 있읍니다. 확실히 있읍니다. 이는 세상 모든 면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절대적 왕권을 인정하는데 있읍니다.
비오 11세께서는 그의 회칙에서 『만일 세상 사람들이 자기 사생활에 있어서나 사회생활에 있어서나 그리스도의 왕권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추측할 수 없을 정도의 축복과 올바른 자유와 덕과 평화와 일치와 형제애가 인간세계에 넘쳐 흐를 것은 불을 보는 것보다 더 확실하다』고 하셨읍니다.
신자 여러분! 우리는 다행히도 그리스도 왕국의 시민으로서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고 있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가장 귀한 것 즉 자기 자신을 사랑의 선물로 우리 임금님께 바쳐야 하겠읍니다. 내 자신의 안일이나 이익을 돌보지 말고 그리스도를 위한 일 그리스도 왕국을 위한 일이면 솔선해서 내가 먼저 해야겠읍니다.
우리의 기구 우리의 노동 우리의 희생 우리의 고통은 모두가 그리스도 왕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고 그리스도 왕국이 하루 속히 이 세상에 임하시기 위한 것이 되어야겠읍니다. 아멘.
蔣泰植 神父(대구주교좌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