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23)
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11-10 [제398호, 4면]
부엌수사님은 너무나 놀라서 밑으로 내려왔읍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곧 성당에 가서 밤새도록 한잠도 자지 않고 기구를 드렸읍니다.
또 회초리로 자기 몸을 때리면서 자기의 마음이 나쁘기 때문에 악마의 유감에 빠졌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혼자 몹시 걱정했읍니다.
그러면서도 더욱 용기를 내어 말체리노와 예수님 사이에 일어나는 이상한 일을 잘 조사했읍니다. 이 십자가는 굉장히 큰 것으로서 원장님과 여러 어른들의 원대로 이 수도원의 성당을 다시 고쳐 지을 때까지 잘 모셔둔 것입니다.
그래서 부엌수사님은 먼저 사제 한 분에게 자기가 본 그 계시와 같은 일을 고해하고 나서 문지기 수사에게 가서 자기가 본 일을 이야기 했읍니다.
그러자 이 부엌수사와 같은 나이 또래의 문지기 수사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서 『그럴까, 글세, 그런 이상한 일도 있을까 당신 잘못 본게 아니오』라고 말했으빈다.
부엌수사님은 『내가 잘못 보았다구요. 천만에, 여기서 이러구 저러구 할께 아니라 한 번 같이 가서 보면 될께 아니오』
『좋아요. 언제라도 같이 가봅시다. 틀림없이 당신이 잘못 본게지 당신이 마귀나 무어 그런것에 홀린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그 이튿날 아침은 폭풍이 불어왔읍니다.
말체리노는 다른 때 같으면 여러 사람들 속에 끼어 새파랗게 질려 떨고있었을텐데 그날따라 어디로 갔는지 볼 수가 없었읍니다.
그리고 부엌에는 빵과 생선이 또 한 사람 몫이 없어졌읍니다.
부엌수사님과 문지기수사님은 이것봐라! 하고 다락쪽으로 뛰어 올라갔읍니다. 비가 몹시 후려쳐서 위까지 갔을 땐 흠뻑 젖었읍니다.
둘이서 반쯤 열려 있는 다락방 문 앞에 왔지만 부엌수사님은 눈을 꽉 감고 열심히 기구만 드릴 뿐입니다.
문지기 수사님은 슬적 안을 들여다 보았읍니다.
그러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아무리해도 정말같지가 않아서 몇 번이고 눈을 감았다 다시 뜨기도 하고 손으로 문지르기도 하였읍니다. 그 광경은 부엌수사님이 말한대로 너무나 이상한 광경이었읍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이상한 기분이 되어 밑으로 내려왔읍니다.
문지기 수사 『정말 이상한 일도 다 있군. 이런 일을 본 적은 처음인걸. 이건 틀림 없이 잘못 본 건 아니야. 마귀의 수작임에 틀림없군요. 빨리 원장님께 알립시다.』 부엌 수사님 『아직 잠간 기다려 보시오. 문지기 수사님, 프란치스꼬 성인께서도 천주님과 이야기를 했고 그것을 본 어린아이가 나중에 훌륭한 수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당신도 알지 않소』 『그야 나도 알고 있지만…』 『바로 그거란 말이요. 나는 말체리노가 그 아이와 같은게 아닌가 생각하오. 그렇다면 우리들이 너무 서둘러 원장님께 이야기함으로써 야단법석이 나면 어린 것이 불쌍하지 않소. 원장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좀 더 잘 알아보고 해도 늦지 않을거요』 『참 당신말이 옳군요. 그러면 좀 더 기다려서 더 잘 알아보고 하기로 합시다.』