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信徒(평신도) 눈에 비친 美國(미국) 겉 핥기錄(록) - 美國(미국) 가톨릭 안팎 (14) 다람쥐와 순경
강아지 한마리 구하려고 뉴욕 번화가 교통 「올스톱」
발행일1964-05-17 [제423호, 3면]
「뉴욕」 「맨하탄」 번화한 거리의 심장부는 중앙공원이 차지하고 있다.
이 광대한 840 「에이커」 공원 안에는 늙은 고목이 울창하고 야외무대가 있고 넓푸른 호수가 조용히 누워있다. 번화한 「뉴욕」거리의 중앙지이지만 심산유곡에 잠겨있듯이 착각하기 쉬운 엄청나게 큰 규모의 공원이다.
낮에 혼자서 이 공원 안의 길을 잘못 걸다가 악한의 습격을 받앗다는 신문의 사회면 기사가 눈에 띌 정도로 으슥한 곳인데도 잔디 위에는 젊은 낭만들이 여기저기 꽃처럼 펼쳐져 있다.
도시민의 안식처로는 여유있게 장만된 곳이다. 동물원도 있으나 모두 입장은 무료이다.
공군 군악대장이었던 현(玄)종건씨와 함께 카메라를 짊어지고 이 공원을 산책했다.
기계문명의 소란한 소음을 흡인(吸引)해버린 맑고 조용한 이 정경마저 카메라에 수록 못한 것이 아쉽기만 했다.
『정말 「뉴욕」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상상 못했어…』
국제 청년 교향지휘자 「콩쿨」대회에 참가했던 현형은 며칠간의 「콩쿨」 출연에서 얻은 피곤을 이 공원 「벤취」 위에서 풀고 있었다. 문득 목마른 사슴이 샘물 찾듯하는 도시민의 창백한 표정을 공원 안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1926년 피터 미누이트 총독이 이곳에 와서 토인 추장한테 구술과 단추같은 장식품 등 약 24「달라」에 해당하는 물건을 주고 사들였다는 이 「뉴욕」 「맨하탄」섬(가장 번화한 「뉴욕시)에 이 같은 공원이 숨어 있은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아니 그런데 저게 뭐지?』
『다람쥐 아냐』
우리 「벤취」 가까이로 슬금 슬금 기어오는 짐승이 다람쥐임을 확인했다.
어쩌면 저렇게 강아지 만큼이나 크네』
현형은 눈이 둥그레졌다.
『다람쥐의 체질도 미국적이어서 그런가부지』
『몸집이 크다고 힘마저 세나 원 사람을 무서워 할줄도 모르고- 저놈들이 필경 사람을 업신여기는 가봐. 우릴 어떻게 생각하고 저러는지? 하나 겁도 먹지 않고 발밑에까지 와서 같이 놀자 하니 참, 내.』
다름쥐들은 여기 저기 사람을 찾아다닌다. 사람을 경게하는 눈치 조차 없다. 구두 밑에 와 어슬렁대는 다람쥐를 구둣발질을 하면서 위협하는 사람조차 없는 탓이다. 돌을 던져 약한 동물을 괴롭히는 어린이도 눈에 안띈다.
다람쥐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사람과 친근 해져도 무방하다는 점을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어린이들은 돌을 던지는 대신 먹이를 내던져 준다. 50여개국의 인종이 모인 「뉴욕」이라지만 약한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 점에 있어서는 무두 선량한 인간들인가 보다. 우리도 과자봉지의 일부를 다람쥐군에게 희사했다.
손살처럼 달아나 나무위에 올라간다. 원조받은 가공 식량은 혼자독점해서 먹고는 다시 원조를 청하러 다닌다. 욕심장이지만 무척 부지런하다.
미국인들은 다람쥐군의 부지런 때문에 그들을 귀여워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약한자를 돕는 박애정신의 일부인지도 모르겠다.
「필라델피아」에 갔을 때 일이다. 교통신호는 파란 불이 켜졌는데 교통 순경이 사방에서 밀려 오는 차를 온통 「스톱」을 시켰다. 파란 신로로 질주하려던 차까지도 멈추게 했으니 한때 교통이 마비될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소년을 따라 네거리 길을 횡단하려던 강아지 한마리가 길 가운데서 신호가 바뀌어 건너가지도 못하고 서있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광경을 보고 재빨리 이 강아지를 위해 교통순경이 손을 쓴 것이다.
그들은 약한자를 돕는 것을 당연한 생활의 일부로 삼고 있는듯 했다.
사람에 놀라지 않는 다람쥐를 보고 우리가 먼저 놀랐듯이, 강아지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의 교통질서를 일시 정지 시킨데에 놀란 나를, 놀랍게 보는 미국인이 있을 것이었다.
존슨 대통령이 개의 귀를 잡아다니는 신문사진을 보고도 미국의 여론(애견가협외)에서 항의를 할 정도의 그런 나라이기도 하지만 역시 이같은 정신도 가톨릭정신의 일부가 생활 밑바닥에 깔려 있은 때문이 아닌가도 생각되었다.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니라』(세익스피어) 여자들을 보호하고, 「레이디 퍼스트」의 관습을 만들어 떠 받치는 것도 약한자들을 돕고 위하자는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