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典禮(전례)] 아멘
발행일1964-06-07 [제425호, 1면]
우리는 「아멘」을 가끔 염한다. 이 표현은 맹목적이요 무조건이요 수동적이요 굴욕적인 순종을 뜻하는 말인가? 성서에서 전례속에 그런 뜻이 없다. 되려 「아멘」은 명백하고 자유스러운 부착을 드러낸다. 우리는 아무것에나 「아멘」하지 아니한다. 우리는 진실한 것에 대해 「아멘」이란 말은 『그것은 진실하다, 확실하다, 확고하다』를 뜻한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의 지성(知性)으로 말해야 한다. 예컨대 미사때 주례자가 천주께 『전능하신 천주여 당신은 모든 사람이 구령되기를 원하시는지라 비오니… 은총을 우리에게 주시되…』하는 축문을 염할 때 우리는 「아멘」하고 대답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소서』란 청원에 「아멘」한다. 그러나 또한 『모든 사람이 구령되기를 원하신다』는 긍정에도 「아멘」한다. 『예 천주께서 만민을 구하시기를 원합니다. 그것은 진실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습니다.』하는 것과 같다. 『아멘』은 우리가 믿는 진리의 긍정이지 아무것에나 대답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천주께서 진실하시고 그의 말씀이 진실하다면 우리는 거기 신뢰할 수 있다. 천주께서 말씀하시고 원하시는 것이라면 우리도 그를 원하고, 거기 완전히 부착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이것은 우리의 순전한 인간적인 수준에서 천주의 계획의 수준에 우리를 들어올리는 자유스럽고 명백하고 성인(成人)다운 행동이다.
「아멘」은 이 부착을 드러낸다. 「아멘」 을 잘 번역하기 위해서는 『나는 믿는다』에 『나는 그것을 원한다』를 첨가해야 한다.
우리가 성호경을 『아멘』으로 끝마칠 때 우리는 동시에 『예 나는 성부 성자 성신이 천주이심을 믿습니다. 또 나는 성부의 아들로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 성신의 은총 속에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영세한 자 답게 살기를 원합니다.』한다.
이러한 우리의 지성과 의지의 부착은 완전히 진실하고 완전히 착하신 천주에게만 할 수 있다. 아멘 -끝- (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